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삼성 등 메모리 ETF에 26.9조원…서울 증시 거래 70%까지
주가 1% 움직이면 100억달러 리밸런싱...JP모건 "기술주 고변동성 원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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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한국에서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연계 단일주식 레버리지 ETF 16개에 두 달 만에 90억달러(12조7215억원) 이상이 몰리는 투기 광풍이 벌어져 두 종목과 관련 ETF 거래가 서울 증시 하루 거래의 70%까지 차지했다. AI주 조정 과정에서 한국 주식시장 변동성 지표는 사상 최고인 96.9까지 치솟았고, 코스피 변동성은 비트코인을 넘어섰다.
◇ 글로벌 레버리지 ETF, 하루 거래 16% 차지…AI 종목 노출 26%→58%
글로벌 레버리지 ETF의 운용자산(AUM)은 약 2500억달러(353조3750억원)로 전체 ETF 자산 22조달러(3경1097조원)의 일부에 그친다. 자산 비중은 약 1%지만, 최근 30일 평균 하루 ETF 거래액에서는 16%를 차지했다고 블룸버그가 분석했다.
레버리지 ETF의 30일 평균 거래액은 올해 1월 저점에서 6월 정점까지 3배로 늘어 약 700억달러(98조9450억원)에 달했다. 강세 레버리지 ETF의 레버리지 배수를 반영한 기초주식 익스포저(노출액)은 2022년 1230억달러(173조8605억원)에서 2024년 2800억달러(395조7800억원), 올해 4970억달러(702조5095억원)로 약 4배 확대됐다. 이 가운데 AI 관련 기업 비중은 2022년 26%, 2024년 39%에서 올해 58%로 높아졌다.
올해 AI 관련 익스포저의 3분의 2는 엔비디아·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10개 기업에 집중됐다. 전체 AI 관련 익스포저는 AI 하드웨어·인프라 1560억달러(220조5060억원), 메모리 770억달러(108조8395억원), AI 플랫폼·소프트웨어 550억달러(77조7425억원) 등이다.
단일주식 레버리지 ETF에서는 SK하이닉스·삼성전자·마이크론·샌디스크 등 메모리 4사의 노출액은 460억달러(65조210억원)로 단일주식 레버리지 ETF 노출액의 거의 절반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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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금융당국은 지난해 홍콩에 비슷한 상품이 출시된 뒤 국내 투자자 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가자, 올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추종하는 단일주식 레버리지 ETF를 허용했다. 이에 두 종목 연계 상품 16개가 5월 27일 상장됐다.
홍콩의 CSOP 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는 한때 자산이 약 170억달러(24조295억원)까지 늘어 세계 최대 단일주식 레버리지 ETF가 됐다. 규모가 SK하이닉스의 통상적인 하루 거래액에 비해 커지면서 투자자들은 ETF가 주가를 추종하는 것을 넘어 주가 자체를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우려했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한국에 상장된 16개 상품에는 두 달 만에 90억달러 이상이 유입됐다. 지난해 7월 이후 주요 메모리업체 단일주식 레버리지 ETF 순유입액도 190억달러(26조8565억원)를 넘어섰다. SK하이닉스가 108억달러(15조2658억원), 삼성전자가 43억달러(6조781억원), 샌디스크가 26억달러(3조6751억원), 마이크론이 19억달러(2조6857억원)를 각각 끌어모았다.
AI주 상승세가 꺾이자, 레버리지 효과는 반대로 작동했다. 6월 변동성이 정점에 달했을 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 연계 레버리지 ETF 거래가 서울시장 하루 거래의 70%를 차지했다. 한국 주식시장 변동성 지표는 2025년 말 28.9에서 사상 최고인 96.9까지 뛰었다. 코스피 변동성은 비트코인을 넘어섰다.
시장이 8% 하락할 때 발동되는 20분간 거래 중단도 사상 최대인 네 차례 작동했다. 금융당국은 투자자의 최소 예치금 요건을 높이고, 신규 단일주식 레버리지 ETF 상장을 일시 중단했다. 이후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연계 ETF 거래는 급감했다.
다만 블룸버그는 ETF가 매도세 자체를 일으킨 것은 아니며 반도체 가격과 기업 실적, 차입비용, 헤지펀드의 포지션 청산 등도 AI주 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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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리지 ETF의 변동성 증폭 위험은 매일 목표 배율을 맞추는 재조정(rebalancing) 구조에서 나온다. 2배 또는 3배 수익률을 목표로 하는 강세 상품은 기초주가가 오르면 익스포저를 늘리고 하락하면 줄인다.
약세 상품도 주가가 오른 뒤 숏 노출이 자산 대비 커지면 목표 배율을 복원하기 위해 일부 포지션을 되사야 한다. 이에 따라 강세·약세 상품이 모두 기초주식과 같은 방향으로 거래할 수 있다. 재조정 기준이 종가여서 거래가 장 마감 직전에 집중되는 점도 변수다.
노무라는 6월 정점 당시 기초자산이 1% 움직일 때 레버리지 ETF 전체가 약 100억달러(14조1350억원)를 사고팔아야 했다고 추산했다. 에이미 우 실버먼 RBC캐피털마켓 파생상품 전략 책임자는 이를 '숏 감마(short gamma)' 구조로 설명하면서 큰 가격 움직임이 추가적인 움직임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니콜라오스 파니기르초글루 JP모건체이스 전략가는 레버리지 ETF의 기술주 편중을 감안하면 이들 상품이 앞으로도 대규모 재조정 흐름과 높은 기술주 변동성의 원천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자에게는 변동성 감가(volatility decay) 위험도 있다. 레버리지 ETF가 약속하는 2배 또는 3배 수익률은 하루에 한정된다. 마이크론 주가는 6주 동안 출발점보다 약 2% 낮은 수준에서 끝났지만, 2배 강세 ETF인 MUU는 19%, 2배 약세 ETF인 MUZ는 37% 하락했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일부 강세형 레버리지 ETF의 평균 보유기간은 권고 기간인 하루를 크게 웃돌았다.
반면 크리스 머피 서스케하나인터내셔널그룹 파생상품전략 공동책임자는 다른 시장 위험들과 비교해 레버리지 ETF를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며 이들 상품은 시장을 움직이는 더 큰 구조의 일부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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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리지 ETF의 AI·메모리주 쏠림과 함께 실물시장에서는 AI 수요가 메모리 가격을 끌어올리는 '칩플레이션(chipflation)'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 전자부품·액세서리 생산자물가지수(PPI)는 6월 전년 동월 대비 27.6% 상승해 1966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고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가 11일 전했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메모리 가격은 지난 1년 동안 6배 넘게 상승했다. 메타·마이크로소프트(MS)·알파벳 등 AI 하이퍼스케일러들은 수년 앞의 메모리 공급을 장기계약으로 확보하고 있다. 이에 PC와 스마트폰 제조업체는 줄어든 공급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기업들이 조달 기회를 놓칠 가능성을 우려하는 현상을 '조달 누락 공포(Fear of Missing Procurement·FOMP)'라고 표현했다. 모건스탠리는 메모리 공급난이 올해 미국 헤드라인 소비자물가지수(CPI)를 0.10%포인트, PC·스마트폰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최대 15%포인트 끌어올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 AI가 물가도 읽는다…미 경제 측정, 공식통계 넘어 민간 데이터로
AI는 이런 경제 변화를 측정하는 수단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코로나19 이후 조사 응답률 하락과 2025년 연방정부 셧다운에 따른 통계 공백, 빠른 경제 구조 변화로 실시간성이 높은 민간 데이터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2021년 미국 고용 통계는 누적으로 190만개가 상향 수정됐고, 2024년과 2025년에는 각각 100만개 넘게 하향 수정됐다. 2025년 가을 셧다운 때는 10월 CPI가 발표되지 않았다.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경제지표의 품질과 적시성을 개선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블룸버그 프라이스 프로젝트'는 약 14만개 상품에서 월 32만1000건 이상의 가격을 추적한다. 공식 CPI보다 약 3배 많은 가격 관측치다. 이 자료는 AI 투자 확대와 맞물린 하드디스크와 SD카드, 메모리 모듈 가격의 가파른 상승도 포착했다.
'오렌지북'은 AI로 수천 건의 기업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을 분석해 채용·가격·투자·소비수요·인플레이션 흐름을 추적한다. 이란 전쟁 기간에도 기업들은 견조한 수요와 방산 주문 증가, AI 투자 확대를 언급했고, 오렌지북은 이를 포착해 블룸버그 이코노믹스가 경기 침체를 성급하게 전망하지 않도록 했다.
블룸버그는 정부 통계가 정확성과 일관성의 기준을 제공하고, 민간 데이터와 AI가 속도와 세부 정보를 보완하는 방향으로 경제 측정 방식이 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