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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론’ 걷어낸 진옥동…롯데손보·인니 지주 출범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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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라 기자 | 정채현 기자

승인 : 2026. 10. 13.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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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와 자산 격차 26조→12조로 줄어
인니 계열사 협업 강화… 사업 확대
보험 건전성·해외 수익성 개선 과제
내실 경영에 무게를 뒀던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롯데손해보험 인수와 인도네시아 금융지주 출범을 앞세워 KB금융 추격에 나섰다. 2기 체제에 들어서도 KB금융과의 자산·순이익 격차가 이어지면서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보강하고 해외 사업을 키워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모습이다. 초임 당시 신중한 경영행보를 보여왔으나 2029년까지 임기를 연장하면서 진 회장으로서는 중장기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동시에 가시적인 경영 성과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롯데손보 인수로 KB금융과의 자산 격차는 절반가량 줄일 수 있다. 다만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개선하고 해외 계열사의 수익성을 끌어올려야 하는 만큼 외형 확대를 실적 개선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그룹은 이날 JKL파트너스가 보유한 롯데손해보험 지분 77.04%를 6933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금융당국 승인 등 필요한 절차를 거쳐 잔여 지분 22.96%도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인수가 마무리되면 신한금융은 기존 신한EZ손해보험에 더해 롯데손보까지 확보하며 손해보험 사업 기반을 넓히게 된다.

진옥동 회장은 2023년 취임 이후 라임펀드 사태로 떨어진 고객 신뢰를 회복하고 내부통제를 강화하는 등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했다. 하지만 2기 체제에 들어서면서 KB금융과의 자산·순이익 격차가 커지자 사업 규모를 키워 성과를 내는 데도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2029년까지 임기를 확보한 진 회장으로서는 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동시에 임기 안에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롯데손해보험 인수는 비은행 사업을 키워 KB금융과의 격차를 좁히려는 승부수로 풀이된다.

신한금융의 보험 포트폴리오 확대 사례로는 전임 회장인 조용병 회장이 추진한 오렌지라이프 인수가 꼽힌다. 신한금융은 2019년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한 뒤 2021년 신한생명과 합쳐 신한라이프를 출범시켰다. 신한라이프는 이후 업계 4위에 오르며 주요 비은행 계열사로 자리 잡았다. 롯데손보 인수가 성사되면 진 회장 체제에서도 보험 사업을 확대할 수 있다. 다만 오렌지라이프처럼 주요 계열사로 자리를 굳히려면 인수 이후 재무건전성을 개선하고 안정적으로 이익을 내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롯데손보는 장기보장성보험을 중심으로 영업 기반을 구축해 온 중형 손해보험사다. 신한금융은 롯데손보의 고객 기반과 보험 영업 역량을 활용해 기존 손해보험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그룹 내 금융 계열사와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 요인이다. 은행 부문에서는 방카슈랑스와 보험·은행 간 고객 연계 영업을 통해 고객 기반을 넓히고 교차판매 기회를 확대할 수 있다. 신한카드의 수익성 개선도 기대해볼 수 있다.다. 현재 롯데손보의 법인카드는 롯데카드를 통해 운영되고 있어 인수 이후 신한카드로 전환이 이뤄지면 그룹 내 법인카드 거래와 결제 실적을 확대할 여지가 있다. 다만 실제 전환 여부와 규모는 향후 계약 및 운영 방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롯데손보가 보유한 퇴직연금 자산도 잠재적인 시너지 요인으로 꼽힌다. 올해 1분기 기준 롯데손보의 퇴직연금 자산은 6조2115억원이다. 신한투자증권이 퇴직연금 관련 투자상품 공급이나 자산관리 서비스 확대에 이를 활용할 경우 계열사 간 사업 연계를 강화할 수 있다.

인수 효과는 자산 격차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KB금융의 그룹 총자산은 866조9000억원, 신한금융은 840조8943억원으로 양사 간 격차는 약 26조원이다. 롯데손보의 자산 13조8688억원을 단순 합산하면 신한금융의 총자산은 854조7631억원으로 늘어나 KB금융과의 격차는 약 12조1000억원으로 줄어든다. 자산 규모만 놓고 보면 KB금융과의 간격을 절반 가량 좁힐 수 있다.

다만 외형 확대가 곧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롯데손보는 재무건전성 관리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올해 6월 말 기준 롯데손보의 기본자본 기준 지급여력비율(K-ICS)은 잠정치로 -5.4%를 기록했다. 금융당국이 내년부터 기본자본 K-ICS 비율 50% 기준을 적용하고 2035년 말까지 경과조치를 운영할 계획인 만큼, 인수 이후 자본 확충과 재무건전성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금융당국의 적기시정조치도 부담이다. 지난해 11월 경영개선권고를 받은 데 이어 제출한 경영개선계획이 불승인되면서 올해 3월 경영개선요구로 조치 수준이 상향됐다. 인수 이후 재무건전성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신한EZ손해보험과의 통합 과정에서 비용 절감과 영업 확대를 이뤄내야 투자 비용 회수와 자본 효율성 개선도 가능하다.

그룹의 주요 성장축인 해외 사업에서도 인도네시아 금융지주 체제를 계기로 사업 확장에 나섰다. 신한금융은 전날 자카르타에서 신한인도네시아은행 금융지주 출범식을 열고 현지 지배구조 정비를 마쳤다. 인도네시아 금융당국의 금융복합기업 감독 강화에 대응하는 동시에, 계열사 간 공동 영업을 확대할 기반을 마련한 셈이다. 

같은 날 인도네시아 재계 4위 시나르마스 그룹과도 업무협약을 맺고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 신한인도네시아은행은 기업대출·외환 거래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인수합병(M&A), 신한인도파이낸스는 차량·중장비 할부금융 및 리스를 확대한다. 신한투자증권인도네시아는 기업 자금조달과 M&A 자문, 투자상품 공동 개발·판매 등을 추진한다.

인도네시아의 금융지주 출범으로 부진에 빠진 수익성을 극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신한인도네시아은행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112억원으로 전년 동기 151억원보다 25.8% 감소했다. 신한카드의 인도네시아 법인인 신한인도파이낸스도 상반기 순이익이 26억2300만원으로 전년 동기 28억5900만원보다 8.3% 줄었다. 신한투자증권인도네시아는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금융지주 출범과 현지 기업 제휴가 제도 정비에 그치지 않고 계열사 실적 개선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결국 신한금융의 KB금융 추격은 외형보다 수익성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 KB금융의 순이익은 3조8846억원으로 신한금융의 3조4427억원보다 4419억원 많았다. 롯데손보도 상반기 15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해 인수 이후 실적 개선이 과제로 남는다. 자산 규모에서는 롯데손보 인수로 격차를 좁힐 수 있지만, 보험사의 재무건전성 개선과 해외 계열사의 실적 회복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수익성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어렵다.

특히 롯데손보를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안착시키고 인도네시아 사업을 성장 궤도에 올리는 것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롯데손보는 오랜 기간 축적해 온 보험 사업 경험과 고객 기반, 영업 역량을 갖춘 회사"라며 "그룹의 자본·리스크 관리와 고객·디지털 역량에 더해 보험 사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 그룹의 지속 성장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이보라 기자
정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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