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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생산적 금융 목표 조기 달성… 대출 넘어 투자 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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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욱 기자

승인 : 2026. 09. 20.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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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8개월 만에 年 목표 116% 돌파
공급 실적 중 대출 비중 여전히 높아
공동펀드·성장기업 발굴 등 경쟁 가속

주요 금융그룹이 올해 생산적 금융 연간 공급 목표를 초과 달성할 전망이다. 우리금융을 비롯해 일부 금융그룹이 올해 들어 8개월 만에 이미 연간 목표를 넘어섰고, 다른 금융그룹들도 목표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생산적 금융 실적을 핵심성과지표(KPI)에 반영하고 우량기업에 선제적으로 대출을 공급하는 등 기업금융 경쟁에 적극 뛰어든 결과다. 다만 현재까지 공급액 대부분이 대출에 집중돼 투자 부문의 성과는 상대적으로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각 금융그룹들은 계열사 공동펀드 조성과 국민성장펀드 연계, 성장기업 발굴 등을 통해 생산적 금융의 무게중심을 대출에서 투자로 넓히는 모습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올해 1~8월 생산적 금융으로 총 25조3000억원을 공급했다. 이는 올해 우리금융이 수립한 연간 공급 목표액(21조8000억원)의 116.3%에 달하는 규모다. 전체 공급액에서 투자는 1조5000억원, 융자는 23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우리금융은 이미 7월에 22조9000억원을 공급하며 연간 목표를 뛰어넘었지만, 8월에도 2조4000억원 자금을 추가로 공급했다.

다른 금융그룹들도 올해 공급 목표를 속속 조기 달성하고 있다. A금융지주는 8월 말 기준 연간 목표액의 97.9%를 공급해 사실상 이달 중 100% 돌파가 유력한 상황이다. B금융지주는 이미 목표의 134.2%를 공급하며 연간 계획을 크게 넘어섰다. 올해 5대 금융그룹이 제시한 생산적 금융 공급 목표는 약 89조원 수준이지만, 3분기가 끝나기도 전에 이들 금융그룹이 연간 목표를 이미 달성했거나 달성을 눈앞에 두면서 올해 실제 공급액은 당초 계획을 크게 웃돌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목표액에 맞춰 자금을 공급하기보다는 적어도 이 정도는 공급하자는 보수적인 관점에서 목표액을 설정한 것"이라며 "기업금융 확대는 곧 그룹 실적으로도 이어지는 만큼 기업 수요가 있는 한 공급을 계속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금융그룹이 자금 공급을 서두른 데에는 기업고객을 선점하려는 목적이 크다. 생산적 금융을 단순한 정부 정책 대응에 그치지 않고 그룹의 기업금융 영업과 직접 연계하면서 대출과 거래 기반을 함께 확대할 유인이 커졌기 때문이다. 각 금융그룹의 핵심 자회사인 은행들도 올해 성과지표에 생산적 금융 관련 배점을 추가하며 영업 확대에 힘을 실었다. 실제 신한금융의 경우 올해 7월 말 기준 기업대출 증가분 5조9000억원 가운데 4조7000억원이 생산적 금융 관련 대출이었다.

다만 현재까지 공급 실적의 대부분은 대출이 차지하고 있다. 우리금융의 경우 8월 누적 공급액 가운데 융자 비중이 약 94%에 달했고, 또 다른 금융지주 역시 전체 생산적 금융 공급액에서 은행 자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87% 수준이었다. 담보력은 부족하지만 성장성이 높은 혁신기업에 자본을 공급하겠다는 생산적 금융의 본래 목적을 감안하면 대출 중심의 공급 구조가 이어질 경우 정책 취지가 퇴색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금융지주들은 각자의 강점 분야를 중심으로 투자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KB금융은 AI·반도체·이차전지 등 첨단전략산업에서 유니콘 기업(거대 신생기업) 육성을 지원하기 위해 1500억원 규모의 'KB국민성장 유니콘 스케일업 펀드'를 결성하기로 했다. NH농협금융도 1조원 규모의 'NH 대한민국 상생성장펀드'를 조성해 지역·중소기업 지원과 모험자본 공급 확대에 나선다.

투자 자금을 공급할 기업 발굴 경쟁도 본격화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지역에 개설한 SOL클러스터를 활용해 전략산업을 중심으로 기업 접점을 넓히고 있다. 발굴한 기업에는 대출뿐 아니라 투자금융과 자본시장 솔루션, 정책금융까지 연계해 지원하는 구조다. 우리금융도 지난달 국민성장펀드 기금운용심의회 승인을 받은 'CJ 4D 플렉스 프로젝트 펀드'에 650억원을 투입한다. 금융위 성장기업 발굴협의체를 거쳐 민간 금융회사가 발굴한 투자 건이 국민성장펀드와 연결된 첫 사례다.

금융당국도 생산적 금융 공급 규모 확대와 함께 금융회사 내부의 기업 발굴·심사 역량을 강화하는 데 정책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금융위는 국민성장펀드 참여 금융회사에 대한 투·융자 면책제도를 지난 3월 시행한 데 이어, 기업의 기술력과 성장성을 중심으로 자금을 공급하는 구조가 안착할 수 있도록 생산적 금융 전반에 적용할 면책방안도 추가로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분투자나 펀드 투자는 투자처 발굴뿐 아니라 실사와 심의 등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해 집행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린 측면이 있다"며 "올해 하반기부터 금융그룹들의 투자 계획이 구체화되고 있는 만큼 내년에는 투자 비중이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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