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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 신화 15년] ③항체만으론 부족하다…삼성바이오, 멀티모달리티로 여는 ‘두 번째 1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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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원 기자

승인 : 2026. 09. 0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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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조 펩타이드 승부수…글로벌 M&A로 신사업 가속
ADC·mRNA로 범위 확장…멀티모달리티 전환 본격화
오픈이노베이션·오가노이드로 고객 접점 앞당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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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가 설립 15주년을 맞아 향후 15년을 책임질 차세대 성장 엔진 가동에 집중하고 있다.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의 승부처가 '얼마나 많이 만드느냐'에서 '무엇까지 만들 수 있느냐'로 옮겨가서다. 그동안 선제적 증설을 기반으로 항체의약품 생산 능력을 키우며 견인했다면, 이제는 차세대 의약품을 직접 연구하고 개발하는 멀티 모달리티(다중 치료 접근법) 위탁연구개발생산(CRDMO)으로 체질을 바꾸고 있다.

1일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따르면 회사는 항체의약품을 넘어 항체-약물접합체(ADC), 메신저 리보핵산(mRNA), 펩타이드 등으로 생산 범위를 넓히고 있다. 지난 15년이 생산량에서 초격차를 확보하는 시기였다면, 향후 15년은 구축된 인프라를 바탕으로 멀티 모달리티 전략을 본격화한다.

가장 과감한 승부수는 펩타이드 영역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유상증자 자금으로 글로벌 펩타이드 CDMO 기업인 폴리펩타이드그룹을 약 2조7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하고 공개매수에 착수했다. GLP-1 계열 비만·당뇨 치료제 수요가 빠르게 늘자 이미 생산 기반을 갖춘 회사를 인수해 시장 진입에 걸리는 시간과 부담을 줄이려는 전략이다. 특히 기존 CDMO 계약까지 승계해 인수 즉시 수주 물량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자체 증설과 차이가 있다.

업계는 빅파마의 전유물이던 대형 인수합병(M&A)이 국내에서도 가시화된 점에 주목한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빅파마들은 막대한 자금력으로 외부 기업을 인수하며 성장했지만, 국내는 자금과 M&A 경험 부족으로 어려웠다"며 "펩타이드 CDMO 시장이 매년 25%씩 성장하는 상황에서 이번 인수는 국내에서도 빅파마식 성장 전략이 본격화됐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ADC와 mRNA 분야는 개발부터 상용화 생산까지 한 번에 이어지는 '엔드투엔드(End-to-End)' 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ADC는 지난해 전용 생산시설을 가동한 데 이어 개발과 생산을 아우르는 '풀스코프(Full-scope)' 계약을 체결했고, 올해 1분기 첫 시험생산(Engineering Run)을 마쳤다. mRNA 역시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완제의약품(DP)에 이어 미국 그린라이트의 백신 후보물질 원료의약품(DS)까지 수탁 생산해 DS부터 DP를 아우르는 전주기 생산체제를 완성했다. 현재는 mRNA를 세포 내로 안전하게 전달하는 제형화 서비스까지 범위를 넓혔다.

이 같은 기술 경쟁력은 선제적인 오픈 이노베이션 투자에서 비롯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물산,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조성한 '삼성 라이프사이언스 펀드'를 통해 2022년부터 유망 바이오 기술을 발굴해왔다. 초기에는 ADC와 RNA 분야에 집중했지만 최근 알츠하이머 혈액진단과 세포·유전자치료제 등 투자 대상을 넓혔다. 지난 6월 792억원을 출자해 총 2000억원 규모의 3호 펀드를 조성하며 글로벌 유망 바이오텍의 기술을 발굴하고 협력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관건은 확대된 생산 능력과 신기술을 실제 수주로 연결하는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공시 기준 확정 신규 수주액은 전년 동기보다 약 83% 감소했다. 여기에 회사는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 중 2948억원을 추가 생산시설 건설에 투입할 예정인 만큼 늘어나는 생산 여력을 채울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글로벌 빅파마와 중장기 협력도 확대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일라이 릴리다. 2020년 코로나19 치료제 긴급 위탁생산으로 인연을 맺은 두 회사는 최근 송도에 오픈이노베이션 센터를 열고, 릴리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릴리 게이트웨이 랩스(LGL)'와 연계해 내년부터 최대 30개 바이오텍을 육성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BMS, 로슈, 화이자, MSD, 노바티스 등 단발성 수주를 넘어선 장기적 협력 관계를 다지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단순 위탁생산을 넘어 연구·개발까지 아우르는 CRDMO 기업으로 체질을 개선하는 것이 목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신약 후보물질의 효능을 평가하는 '삼성 오가노이드(실험용 종양 모델)' 서비스를 출시했다. 오가노이드는 인체 장기의 구조와 기능을 모사한 3차원(3D) 세포 모델로, 글로벌 규제기관이 축소하려는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승규 부회장은 "국내에는 그동안 이 같은 종합적인 역량을 갖춘 CDMO가 없었지만 삼성바이오는 이제 글로벌 빅파마에 버금가는 사업 역량을 갖춰가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글로벌 빅파마로 성장하는 기업이 나온다면 다른 기업에도 성장 동기를 부여하고 산업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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