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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하이닉스식 ‘영업이익 N% 성과급’ 쟁의 못한다…“의무교섭 대상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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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김남형 기자

승인 : 2026. 09. 03.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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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이익 연동 성과급은 의무교섭 제외
공장 신설·이전 자체도 경영판단 영역
AI 도입 따른 인력조정은 교섭 가능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투쟁 결의대회
4월 23일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의 '투명하게 바꾸고, 상한폐지 실현하자-4/23 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앞으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노조처럼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요구해도 해당 요구는 의무교섭이나 노동쟁의 대상이 되기 어렵다. 기업이익을 직접 나누는 방식의 성과급 요구에 정부가 선을 그었다.

고용노동부는 3일 이런 내용을 담은 '경영성과급 등 노동쟁의 대상 시행지침'을 발표했다. 노랑봉투법으로 불리는 개정 노동조합법 시행에 맞춰 마련한 후속 지침이다. 지난 2월 발표한 '개정 노동조합법 해석지침'의 일반적인 판단기준을 토대로 경영성과급과 사업경영상 결정이 어디까지 교섭·쟁의 대상이 되는지를 구체화했다. 앞으로 단체교섭과 노동쟁의 조정, 쟁의행위, 부당노동행위 사건 처리 과정에서 정부의 판단 기준으로 활용된다.

◇영업이익 N%는 쟁의대상 제외

지침은 매출액·영업이익·당기순이익 등 기업이익과 일정 비율로 연동한 성과급 요구를 의무적 교섭 및 조정·쟁의행위 대상으로 보기 어렵다고 명시했다. 노사가 자율적으로 협의해 성과급 지급 방식을 정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법적으로 교섭을 강제하거나 쟁의행위 대상으로 보호되는 영역과는 구분하겠다는 의미다.

노동부는 성과급의 액수보다 요구 방식에 차이가 있다고 봤다. 기본급의 일정 비율이나 정액을 성과급으로 요구하는 것은 금액이 크더라도 교섭 과정에서 풀 사안이지만, 영업이익 등의 일정 비율을 직접 떼어 배분하라는 요구는 주주 등 제3자의 권익이나 기업의 영업 자유와 충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권창준 노동부 차관은 "기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의무적 교섭사항으로 인정해 국가가 교섭과 쟁의까지 제도적으로 보호하는 것은 다른 기본권과의 충돌할 수 있다"며 "노사가 자율적으로 협의하는 것과 국가가 이를 의무교섭 대상으로 보호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기존에 노사가 합의한 성과급 제도는 그대로 유효하다. 노동부 관계자는 "이번 지침을 이유로 이미 체결된 성과급 합의가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의무적 교섭대상이 아니더라도 노사가 자율적으로 합의한 내용은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노조가 기업이익 일정 비율 배분을 교섭 요구로 고수하면 노동위원회는 요구 내용을 변경해 합리적인 안을 제시하도록 권고한다.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해당 부분은 노동조합법상 노동쟁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행정지도할 방침이다. 사용자도 해당 요구에 대한 교섭을 거부했다는 이유만으로 부당노동행위 책임을 지기는 어렵다.

◇공장 신설·이전 결정 자체는 교섭대상 아냐

공장 신설·이전과 사업 매각·인수, 인공지능(AI)·자동화 설비 도입 등 기업의 경영상 결정 자체도 의무교섭 대상에서 제외된다. 다만 이를 실행하는 과정에서 정리해고나 배치전환, 근무형태 변경 등 근로조건 변화가 구체화되면 해당 부분은 교섭대상이 된다.

교섭 시점도 최종 결정이나 발표 이후로 한정하지 않았다. 정리해고나 배치전환 계획이 수립 중이라는 사실이 사내 공지나 노사협의회 자료, 단체교섭에서의 사용자 확인 등 객관적인 자료로 확인되면 근로조건 변화가 예상되는 단계로 볼 수 있다. 반면 사업계획 발표나 언론 보도, 노조의 일방적인 추정만으로는 교섭대상이 되기 어렵다.

노동부 관계자는 "최종 발표된 경우뿐 아니라 계획이 수립 중이라는 사실이 객관적으로 확인되는 경우도 교섭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며 "공장 이전 자체는 의무적 교섭대상이 아니지만 그에 부수해 배치전환이 이뤄지면 교섭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노조가 교섭 의제로 삼겠다고 한 호남 반도체 메가프로젝트처럼 공장 신설 자체를 철회하거나 반대하라는 요구는 의무교섭 대상이 아니지만, 기존 인력을 새 공장으로 옮기는 배치전환 계획이 구체화되면 배치 기준·절차와 근무조건 등은 교섭할 수 있다. 배치전환으로 직무나 출퇴근, 가족생활 등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이 부분은 노사가 협의해야 한다.

권 차관은 "배치전환은 근로자의 직무 내용이 바뀌고 출퇴근과 가족생활 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배치전환을 하느냐 마느냐보다 그 기준과 절차를 논의하는 문제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배치전환은 당연히 교섭해야 하고 노사 대화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 도입 결정은 제외…인력조정 구체화땐 교섭

AI 도입에도 같은 기준이 적용된다. AI나 자동화 설비를 도입한다는 결정 자체에 반대하는 요구는 의무교섭 대상이 아니다. 그러나 신기술 도입에 따라 직무 변경이나 인력 감축·배치전환, 근무시간 조정 등이 구체화되면 고용안정 대책과 근무시간, 작업방식 변경에 따른 안전보건 대책 등을 놓고 교섭할 수 있다.

권 차관은 "AI 도입 자체를 대화하지 말라는 취지가 아니다"라며 "AI 도입에 따라 직무가 없어지거나 인력 조정이 이뤄지면 그 부분은 교섭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AI 도입에 따른 인력 변동 여부를 노조가 확인하고, 실제 변동이 있다면 그 부분을 놓고 교섭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노동부는 AI 도입이 곧바로 인력 감축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AI가 반복 업무를 줄이거나 생산성을 높여 근로시간을 단축하거나 고용을 늘리는 데 활용될 수도 있다"며 "AI 도입 자체만으로 향후 근로조건 변화를 전제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시행지침 자체는 법령처럼 직접적인 법적 구속력을 갖는 것은 아니다. 다만 노동위원회의 조정·행정지도와 부당노동행위 사건 처리 등에 지침이 적용되는 만큼 노사 현장에는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지침은 정부가 가진 권한을 어떻게 행사할지를 정하는 성격도 갖고 있다"며 "그런 과정을 통해 일반 국민도 간접적으로 규율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남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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