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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남종섭 경기도의회 의장이 쏘아올린 작은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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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엄명수 기자

승인 : 2026. 08. 27.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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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명수 기자
엄명수 전국부 기자
"의회는 견제기관이라면서, 왜 시장·군수 눈치를 보나요?"

지방선거 때마다 유권자들이 던지는 단골 질문이다. 단체장의 무리한 선심성 공약을 멈춰 세우고 피 같은 세금 낭비를 막아달라며 의원들을 뽑아놨더니, 정작 중요한 순간마다 집행부의 독주에 제동을 걸지 못한다는 탄식이다.

겉보기엔 의회의 무기력이나 직무유기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대한민국 지방자치가 35년째 안고 있는 기형적인 구조가 버티고 있다.

지방의회는 주민을 대변하는 최고의결기관이지만, 실상은 단체장의 영향력 아래 묶인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뛰어왔다. 2022년 인사권이 독립됐다지만, 의회 조직을 스스로 늘리거나 개편할 권한도, 의정활동에 필요한 예산을 독립적으로 짤 권리도 없다. 집행부를 감시해야 할 감시자가 정작 밥그릇(예산)과 살림살이(조직)를 피감기관인 지자체장에게 의존하는 모순이다. '무늬만 의회', '손발 묶인 감시자'라는 자조가 지난 35년간 지방의회 안팎을 맴돈 이유다.

이 비정상적인 구조의 매듭을 풀기 위해 남종섭 경기도의회 의장이 청와대로 향했다. 전국 16개 시·도의회를 대표하는 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장 자격으로, 26일 대통령 주재 '제10회 중앙지방협력회의' 테이블에 앉아 '지방의회법' 제정이라는 작지만 의미 있는 공을 세상에 쏘아올린 것이다.

전날 국회를 찾아 경기도의회 자체 제정안과 건의안을 넘긴 데 이어, 하루 만에 중앙정부 수반과 전국 광역단체장들이 모인 최고위급 협력회의에서 '지방의회의 온전한 독립'을 정식 의제로 못 박았다.

남 의장이 띄운 지방의회법은 단순히 지방의원의 처우를 개선하거나 권한을 넓히자는 '밥그릇 싸움'이 아니다. 이 법의 본질은 지방정부와 지방의회가 대등한 눈높이에서 서로를 견제하는 '제도적 힘의 균형'을 맞추는 데 있다. 균형이 무너진 권력은 부패하기 마련이고, 그로 인한 혈세 낭비와 행정의 비효율은 고스란히 주민의 피해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민선 9기 중앙·지방 협력 방안에 지방의회법 제정이 주요 과제로 포함되고, 정부 역시 공감대를 표한 것은 고무적인 신호다.

1991년 부활한 지방의회가 서른다섯 청년이 됐다. 이제는 '지방자치법' 한구석에 얹혀사는 더부살이를 끝내고, 스스로의 책임과 권한을 오롯이 규정한 독자적인 법률 체계를 가질 때가 됐다. 청와대 식탁에 오른 지방의회법이 국회의 문턱을 넘어 주민 권익을 지키는 단단한 방패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엄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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