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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실전같은 훈련, 육군 KCTC 체험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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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인제 이한솔 기자

승인 : 2026. 09. 18.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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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41.6배 규모 훈련장, 실탄훈련 대비 약 20배 예산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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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강원 인제 육군 과학화전투훈련단(KCTC)에서 본지 기자가 상대팀을 향해 격발하기 위해 노려보는 모습. /이한솔 기자
"작전 개시, 작전 개시"

호루라기 소리와 함께 작전 시작 신호가 울리자 장병들은 정신없이 흩어져 각종 구조물에 엄폐했다. 전쟁 모의게임 정도로 생각해 맘 편히 있던 기자도 귀를 찢을 듯한 폭음에 놀라, 누가 시키지 않았음에도 바닥에 몸을 낮춰 엎드렸다.

기자는 17일 강원도 인제군 육군과학화전투훈련단(KCTC)을 찾아 마일즈(다중통합레이저교전체계) 장비를 활용한 소부대 전투훈련을 직접 체험해봤다.

전문 대항군 연대 장병들과 국방부 기자단을 섞어 2개 팀으로 나눠 공격과 방어 임무를 교대로 수행했다. 공격팀은 특정 거점에서 시작해 방어 측 인원을 전멸시키거나 깃발을 쟁취하면 승리하는 방식이다. 방어팀은 깃발 쟁취를 막으면서 공격 측 인원을 사살하는 임무다.

공중 폭음탄이 터지자 방어팀은 깃발이 위치한 건물 위주로 인원을 배치했고, 공격팀은 산개해 여러 루트로 접근을 시도했다. 전술적 차원에서 공격 대비 방어가 유리했다. 건물의 고층을 선점하고 사격 각을 넓히면서 공격팀의 진입을 곤란하게 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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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강원 인제 육군 과학화전투훈련단(KCTC)에서 본지 기자가 거점방어를 위해 사격하는 모습. /이한솔 기자
지급된 탄약은 공포탄일 뿐이며 단순한 워게임이었지만 실전과 가깝게 구현해낸 디테일 때문일까. 생각과 달리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다리가 후들거렸고 지휘관의 명령 하달도 기억나지 않았으며 머릿 속이 새하얘져 사고가 되지 않았다. 무거운 장비 탓에 숨도 쉽게 차올랐다.

FPS 게임을 하듯 쉽게 생각했던 체험은 쉽지 않았고, 지친 몸을 은·엄폐 없이 노출한 탓에 결국 피격돼 가슴에 장착한 장비에서 '사망' 알림이 요란하게 울려 퍼졌다. 전문적인 실전 훈련이 안된 군필 기자의 처참한 마지막 모습이었다.

◇여의도 41.6배 규모 훈련장, 실탄훈련 대비 약 20배 예산절감

KCTC는 2002년에 창설돼 2005년에 대대급으로 발전해 2018년부터 여단급으로 구색을 갖췄다. 여단급 훈련은 실전적 교전 훈련체계와 입체적 실시간 감시통제분석체계를 마련했다.

훈련장은 120.7m²로 여의도의 41.6배 규모다. 전술도로는 160km로 펼쳐져 있으며 96km 길이의 광케이블이 설치돼있다. 기지국과 통신중개소 등은 광케이블로 연결해 데이터 유실을 방지하고 있다. 훈련장은 평균 400고지부터 가장 높은 가마봉은 1200고지까지 구성돼 있다. 통신시설 기지국은 7개소, 지역통신소는 6개소다.

훈련장비는 49종 8만5000여점을 보유하고 있다. 5000명이 동시에 훈련이 가능한 수준이며 1회 훈련당 2억3000만 건의 전투데이터가 형성된다. 훈련통제 조직은 440여 명이며 감시 및 분석은 CCTV 132개, 8000객체의 관찰통제 분석관을 운용하고 있다.

KCTC 훈련은 실탄사용 대비 예산절감 효과도 있다. 1회 전투훈련을 한다는 가정하에 실탄을 사용한 실시동훈련은 약 244억원이 소요되는 반면, KCTC 훈련의 경우 14억원이 소요된다.

현대전 양상을 반영해 자폭드론 장비는 내년부터 훈련에 적용하는 것을 준비하고 있다. 정찰감시 드론은 현재 운용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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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제4회 K-국제 과학화전투경연대회(K-ICTC)에 참가한 외국 부대 장병들이 훈련하는 모습. /육군
◇K-ICTC 최우수팀은 '우즈벡'

국방부 기자단이 체험을 위해 방문한 날, 제4회 K-국제 과학화전투경연대회(K-ICTC)가 진행 중이었다. 육군은 14일부터 18일까지 K-ICTC를 개최했다. 대회엔 7개국 12개팀 360여명의 장병이 참가했다.

14일엔 도시·산악지역 훈련장에서 국가대항 리그전으로 진행됐다. 제한된 시간 안에 목표를 확보하거나 상대 팀을 제압하는 쌍방자율교전을 실시했다. 17일까지 진행된 국가대항전엔 총 40여 회의 교전이 이뤄졌다. 교전의 모든 과정은 데이터로 기록됐다. 장병과 장비의 위치, 사격·피격 여부 등 정보가 축적됐다.

육군은 올해 대회 전문성과 평가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교전데이터를 활용한 시상제도를 도입했다. 평가 결과, 우즈베키스탄 팀이 최우수팀으로 선정됐다.

기자단은 K-ICTC 중대급 다국적 연합팀의 쌍방 자율기동훈련도 참관했다. 훈련은 40분 내 상대팀 시작 지점 인근에 위치한 목표를 점령하거나 전원 전멸하면 승리하는 방식이었다. A팀은 육군 7·9·37사단, 미국·우즈베키스탄·아제르바이잔 등으로 구성된 180명, B팀은 육군 3·21사단, 제2작전사령부 1신속기동대대, 호주·폴란드·캄보디아 등으로 구성된 180명으로 편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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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CTC 중대급 다국적 연합팀 쌍방 자율기동훈련 상황묘사 이미지를 AI로 재구성한 그래픽. /Google Gemini
A팀은 전체 지형의 상·중·하부로 나뉘어 강을 도하해 전진하고 소수 인원만을 목표지점 방어를 위해 남겨두는 전략을 세웠다. B팀은 하천 일대 건물을 선점한 이후 후방 병력으로 침투시키는 전략을 세웠다. 주요 격전지는 다리 인근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실제 훈련이 시작되자 A팀은 지형의 하부로, B팀은 상부로 진형을 밀고 가는 양상이 됐다. 강을 사이에 둔 다리 인근에 다수의 병력이 모였지만 서로 대치만 하는 상황이 펼쳐졌다. 결국 양측 모두 방어해야 할 건물에 전력이 소실돼갔지만, 중앙 다수 병력이 지원하지 못하고 중앙에서 대치하다 결국 B팀이 목표지점 점령에 성공했다. 곧바로 A팀도 점령 성공을 알렸으나 간발의 차로 B팀이 승리했다.

방어해야 할 건물에 아군병력이 소실되고 있음에도 중앙병력이 지원되지 못한 원인은 '소통부재'인 것으로 보인다. 다국적 연합으로 구성된 팀인 만큼 상황 전달과 의사소통에서 오류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빠른 상황 보고와 판단, 지휘 체계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장병들은 이번 훈련을 통해 서로 다른 언어와 전투교리, 전술적 배경을 가진 팀들이 공동의 임무를 수행하면서 지휘·통제·의사소통·전술적 운용 등 장단점을 공유하며 전력을 강화해나갈 방침이다.

강부봉 KCTC 단장은 "이번 대회는 각국 장병들이 동일한 환경에서 서로의 전투기량과 전술을 직접 확인하고 다국적 연합훈련을 통해 상호운용성을 높였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KCTC의 과학화훈련 역량을 바탕으로 우방국과의 교육훈련 및 군사교류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강원인제 이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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