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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HBM 생산 확대에 더 무거워질 전자제품 가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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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규 기자

승인 : 2026. 10. 01.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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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규
"내년 HBM이 D램 업계 전체 웨이퍼 생산능력의 30% 가까이를 차지할 것이다."

김태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이 최근 내놓은 전망이다. 현재 약 20%인 고대역폭메모리(HBM) 비중이 불과 1년 만에 10%포인트 높아질 것이란 얘기다. 김 부사장은 HBM 생산 확대가 일반 D램 공급을 제한할 수 있다고도 했다.

비교적 수익성이 높은 HBM 특성상 메모리 업체 입장에서 분명 반가운 일이다. HBM은 이미 인공지능(AI) 호황에 힘입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을 이끄는 핵심 제품으로 자리 잡은 상태다. 글로벌 빅테크의 데이터센터 투자가 이어지고 있어 성장 여력도 크다.

그러나 HBM에 더 많은 생산능력이 투입될수록 PC, 스마트폰 등에 쓰이는 일반 D램을 만들 여력은 상대적으로 줄어든다. 오를 대로 오른 전자제품 가격이 더 크게 오를 수 있다는 의미다.

지금도 소비자들의 부담은 숫자상으로 드러난다. 국가데이터처가 집계한 지난 8월 소비자물가를 보면 컴퓨터 가격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3.7%, 태블릿PC 등을 포함한 휴대용 멀티미디어기기는 22.5% 올랐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1%였다는 점에 미뤄봤을 때 전자제품 가격 상승 폭이 전체 물가를 크게 웃도는 상황이다.

가격뿐만이 아니다. 완제품 업체들은 그동안 비싼 메모리 가격 탓에 마진을 줄이거나 상대적으로 싸게 확보한 재고를 사용하면서 원가 상승분을 최소화해 왔다고 한다. 일례로 PC업계의 경우 과거 16기가바이트(GB) 이상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던 기본 메모리 용량을 다시 8GB 수준으로 맞추며 소프트웨어 최적화를 강화하려는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다.

결국 소비자들은 같은 제품을 더 비싸게 사거나 같은 가격에 이전보다 낮은 사양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선택에 놓였다. 전자제품 교체 시기를 늦추는 소비자가 늘어날 수 있는데, PC와 스마트폰 수요를 누르는 요인으로 돌아오면서 악순환이다. 어찌 됐든 소비자의 부담은 커진다.

더 큰 문제는 당분간 상황이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4분기 일반 D램 계약가격이 직전 분기보다 10~15% 더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메모리 업체들이 수요가 높은 HBM 등에 생산능력을 우선 배정하기 때문이다.

HBM 확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놓칠 수 없는 부분이다. AI 시대에 확보한 경쟁력을 더 키워야 하는 것 역시 자명하다. 다만 김 부사장이 밝혔듯 내년엔 전 세계 D램 생산능력 10개 가운데 3개 가까이가 HBM에 배정되면서 모두가 짊어져야 할 무게가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메모리 반도체 호황은 우리 경제에 분명 반가운 일이지만, 가격 상승이 소비자들에게 부담이 되는 상황을 완화할 수 있는 해법도 고민해야 할 때다.
최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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