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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한국 반도체가 지금 긴장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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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선 기자

승인 : 2026. 08. 11.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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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NA-ANHUI-HEFEI-CXMT (CN) <YONHAP NO-5105> (XINHUA)
<YONHAP PCXMT 사옥./신화통신·연합
지난주 막을 내린 세계 최대 메모리·스토리지 콘퍼런스 미국 FMS 2026에서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이름은 보이지 않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글로벌 메모리 기업들이 차세대 AI 메모리 기술을 선보이고, 중국 낸드 기업 양쯔메모리(YMTC)도 참가한 가운데 중국 D램 대표 기업으로 꼽히는 CXMT는 공식 참가 명단에서 빠진 것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CXMT가 중국 메모리 산업의 상징으로 부상했지만, 아직 글로벌 기술 생태계에서는 고객 신뢰를 충분히 받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실제 CXMT는 D램 시장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지만, 최첨단 제품 경쟁보다는 범용 메모리를 중심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격차만으로 CXMT의 추격을 평가절하하기는 어렵다. CXMT는 최근 주요 PC 제조사들과 공급 계약을 확대하며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인프라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HBM 등 고부가 메모리 생산에 집중하는 사이, 상대적으로 공급이 부족해진 범용 D램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공략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메모리 가격 상승, 이른바 '칩플레이션' 환경 역시 후발 업체가 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CXMT의 가장 큰 무기는 가격 경쟁력이다. 중국 정부 차원의 지원과 대규모 투자, 제조 비용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과거 디스플레이와 배터리, 석유화학 산업에서도 중국은 범용 제품 시장에서 출발해 막대한 생산 능력과 정부 지원을 앞세워 고부가 영역까지 영향력을 넓혀왔다. 당시에도 한국 기업들은 기술 격차를 자신했지만, 중국의 추격 속도는 예상보다 빨랐다.

메모리 산업 역시 같은 전철을 밟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중국 기업 특유의 물량 공세와 정부 지원, 빠른 시장 확대 전략이 이미 시행되고 있어서다.

이런 가운데 국내에서는 반도체 연구개발(R&D) 인력의 주 52시간 근로제 예외 적용 여부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또 반도체 사업에서 낸 이익을 배분해야한다는 의견도 고개를 들고 있어 부담도 커지고 있다.

현재 중국 뿐만 아니라 미국 역시 반도체 지원법 등을 통해 자국 내 제조업 경쟁력 강화와 기술 주도권 확보에 적극 나서는 상황이다.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은 단순히 누가 더 앞선 기술을 확보하느냐를 넘어, 누가 더 빠르게 연구개발하고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느냐의 싸움으로 확산되고 있다.

결국 한국 반도체 산업이 의존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경쟁력은 기술력이다. 이를 지키기 위해서는 기업의 노력뿐 아니라 연구개발 인력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과 산업 경쟁력을 뒷받침할 제도 개선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FMS 무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CXMT가 언제까지 세계 메모리 경쟁의 변방에 머물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이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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