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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가을 바다의 진정한 즐거움, 안전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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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9. 14.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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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언호 창원해양경찰서장
창원해야경찰서장
김언호 창원해양경찰서장
유난히 뜨거웠던 여름의 열기가 물러가고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면 바다는 다시 활기를 띤다.

푸른 물결 아래로 감성돔, 주꾸미, 갈치 등 다양한 어종이 풍성하게 차오르는 가을은 전국 각지의 낚시객들이 설레는 마음으로 항포구를 찾는 계절이다.

탁 트인 바다에서 느끼는 손맛과 계절의 정취는 일상의 피로를 잊게 만드는 가을 바다만의 특별한 매력이다.

실제로 창원해양경찰서 관내 최근 3년간 계절별 낚시어선 이용객을 보면 가을철 이용객은 143,887명으로 여름(112,029명)을 훌쩍 넘어서며, 봄(49,548명)에 비하면 약 3배에 달한다.

겨울(69,695명)과 비교해도 압도적으로 많아 명실상부한 최대 성수기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러나 바다를 찾는 발길이 늘어나는 만큼, 보이지 않는 위험에 대한 경각심 역시 그 어느 때보다 높아야 한다.

최근 3년간 관할 해역 낚시어선 사고를 살펴보면 2023년 총 11건 중 가을철(10~11월)에만 6건이 집중되었고, 대부분 선박 간 충돌이었다.

이후 2024년 총 5건, 2025년 총 3건으로 전체 사고는 감소 추세나, 가을철 낚시어선 이용객이 폭발적으로 늘어난다는 점을 고려하면 결코 방심할 수 없다.

단 한 번의 사고로도 다수의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다중이용선박의 특성상 '통계적 감소'에 안주할 수는 없는 까닭이다.

특히 가을철 낚시어선은 좋은 포인트를 선점하기 위해 짙은 어둠이 깔린 이른 새벽 출항이나 야간운항을 무리하게 이어가는 경우가 많고, 원거리 출조도 잦아진다.

여기에 일출 · 일몰 전후의 제한된 시야, 좁은 수역의 밀집 통항, 너울성 파도나 국지성 돌풍 같은 기상 변수가 맞물리면 작은 방심 하나도 순식간에 대형 충돌이나 좌초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바다에서의 안전은 결코 거창한 장비나 특별한 요령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기본을 철저히 지키는 작은 실천이 가장 강력한 방파제다.

선장을 비롯한 낚시어선 종사자는 출항 전 기상 정보를 면밀히 살피고, 기관 · 레이더 · 통신장비 등 선박 상태를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

아울러 승객의 신분 확인과 안전 수칙 및 위급 상황 행동 요령을 충분히 숙지시켜야 하며, 항해 중에는 주변 선박과 안전거리 확보와 육안 · 레이더 경계를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낚시객 또한 선상 안전의 주체이다. 선내 음주 금지와 이동 시 난간 잡기 등 선장의 안전 안내에 적극적으로 따라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승선하는 즉시 구명조끼를 착용하는 일이다. 실제 해상 사고 현장에서 구명조끼의 위력은 명확히 입증되고 있다.

2022년 1월 경북 울진 앞바다에서는 낚시어선 승객 6명이 순간적으로 바다에 추락했으나, 전원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있던 덕분에 거친 파도 속에서도 전원 무사히 구조되었다.

2023년 7월 충남 보령 원산도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낚시어선 화재 사고 역시 마찬가지였다.

불길 속에서 승선원 20명 전원이 구명조끼를 착용한 채 바다로 뛰어내렸고, 단 한 명의 인명 피해 없이 모두 생환했다. 차가운 바다로 떨어지는 극한의 위기 속에서도 생사를 가른 것은 다름 아닌 '구명조끼'였다.

해양경찰 역시 가을 성수기를 맞아 선박 밀집 해역과 사고 다발 취약 시간대를 중심으로 입체적인 현장 안전관리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출항 전 안전 점검과 음주 운항 단속, 현장 순찰과 계도 활동을 빈틈없이 전개하며 '사후 대응'보다 한발 앞선 '사전 예방'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가을바다는 우리에게 풍요로운 쉼과 넉넉한 자연을 선물하지만, 그 어떤 만선의 기쁨도 '안전한 귀항'보다 값질 수는 없다.

바다로 떠났던 모든 이들이 가족이 기다리는 따뜻한 품으로 무사히 돌아올 때 가을바다는 비로소 온전한 추억으로 완성된다.

출항 전 꼼꼼한 점검과 바다 위 성숙한 안전의식이 더해질 때, 올가을 우리 바다는 더욱 안전하고 풍요로운 힐링의 공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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