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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km 통학버스 타는 7세 아이들”…이천 백사지구 ‘초교 신설’ 놓고 갈등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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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엄명수 기자 | 이천 남명우 기자

승인 : 2026. 08. 24.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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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실크밸리 2700세대 대단지 입주 코앞, '도보 학교' 없어
학부모 "시행사 도지초 무상 기부채납, 제2캠퍼스 허용해야"
교육지원청 "2021년 본교 증축 이미 협약…신설 약속한 적 없다"
도지초
이천신안실크밸리 입주자 측에서 이천시 교육청·경기도 등에 발송한 청원·민원 문서. /신안실크밸리 입주자 제공
"이제 갓 입학한 여덟 살짜리 아이가 매일 아침 통학버스를 타고 자동차전용도로를 거쳐 2.5km를 오가야 한다. 통학버스를 놓치면 갈 방법조차 없는데 왜 내 집 앞 학교를 두고 이런 위험을 감수해야 하나."

경기 이천시 백사지구 대단지 아파트 입주자와 입주를 앞둔 학부모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입주 후 인근 주거지를 포함해 2700여 세대 규모의 주거타운이 형성되지만, 정작 아이들이 걸어서 다닐 수 있는 초등학교는 전무하기 때문이다. 입주민들은 통학 안전과 과밀 해소를 위해 '제2캠퍼스(신설형 분교장)' 설립을 거듭 촉구하고 있지만, 교육당국은 '기존 학교 증축이 원칙'이라며 선을 긋고 있어 양측의 갈등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운동장 반토막 난 낡은 학교에 또 증축?"…뿔난 학부모들

갈등의 발단은 통학 거리와 열악한 교육 환경이다. 현재 백사지구 신안실크밸리(1·2단지 1981세대) 학생들이 배정받을 도지초등학교는 단지에서 약 2.5㎞(직선거리 약 1.5㎞) 떨어져 있다. 도보 통학 기준(1.5㎞ 이내)을 벗어나는 탓에 학생들은 전적으로 통학차량에 의존해야 하는 실정이다.

1951년 개교해 70년이 넘은 도지초의 시설 노후화와 과밀학급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입주민들에 따르면 최근 학생 유입으로 도지초 학급당 학생 수는 이미 교육부 과밀 기준(28명)을 웃돌고 있다. 입주민들은 "부지 확장 없이 기존 운동장 등 유휴부지에 건물을 더 올리는 수평 증축 방식은 아이들의 체육활동 공간을 뺏고 학습권을 심각하게 침해한다"며 "시행사가 학교 부지와 건축비를 전액 부담해 기부채납하겠다고 나섰는데도 교육당국이 이를 거부하는 것은 탁상행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경기도교육청의 제2캠퍼스 설립 정책 발표 이후 학교 신설에 대한 기대감이 컸는데, 교육당국이 학생수 감소 등을 이유로 기존 도지초 증축으로 선회했다"며 "이는 장거리 통학에 따른 학생들의 불편을 외면한 행정인 만큼 국민권익위원회와 국민신문고, 이천시, 도교육청 등에 잇따라 민원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천교육지원청 "2021년 본교 증축 확정…제2캠퍼스 약속한 바 없어"

반면 관할 이천교육지원청의 입장은 완강하다. 제2캠퍼스 신설은 공식적으로 합의되거나 확정된 사안이 아니며, 2021년 주택건설사업 승인 당시 체결한 협약대로 도지초 본교 증개축을 차질 없이 이행하는 것이 정당한 학생 배치 대책이라는 설명이다.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2023년 경기도교육청 지침 개정 이후 시행사의 제안으로 제2캠퍼스 설치 타당성을 사전컨설팅과 법률자문 등을 통해 다각도로 검토했으나, 제안 부지의 공원시설 저촉 등 법적 제약과 인근 기존 학교의 소규모화(폐교 위기) 우려 등으로 '불가' 결론이 났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추진 중인 도지초 증개축은 단순 교실 확충이 아니라 그동안 비조리 위탁급식에 의존하던 도지초에 최신 조리실과 급식시설을 신설하고, 법정 체육장 기준면적을 충족하도록 설계한 환경 개선 사업"이라며 "시행사와의 협약을 통해 10년간 무상 통학버스를 운행하고 신설 도로망을 확보해 학생들의 통학 안전을 철저히 담보하겠다"고 반박했다.

수요자 눈높이 맞춘 통학 안전·학습권 해법 절실

교육당국이 행정적 절차와 당초 협약 이행을 강조하고 있지만 매일 위험한 등굣길에 아이를 보내야 하는 학부모들의 불안감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10년 한시 통학버스 지원이나 도로 신설만으로는 근본적인 도보 통학권과 과밀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지역교육계 한 관계자는 "대규모 택지 개발 시 학령인구 예측과 학교 설립 기준이 엇갈리며 발생하는 전형적인 갈등 구조"라며 "공급자 중심의 행정적 유불리를 넘어, 학교를 매일 이용해야 하는 학생들의 실질적인 통학 안전과 쾌적한 학습권을 최우선에 둔 민·관 간의 정교한 재협의가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엄명수 기자
남명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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