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경찰청은 제주 장기 실종사건 허위 종결과 관련해 제주서부경찰서장 등 지휘 라인 4명을 대기발령했다고 25일 밝혔다. 사진은 이날 제주서부경찰서의 모습. /연합뉴스 |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실종 사건 허위 종결 등 최근 경찰 비리에 대해 기강해이와 무책임을 질책하며 경찰개혁기구를 포함한 구조개혁 방안 마련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언제나 권력은 집중되면 문제가 커지는 법'이라는 걱정도 했다. 여당 원내대표도 경찰 비리 적발 시 책임을 엄중히 묻겠다고 밝혔다. 여권 최고지도부의 이런 언급은 오는 10월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으로 경찰의 수사권 독점에 따른 폐해를 인정한 것이나 다름없다.
연이은 사건 암장(暗葬)은 치안 시스템이 얼마나 벼랑 끝에 서 있는지를 보여준다. 제주도에서는 실종 사건을 일선 수사관이 거짓 보고해 '셀프 종결'했고, 결국 실종자는 주검으로 발견됐다. 서울 강남경찰서에서는 피의자를 참고인으로 바꿔 범죄를 덮었다. 유명 필라테스 강사의 사기 혐의 사건에선 청탁으로 사건을 무마했고, 여교사 몰카 사건에선 아들의 휴대전화를 폐기한 경찰도 있었다.
최근 드러난 어이없는 경찰 비리는 수사관 개인의 단순한 윤리의식 부재 단계를 넘어 경찰 지휘 시스템이 책임 없이 돌아가고 있다는 증거라고 하겠다. 말단 실무자가 상관 승인이나 시스템적인 교차 확인 절차도 없이 제멋대로 종결하고 기록을 바꾸고 지울 수 있는 구조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경찰 아버지가 범인 아들의 핵심 증거를 인멸한 '장윤기 사건'에서 보듯 제 식구 감싸기와 지휘 체계의 무력화는 이미 조직 내부에 만연해 있다. 최소한 자정 기능마저 미미한 상황에서 이 같은 은폐 조작 행위가 반복하지 않으리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
내부 관리 및 통제에 무능한 조직이 불과 한 달여 뒤면 검찰의 견제마저 벗어던지고 막강한 독점적 수사권을 쥐게 된다. 법조계에는 이미 경찰 간부 출신 인사들을 앞다투어 모셔 가며 기형적인 '경찰 전관 특수시장'이 형성됐다. 자금력과 인맥을 동원할 수 있는 사람들은 수사망을 빠져나가고, 평범한 개인들만 밀실에서 덮인 진실 탓에 분노하게 될 것이라는 지적은 형소법 개정 전부터 숱하게 제기됐다. 보완수사요구권 등 일부 견제 장치가 남아 있다고 강변하지만, 초기 수사 단계에서 증거를 고의로 누락시키거나 조서를 엉터리로 꾸미면 서류만 검토하는 단계에서 진실을 파헤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이 대통령의 언급처럼 비대해진 권한에는 상응하는 엄격한 책임과 강력한 외부 감시가 뒤따라야 마땅하다. 실무자 몇 명을 처벌하고 결재용 전산망을 수정하는 꼬리 자르기식 처방으로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경찰 개혁만으로는 국민 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는 말이다. 권력 간 견제와 균형을 상실한 제도는 결국 국민 직접 피해로 이어진다. 총리실 산하 개혁 기구도 좋지만, 정부와 여당은 형사소송법 재개정을 포함해 경찰의 수사 독점을 원천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책을 즉시 마련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