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빅파마, 검증된 기술에 베팅
선급금 챙기고 패키지 계약 등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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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올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기술수출 계약은 총 13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계약금액이 공개된 건을 합산하면 21조6637억원에 달한다. 특히 알테오젠과 한미약품의 계약 규모는 각각 6조2259억원, 5조3973억원으로 두 회사만 합쳐 11조6232억원에 이른다. 전체 공개 계약액의 절반을 넘는 규모다.
최근 대형 기술수출에서는 개발 단계만큼 기술의 차별성과 확장성이 중요해지는 모습이다. 여러 의약품에 반복 적용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이나 기존 치료제와 차별화된 기전을 갖춘 후보물질에 글로벌 제약사의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개발 위험을 줄이는 동시에 기술의 활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올해 가장 눈에 띄는 성과를 낸 곳은 알테오젠이다. 알테오젠은 지난 2일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와 선급금 및 마일스톤을 포함해 총 32억2300만 달러(약 4조4165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피하주사(SC) 제형 전환 플랫폼 '하이브로자임'의 핵심 기술인 'ALT-B4'를 앞세워 올해만 4건의 기술수출을 이끌었다.
노바티스처럼 항체, 항체-약물 접합체(ADC), 항체-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접합체(AOC) 등 다양한 모달리티를 보유한 빅파마와 복수 품목을 묶는 패키지 계약은 하나의 후보물질에 의존하지 않고 적용 대상을 확대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복수 후보물질의 개발 진전과 옵션 행사에 따라 추가 마일스톤을 확보할 기회도 늘어날 수 있다.
김선아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번 계약에는 AOC가 포함돼 있을 텐데, 노바티스의 리드 품목 중 3개가 SC 제형 변경이 필요하다"며 "이런 성과를 지켜본 글로벌 빅파마들의 AOC 개발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임상 2상을 마치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가속승인을 신청한 노바티스의 AOC 치료제 '델-조타'가 내년 상반기에 상용화되면 유사한 계약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여러 후보물질을 묶은 패키지 계약은 다른 빅파마와 기술수출에서도 주요 트렌드로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개별 신약 후보물질의 기술수출에서는 총 계약액뿐 아니라 반환 의무가 없는 선급금 규모도 눈에 띈다. 한미약품은 근육을 유지하는 비만 치료 후보물질(HM17321)을 로슈 그룹 자회사 제넨텍에 최대 23억 달러 규모로 기술수출하면서 선급금 1억9000만 달러를 확보했다. 총계약액의 약 8%에 해당한다. 앞서 6월 일라이 릴리에 기술수출한 단장증후군 치료 후보물질(소네페글루타이드)도 최대 12억6000만 달러 가운데 선급금 7500만 달러를 받는 조건이다. 특히 HM17321은 임상 초기 단계임에도 총계약액의 약 8%를 선급금으로 확보했다는 점에서 기술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리바이오도 5월 중국 푸싱제약에 알츠하이머 치료 후보물질(AR1001)의 글로벌 권리를 최대 47억 달러(약 7조원) 규모로 기술수출하며 올해 단일 계약 가운데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오스코텍은 6월 미국 아지오스에 자가면역질환 치료 후보물질(세비도플레닙)을 최대 6억6500만 달러 규모로 이전했다. 업계에서는 계약 규모뿐 아니라 향후 임상 진전에 따른 마일스톤과 후속 수익의 실제 유입 여부가 기술수출의 성과를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계약 총액뿐 아니라 선급금과 마일스톤, 기술의 확장성 등 계약의 실질적인 내용도 중요해지고 있다"며 "빅파마가 원하는 플랫폼 기술이나 차별화된 효능을 갖춘 자산을 확보해 계약의 질을 높이는 것이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