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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전국(장애인)체육대회 럭비 경기가 열린 제주시 구좌읍 구좌체육관. 휠체어의 거친 마찰음과 선수들의 가쁜 숨소리가 코트를 메우는 사이, 경기장 한편에서 선수들의 동선을 챙기고 관람석을 정돈하는 자원봉사자 마경순(66)·고애정(68) 씨의 손길이 분주하다.
마 씨는 이번 대회에 투입된 '지꺼지게' 자원봉사단의 베테랑 활동가다. '지꺼지게'는 참가자와 봉사자 모두 기쁘고 즐거운 축제를 만들자는 취지로 붙여진 제주 방언이다.
학교 조리사로 정년퇴직한 뒤 독거노인 도시락 배달(해변봉사단) 등 10년 넘게 지역사회 봉사를 이어온 이들에게 이번 체전은 또 다른 도전이다. 제주도 자원봉사센터를 통해 휠체어 보조법 등 장애인 체전 특화 사전 교육을 이수하고 경기장에 배치된 지 4일째를 맞았다.
두 봉사자들에게 배정된 종목은 비인기 종목으로 꼽히는 휠체어 럭비다. 상대적으로 대중의 관심과 관람객의 발길이 뜸한 곳이지만, 봉사자들은 누구보다 앞장서서 선수들에게 힘찬 박수를 보내고 있다.
고애정 씨는 "럭비가 인기 종목은 아니다 보니 찾는 관람객이 많지 않아 아쉬울 때가 있다"면서도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경기장 안에서 더 열심히 응원하고 힘을 실어드리는 것이 진짜 봉사라고 느낀다. 휠체어를 타고 몸을 부딪치며 뛰는 선수들을 볼 때마다 오히려 큰 감동과 보람을 얻는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만난 자원봉사자들의 헌신 이면에는 열악한 처우와 지원 제도의 한계도 공존한다.
마경순 씨는 대회 기간 제주시 자택에서 아침 8시에 출발해 오후 6시까지 하루 8시간가량 현장을 지켰다. 60대 후반의 나이에 종일 서서 안내와 보조를 도맡는 일정이 체력적으로 부치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엷은 미소를 지었다.
현재 지자체 자원봉사자들에게 지급되는 실비는 식비와 교통비 명목의 2만 7000 원 안팎(8시간 기준)에 불과하다. 타 지역 행사나 단기 아르바이트 일당(7~8만 원 선)과 비교하면 순수 봉사에 가까운 수준이다. 누적 봉사 시간에 따라 공영주차장 감면이나 간병비 지원 등 사후 인센티브가 일부 연계돼 있지만, 현장을 지탱하는 실질적 동력은 제도적 보상보다 참여자 개인의 '사명감'에 기대고 있는 실정이다.
고애정 씨는 "돈을 바라고 하는 일이라면 애초에 시작하지도 못했을 것"이라며 "대회가 끝나는 날까지 선수들이 불편함 없이 경기를 치르고, 제주를 찾은 이들이 좋은 기억을 안고 돌아갈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