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여성’ 표현 빼고 블랙박스 분석 수정…강간 목적 정황 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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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장윤기 사건 관련 진상규명 특별수사단'이 21일 발표한 최종수사결과에 따르면 전 광산서장 A씨는 전 형사과장 B씨에게 장윤기가 외국인 여성을 상대로 저지른 강간·스토킹 사건과 이틀 뒤 발생한 여고생 살인사건을 연관 짓지 말고 일반살인죄를 적용하라는 취지로 지시했다. B씨는 다시 전 강력팀장 C씨에게 서장의 의중에 맞는 조치를 지시했고, C씨는 강력팀원들에게 스토킹이나 강간 목적 관련 정황이 드러나지 않도록 수사서류를 수정·제외하거나 피의자 조사범위를 제한하도록 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건 발생 다음 날인 5월 6일 수사보고서에서 '외국인 여성' 관련 표현을 수정·제외하도록 한 것을 시작으로, 8일과 12일 두 차례 피의자 조사에서는 성적 목적과 관련한 조사범위를 제한했다. 12일에는 블랙박스 영상분석 수사보고서 내용을 수정하도록 했고, 13일에는 범죄분석보고서 관련 수사보고서에서 성적 목적에 관한 내용을 빼도록 했다. 광산서는 이튿날 장윤기를 일반살인죄로 송치했다.
장윤기 사건 발생 당시엔 '남양주 스토킹 살인사건'의 미흡한 대처로 경찰의 관계성 범죄 부실 대응이 사회적인 비난 이슈가 됐다. 경찰은 해당 경찰서장 등을 대기발령 및 징계 회부하는 등 스토킹 사건 미흡조치에 대해 엄중히 책임을 묻고, 관계성 범죄 전수 점검·경찰청 1호 일반경보를 발령하는 등 관계성범죄에 엄정 대응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광산서는 지난 5월 3일 장윤기의 다른 피해자에 대한 스토킹 112 신고를 현장 종결한 뒤 피해자의 상황을 다시 확인하는 '사후콜백'과 전날 접수된 사건의 피해자 보호조치 등을 점검하는 '전수합동조사'를 절차대로 즉시 이행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이틀 뒤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특히 전 광산서장 A씨는 이후 장윤기가 스토킹 신고 이전 해당 피해여성을 상대로 성범죄까지 저질렀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특수단은 A씨가 거듭된 부실대응으로 살인사건이 발생했다는 사회적 비난과 징계 등 불이익을 우려해 살인사건과 기존 강간·스토킹 사건 사이의 관련성을 차단하려 한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국수본 등 상급기관 차원의 사건 축소·은폐 의혹은 확인되지 않았다. 국수본은 강간·스토킹 사건을 여성청소년과에서, 살인사건을 형사과에서 각각 수사하도록 지시했지만, 특수단은 이를 사건을 축소하기 위한 조치가 아니라 죄종별 전문성과 피해자 보호 등을 고려한 분담수사로 판단했다. 국수본과 광주청이 살인사건의 성적 목적 여부를 확인하도록 지속적으로 수사지휘한 사실도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장윤기 부친과 경찰 간 유착 의혹 역시 사건 발생 후 송치까지 강력팀장 C씨와 통화 9회·문자 16회, 팀원 D씨와 통화 14회·문자 7회를 주고받은 사실은 확인됐지만, 국수본 또는 광주청 관계자와 접촉해 사건 축소에 영향력을 행사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이번 수사에서 확인된 스토킹 신고 대응 미흡 사항을 감찰 부서에 통보하는 한편 사건 분석회의 개최 의무화와 부당한 지시·의견대립 해소를 위한 소통창구 활성화, 현장감식 체계 개선 등의 제도 개선을 추진할 방침이다.
오동욱 특별수사단장은 "장윤기 사건으로 희생된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에게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향후 원활한 공소 유지를 위해 관계기관과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장윤기의 여고생 살해사건 1심 선고는 오는 30일 내려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