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Advertisements

[기자의눈] ‘잘못’을 밝힌 감사였나, ‘잘못’을 찾은 감사였나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2.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914010004974

글자크기

닫기

신안 정채웅 기자

승인 : 2026. 09. 14. 13:37

구글 검색 선호 출처 추가 Google 검색에서 아시아투데이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Advertisements

Advertisements

정채웅 증명사진-1 복사
정채웅 기자
전남광주 신안군 정원수 협동조합과 기증목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공무원 A팀장이 지난 13일 압해읍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한 공무원의 죽음을 두고 그 원인을 섣불리 단정해서는 안 되지만, 그가 생전에 어떤 상황에 놓여 있었고 무엇을 힘들어했는지까지 외면할 수는 없다.

A팀장은 민선 9기 출범 이후 자신이 담당했던 사업을 둘러싸고 신안군 자체 감사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유가족과 주변 관계자들은 이 과정에서 A팀장이 상당한 심적 부담을 느끼며 억울함을 호소했고, 결국 사직서까지 제출했지만 감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감사가 그의 죽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는지는 현재 확인되지 않았다. 그렇다고 그의 죽음 이전에 진행됐던 감사 과정까지 그냥 지나칠 수는 없는 일이다.

특히 유가족과 주변에서는 과거 이미 들여다봤던 사안까지 다시 감사 대상에 올랐고, 함께 근무했던 직원들에게도 A팀장의 비위나 문제점을 인정하라는 취지의 압박이 있었다고 주장한다.

이들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확인해야 할 부분이 적지 않다. 과거 조사에서 문제가 확인되지 않았던 사안을 다시 들여다봐야 했던 이유가 무엇인지, 새로운 사실이나 정황이 있었는지, 감사가 실제 어떤 방식으로 진행됐는지부터 살펴봐야 한다.

감사는 의혹을 확인하는 과정이지, 의혹에 맞는 결론을 만들어내는 과정이어서는 안 된다.

사직서 문제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A팀장이 조직을 떠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는데도 감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사직서가 처리되지 않았다는 주장이 사실이라면, 어떤 근거와 규정에 따라 처리가 보류됐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공직사회와 공무원노조의 행보도 돌아볼 대목이 있다. 주변의 주장처럼 A팀장이 상당 기간 고통과 억울함을 호소했다면 그 시간 동안 조직은 무엇을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감사 대상이라는 이유만으로 한 사람이 자신의 어려움을 혼자 감당하도록 내버려두지는 않았는지, 부당함을 호소하거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통로는 제대로 작동했는지도 돌아봐야 한다.

고인의 장례식장에 외부 유튜브 채널 관계자들이 찾아와 촬영을 시도하면서 유가족과 지인들이 반발한 일도 있었다. 아직 사실관계조차 제대로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고인의 죽음을 특정 정치적 주장이나 진영 논리로 끌어들이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죽은 사람은 더 이상 자신의 이야기를 설명할 수 없다. 그렇기에 이번 죽음을 누군가를 공격하는 수단으로 이용해서도 안 되고, 반대로 정치적 공세라는 이유로 감사 과정에서 제기된 의문까지 덮어서도 안 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어느 쪽의 주장이 맞는지를 서둘러 결론 내리는 것이 아니라 실제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신안군은 감사가 어떤 이유로 시작됐고 과거 조사와 무엇이 달랐는지, 조사 과정은 어떻게 진행됐는지, A팀장이 제출한 사직서는 왜 처리되지 않았는지 당시 자료를 토대로 설명할 필요가 있다. 공직사회와 노조 역시 한 구성원이 어려움을 호소하는 동안 이를 살피고 보호할 장치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돌아봐야 한다.
정채웅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Advertise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