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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모습. /연합 |
명실상부하게 선진국 그룹에 진입한 것이라는 자부심 가득한 얘기가 나온다. 그렇지만 샴페인을 터뜨리기에는 이르다. 무엇보다 반도체 단일 업종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 지난 5일까지 올해 누적 수출액 중 반도체 한 업종이 40%를 차지했다. 8월까지 전체 수출 증가액의 74%가 반도체다. 반도체와 함께 양대 주력 품목인 승용차는 물론 철강의 수출액도 뒷걸음질 치고 있다. '쏠림'이 심하다는 것은 데이터센터 투자 등이 마무리돼 반도체 호황이 끝나면 우리 수출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는 의미다. 국제 금융 환경 변화로 원화 가치가 급락해도 1인당 GNI 4만 달러가 깨질 수 있다.
무엇보다 국민이 체감하는 소득, 경기와 괴리가 크다는 게 문제다. 반도체 등 인공지능(AI) 관련 투자와 밀접한 부문을 중심으로 경기가 개선되고 있지만, 나머지 부문으로의 확산은 매우 미약하다. 수출과 성장률 등 거시지표는 예상치를 웃돌지만, 실물경기는 겨울이다. 7월 소매판매액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0.8% 감소했고, 승용차와 가전제품 판매 감소 등의 영향으로 내구재 판매도 4.1% 줄었다. 7월 광공업 생산은 3.6%, 서비스업 생산은 3.5% 각각 증가한 반면, 건설업 생산은 주거용 건축을 중심으로 3.2% 감소했다. 그나마 광공업 생산 증가의 대부분도 반도체 경기 호조에 힘입은 것이다. 상반기 전체 근로자의 실질임금 상승률은 0.3%에 불과하다. 물가 오름세를 감안하면 소득 증가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의미다.
청년층을 중심으로 '그냥 쉬었음' 인구가 70만명에 달할 정도다. 일부 업종의 호황이 가계 실질소득이나 소비 증가, 고용 창출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수출과 내수업종 간, 수출기업 내에서도 반도체와 다른 전통제조업 간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 정부 경제정책, 특히 고용·산업정책을 손봐야 한다. 현금 배포 등 정부 지출을 늘리는 재정 투입만으로는 내수 부진과 일자리 부족 등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노동시간 등에 대한 적극적 규제 완화와 함께 고용 유발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전통제조업과 서비스업에 대한 경쟁력 제고 노력을 지원해야 한다. 첨단 부문의 온기가 확산하도록 용의주도한 정책 설계가 절실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