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출신 며느리가 연구 끝에 옛맛 살려
아삭아삭한 감칠맛, 수육과 잘 어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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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은 뜻밖의 장소에서 찾아왔다. 후배가 건넨 김치 봉지를 열자 붉은 양념 사이로 명태 살이 배어 있었다. 명태김치란 말에 한입을 베어먹었다. 배추의 아삭함 뒤로 명태의 담백한 감칠맛이 차올랐다. 바다와 땅이 준 맛, 누군가의 손맛이 느껴지는 맛은 자극적인 매운맛 대신 시원하고 잔잔한 맛이 입안을 개운하게 했다.
묵호의 바람과 명태 덕장, 옛 송정시장의 풍경이 김치 한 포기에 녹아 있었다. 그렇게 궁금증을 품고 동해시 구미동의 ㈜동호식품(대표 김복자 명인)을 찾았다.
태극기 아래 적힌 60여년의 이력서
연두색 외벽에는 '백년소공인', '패밀리기업', '희망풍차 나눔기업' 현판이 빼곡했다. 송정시장의 작은 식료품 가게에서 출발해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해 온 동호식품의 이력서였다.
동호식품은 60여년전 창업주가 당시 다섯 살이던 아들의 이름 '동호'를 상호로 내걸었다. 내 자식이 먹는다는 마음으로 정직하게 만들겠다는 약속이었다.
1993년 김치공장을 설립하며 전문업체로 변신했다. 공무원 출신 며느리 김복자 대표가 시부모의 뒤를 이으며 가족의 손맛과 철학을 이어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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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한 위생과 전통의 손맛이 만나는 현장
HACCP(식품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에 준하는 현대화된 시설에서, 배추의 세척부터 양념 배합, 명태 손질까지 모든 공정이 정밀하게 관리되고 있었다. 오랜 세월 쌓아온 '어머니의 손맛'이 가장 안전하고
깨끗한 환경에서 빚어지고 있었다.
부촌 송정시장, 막걸리와 고기 안주에 곁들이던 옛 맛
그 시절 명태김치는 고기와 막걸리 밥상에 빠지지 않던 존재였다. 잘 익은 명태김치 한 점은 고기의 기름기를 말끔히 씻어내 입맛을 돌게 했고, 명태 살의 담백함은 막걸리의 구수한 풍미를 북돋웠다. 끼니를 채우는 반찬을 넘어, 넉넉했던 송정시장의 식문화를 보여주는 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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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전 시어머니의 손맛을 되살려낸 며느리
옛 방식은 통명태를 넣었지만, 김 대표는 현대인의 식성에 맞게 뼈를 발라낸 명태 살코기만을 사용했다. 배추와 명태 살을 저온에서 천천히 숙성시키자 잡내 없이 산뜻한 발효의 맛과 담백한 감칠맛이 어우러졌다.
바다 건너 제주까지 전해지는 전통의 손맛
동호김치의 진심은 전국으로 퍼지고 있다. 특히 돼지고기 문화에 익숙한 제주도에서 택배 주문이 생겨났다. 수육과 명태김치의 콜라보를 좋아하는 제주도 출신 단골이 많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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