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3년 지은 사카타 산쿄창고
2022년까지 쌀 9개동 1만800t 보관
쌀창고 관광시설 연 수십만명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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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카타의 '산쿄창고(山居倉庫)'다. 1893년 옛 쇼나이번 영주였던 사카이 가문이 쌀을 보관하기 위해 세운 뒤 약 130년 동안 본래 용도로 사용됐다. 흰 회벽으로 된 12개 창고 가운데 9개 동은 2022년까지 현역 쌀창고였다. 한꺼번에 저장할 수 있는 쌀은 1만800t, 60㎏들이 약 18만 가마에 이르렀다.
이 오래된 창고는 이제 사카타를 대표하는 관광자산으로 역할을 바꾸고 있다. 지방에서 쓸모를 다한 산업시설을 허물지 않고 그 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관광상품으로 전환한 사례라는 점에서 인구감소와 지방소멸에 직면한 한국 농촌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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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창고 뒤 느티나무 행렬은 장식용 조경이 아니었다. 여름 햇볕이 창고 벽을 직접 달구는 것을 막았다. 지붕은 이중으로 만들어 내부에 습기가 차는 것을 줄였다. 자연의 바람과 그늘을 이용한 일종의 저온 저장시설이었다. 100여년 전 만들어진 건물이 21세기까지 쌀창고로 쓰일 수 있었던 배경이다.
산쿄창고의 더 중요한 역할은 쇼나이 쌀의 품질을 표준화하고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었다. 당시 이곳으로 들어온 쌀은 등급별로 엄격하게 검사했다. 사토 가이드는 농민이 자신이 생산한 쌀을 상위 등급이라고 생각해 가져와도 검사 결과가 낮게 나오면 그대로 낮은 등급을 받을 정도로 관리가 엄격했다고 설명했다. 등급별 쌀은 다시 모아 품질과 중량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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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빠져나간 창고에 관광객이 들어왔다
산쿄창고가 주목되는 것은 여기서부터다. 쌀 보관이라는 산업적 기능이 쇠퇴했다고 건물을 철거하지 않았다. 사카타시는 창고 일부를 관광·물산시설로 바꾸면서 과거 쌀 유통의 역사를 새로운 수요로 연결했다.
산쿄창고는 1983~1984년 방영돼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NHK 드라마 '오싱'의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관광명소로 부상했다. 2021년 3월에는 일본 국가사적으로 지정됐다. 사카타시는 2004년 쌀창고 일부를 개조해 관광물산시설 '사카타 유메노쿠라'를 조성하는 등 일찌감치 창고와 관광을 결합했다. 일본관광진흥협회 자료에서는 산쿄창고를 연간 약 70만명이 찾는 사카타의 대표적인 관광거점으로 평가했다.
쌀을 보관하는 기능이 완전히 끝난 것은 2022년 9월이었다. 129년간의 쌀창고 역할이 막을 내렸지만 건물의 생명은 오히려 연장됐다. 지난해 4월에는 12호동 일부에 '산쿄창고 인포메이션센터'가 문을 열어 창고의 역사와 쌀 유통문화를 관광객에게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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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 특성을 이용한 체험·문화공간 등 새로운 활용도 검토하고 있다. 올해 사카타시가 편성한 산쿄창고 정비 관련 예산만 약 9246만엔이다. 건물 상태 조사와 내진 설계, 전시계획 등을 진행해 역사적 형태는 보존하면서 사람이 계속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韓농촌에도 '산쿄창고'가 있다
산쿄창고가 한국의 지방소멸 대책에 던지는 메시지는 거창한 관광시설을 새로 지으라는 것이 아니다. 지역에서 오래 사용하다 기능을 다한 시설을 '낡은 건물'이 아니라 그 지역에서만 복제할 수 없는 자산으로 볼 수 있느냐는 문제다.
한국 농촌에도 쌀과 농업의 역사를 간직한 오래된 양곡창고와 농업시설이 남아 있다. 인구가 줄고 산업구조가 바뀌면서 쓰임을 잃은 건물도 적지 않다. 이를 철거하고 새로운 관광시설을 짓는다면 어느 지역에서나 볼 수 있는 건물이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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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 감소에 대응하는 드론과 로봇, 기후변화에 맞춘 신품종, 쌀겨와 쌀가루를 이용한 새로운 식품기술이 아마가타 쌀의 '미래'를 보여줬다면 산쿄창고는 쌀의 '과거' 역시 지역의 미래 산업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지방소멸 시대에는 사람만 줄어드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 떠난 뒤 학교와 공장, 창고도 용도를 잃는다. 사카타의 선택은 그때부터가 지역재생의 시작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