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둔산 도립공원·덕유산 국립공원 자락까지 포함
"일자리는 수도권에, 송전탑은 지역에...말이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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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군을 제외한 충남도내 14개 시군민과 대전지역 5개 자치구민들 역시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생활터전이 345㎸ 송전선로 경과대역에 들어갔다는 것에 분노하고 있다.
한전 측은 각 지역 주민을 대표하는 입지선정 위원들을 정해 일을 진행했다고 주장하지만, 대다수의 주민은 이들 위원이 한전의 사업 강행을 보조하는 역할만 담당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더불어 송전선로가 지나거나 철탑이 세워지는 경과대역 폭에 대해 적용한 값을 공개하라는 요구를 묵살하고 있는 한전 측의 태도는 주민들의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호남지역의 남는 전기를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로 끌어 가기 위해 1100㎞ 초고압 선로가 필요하다는 말은 이미 설득력을 잃었다. 지난 6월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가 공식화되고 8월 전력공급 협약이 체결되면서 호남지역내 남는 전기가 없기 때문이다. 충청도와 호남 주민들이 345kV 초고압 송전선로 설치를 반대하는 것을 두고 '우리 마을만 피하라'는 님비로만 볼 수 없는 것이다. 도립공원과 국립공원 일대의 생태계와 경관을 훼손하면서 강행하는 한전의 고집을 정부도 방관하고 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실제로 신정읍~신계룡 3구간에서는 대둔산 도립공원 구역 주변 마을을 지나는 안이 검토됐고, 이 선로가 향하는 동부산악권에는 마이산 도립공원·장안산 군립공원·덕유산 국립공원이 함께 놓여 있다. 같은 전기를 나르는 설비인데, 용인과 수도권에서는 땅에 묻고 농촌에서는 논밭과 산 위에 세운다.
이같은 상황에서 정부는 지난달 5일 '지산지소형 전력시스템 전환'과 '신설 철탑 최대 40% 감축'을 공식화했지만, 그 원칙이 세워지기 전에 이미 그려진 노선들은 지금도 그대로 확정되고 있다. 주민 동의 없이 추진되고 있는 노선들 즉, 환경훼손 및 주거환경 피해유발, 예산낭비 등을 초래하는 경과대역 폭에 대해 재논의가 시급하다는 주장이 묵살되고 있는 상황이다.
금산군 자문위원이자 데이터 분석 전문가인 김영광 박사는 "문제가 된 선로들은 지역이 쓸 전기를 나르지 않는다. 2025년 1~7월 전력자급률은 전남 208.2%, 충남 180.5%인 반면 서울은 7.5%, 대전은 3.3%였다"며 "남는 곳에서 모자란 곳으로 보내는 장거리 송전이 이 사업의 목적이다. 호남의 남는 전기를 수도권으로 보낸다는 전제 자체가 사라진 것이다. 전제가 바뀌었는데 왜 노선은 옛 계획대로 확정되는가 의문"이라고 말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도 지난 8월 5일 '전력망 건설 주민수용성 제고 방안'에서 "비수도권 발전·수도권 소비 중심의 장거리 송전 체계"에서 벗어나 지산지소형 전력시스템으로 전환하고, 계획된 2169㎞·철탑 4723기를 최대 1200㎞·2509기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지난 6월 삼성·SK의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발표에 이어, 8월 12일 협약으로 2029년 3GW·이후 6GW 이상을 호남 현지에서 공급하기로 했다. 기존 계획안의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진 이유다.
무분별한 송전선로의 설치는 가뜩이나 인구감소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는 지역을 고사시키는 정책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귀농귀촌을 결심한 도시인구의 유입을 막는 것뿐 아니라, 남아 있던 청년들마저 타지역으로 떠나게 할 수 있다는 우려감이 팽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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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미래연구원이 지난 7월 30일 발표한 '청년의 지리적·사회적 이동'에 따르면 비수도권 대학을 졸업한 청년의 20.5%가 현재 수도권에 산다. 반대로 수도권 대학을 나와 비수도권으로 옮긴 비율은 1.1%에 그쳤다. 비수도권 고교를 나와 수도권으로 이동한 청년의 취업률은 97.5%, 대기업 재직 비율은 26.0%였다. 이는 무분별한 송전선로 설치가 청년들의 수도권 편중 문제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주장과 맞닿아 있다.
김영광 박사는 "일자리를 수도권에 몰아준 결과, 지역의 대학생에게는 고향에 남을 선택지가 없다. 그렇게 청년이 떠난 자리에 다시 수도권으로 가는 송전탑을 세우라는 것이 지금 지역에 요구되는 '균형발전'"이라며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과 제12차 장기 송·변전설비계획이 확정되고 입지선정 고시가 개정될 때까지, 옛 계획·옛 내규에 따른 노선 확정을 멈춰야 한다. 호남 반도체 6GW 수요를 반영해 각 선로의 필요성을 다시 계산하고 그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