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꺼낸 노동과 관계의 질문
23일 극장 개봉 후 11월 6일 넷플릭스에서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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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은사자상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가능한 사랑'으로 국내 취재진 앞에 처음 선 이창동 감독은 21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설경구·조인성·조여정이 함께 자리했고 전도연은 뉴욕 연극 상연 일정으로 화상 참석했다.
이 감독은 베니스 수상에 대해 "기쁘고 영광스럽다"면서도 "상은 결과물"이라고 했다. 그는 "관객들이 영화를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훨씬 중요했다"며 "쉽거나 자극적인 영화가 아닌데도 영화가 던지는 질문과 이야기하려는 바에 반응해줘 다행이고 기뻤다"고 말했다.
'가능한 사랑'은 해고 노동자 호석(설경구)과 아내 미옥(전도연), 다큐멘터리 감독 예지(조여정)와 남편 상우(조인성)가 촬영을 계기로 만나 서로 다른 삶과 숨은 욕망을 마주하는 이야기다. 두 부부가 함께 여름휴가를 떠나면서 감춰진 결핍과 욕망이 드러난다. 다큐멘터리 화면과 극영화의 시선을 교차시키고 핸드헬드 촬영으로 인물 사이의 불안과 거리감을 따라간다. 작품은 2009년 발생한 대기업 대규모 정리해고와 노동자 파업·진압 사태에서 영감을 받았다.
이 감독은 "해고 노동자의 이야기 같기도 하고 계급 간 갈등, 영화를 만드는 사람의 윤리와 태도, 사람과 사람 사이 관계의 이야기이기도 하다"며 "우리가 사는 세계의 복잡한 모습을 두 부부를 통해 함께 느끼고 생각하고 질문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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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삶을 카메라에 담는 창작자의 윤리도 작품을 관통한다. 이 감독은 10여 년 전 대량 해고와 파업 강제 진압 사건을 접하고 영화를 준비했지만 "내가 그들의 이야기를 정직하게 할 자격이 있는지 확신이 없었다"며 한 차례 작업을 접었다고 밝혔다.
시간이 흐른 뒤 다큐멘터리 감독 예지라는 인물이 더해진 뒤에야 다시 이야기를 꺼낼 수 있었다. 이 감독은 "타인의 삶을 그리는 창작자는 '내가 그들의 이야기를 얼마나 그들로서 할 수 있을까'를 질문할 수밖에 없다"며 "그들의 삶을 소비하거나 영화의 재료로 사용하지 않고 이야기할 수 있느냐는 평생 해온 질문이고 지금도 답을 쉽게 찾지 못했다"고 했다.
배우들과의 현장은 과거보다 한층 편안해졌다. 전도연은 '밀양' 이후, 설경구는 '박하사탕' '오아시스'에 이어 이 감독과 다시 만났고 조인성과 조여정은 처음 호흡을 맞췄다. 이 감독은 "예전에는 뭔가 해내야 한다는 데 쫓겼지만 이번에는 마음을 많이 놓았다"며 "네 배우가 서로 좋은 기운을 주고 팀워크를 만들어 사실 제가 할 일이 거의 없었다"고 웃었다.
'가능한 사랑'은 베니스를 비롯해 토론토·뉴욕·산세바스티안·취리히·밴쿠버국제영화제와 BFI 런던영화제 등에 공식 초청됐다. 제99회 아카데미영화상 국제장편영화 부문 한국 대표 출품작으로도 선정됐다. 오는 23일 극장에서 개봉한 뒤 11월 6일부터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