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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망 협력 온기에 찬물… 日, 韓 도금강판에 관세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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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대의 기자 | 최영재 도쿄 특파원 | 김유라 기자

승인 : 2026. 08. 06.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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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부터 29.2~38.0% 잠정관세 부과
업계 반박절차… 판정 따라 법적대응
열연·냉연강판까지 연쇄 확산 변수
산업부 "관세인하 다각적 노력할 것"

한·일 정상외교가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한 가운데 철강 분야에서는 통상 마찰이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 한국이 일본산 열연강판에 대한 교역을 전면 차단하지 않는 '가격약속'을 수용한 것과 달리, 일본은 한국산 도금강판에 잠정관세를 부과하고 열연·냉연강판까지 연쇄적으로 조사하고 있어서다.

국내 철강업계는 일본의 이번 조치가 자국 시장을 선제적으로 보호하려는 성격이 강하다고 보고 행정소송과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요청까지 검토하고 있다. 산업통상부는 일본 측과 관세율 인하를 위한 협의에 나설 것이라는 입장이다.

6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일본 재무성과 경제산업성은 오는 8일부터 12월 7일까지 한국·중국산 용융아연도금강판과 강대에 잠정 반덤핑관세를 부과한다.

한국 업체별 관세율은 포스코 29.2%, 동국씨엠·세아씨엠 30.6%, KG스틸·현대제철 38.0%다. 이는 일본 정부가 지난달 24일 산출한 예비 덤핑마진 32.49~42.69%보다 업체별로 3.29~4.69%포인트 낮다. 덤핑마진은 정상가격과 수출가격의 차이를 나타내는 조사 결과이며 실제 부과되는 잠정관세율과는 구분된다.

산업부도 업계와 공동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산업부 관계자는 "한국산 도금강판 고율 관세에 대한 산업계의 의견을 종합해 일본 측에 전달할 것"이라며 "양국 간 논의를 통해 철강 관세를 낮추기 위한 노력을 다각도로 하겠다"고 말했다.

철강업계는 이번 사안을 단일 품목의 관세 문제가 아닌 한·일 철강 공급망의 '상호주의' 문제로 보고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취임 이후 양국 정상이 세 차례 만나 외교·안보 협력을 논의했지만, 제조업 현장에서는 일본이 도금강판에 이어 열연·냉연강판까지 조사 범위를 넓히고 있기 때문이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한국이 지난해 일본·중국산 열연강판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착수한 것은 저가 수입재로 국내 고로업체의 수익성이 손익분기점 수준까지 떨어진 데 따른 조치였다. 2024년 일본산 열연강판 수입량은 약 190만톤(t)으로 중국산 약 160만t보다 많았고, 엔화 약세까지 겹쳐 일본산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크게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당시 한국 정부는 조사 과정에서 일본산 열연강판에 최대 31% 수준의 덤핑마진을 산정했지만, 관세 부과 대신 일정 가격 이상으로 판매하도록 하는 가격약속을 받아들였다. 반덤핑 조치로 한·일 철강 교역 자체가 중단되는 것을 피하기 위한 결정이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가격약속 이후에도 일본 업체들은 반덤핑 조치 적용을 받지 않는 보세공장에 매월 최소 10만t 이상의 열연강판을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가격약속 조건을 충족한 추가 판매분까지 합하면 일본산 열연강판의 연간 수입량은 조사 전인 2024년보다 소폭 감소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양국 철강 교역의 상호보완성을 고려해 일본산 열연강판의 수출길을 열어뒀다"며 "그런 상황에서 일본이 도금·열연·냉연강판을 잇달아 조사하는 것은 한·일 공급망 협력이라는 측면에서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특히 냉연강판은 일본으로 수출되는 물량의 상당 부분이 현지 자동차업체와 연간 계약을 맺고 공급되는 제품이다. 원재료 가격과 시황 변동을 반영하는 가격공식에 따라 거래되는 만큼, 일본 시장에서 단기간 저가 판매를 확대하는 일반적인 덤핑과는 구조가 다르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철강업계는 한국산 냉연강판이 일본 자동차산업의 공급망 안정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한국산 열연·냉연강판의 대일 수출량도 급격히 증가하기보다 현지 실수요에 맞춰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됐다는 입장이다.

일본의 도금강판 관세에 따른 직접적인 영향은 업체마다 다를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포스코가 한국산 대일 도금강판 수출의 약 절반을 담당해 상대적으로 노출도가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현대제철과 동국씨엠, 세아씨엠은 일본 수출 물량이 적어 직접적인 손익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한국의 일본산 열연강판 반덤핑 조치에 대응하는 성격과 함께 자국 철강시장을 선제적으로 보호하려는 의도가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일본 재무성과 경제산업성은 한국·중국산 제품의 덤핑 수입과 이에 따른 자국 산업의 실질적 피해가 추정돼 잠정조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추가 증거와 이해관계자 의견을 검토한 뒤 WTO 협정과 일본 법령에 따라 최종 관세 부과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일본철강연맹도 이번 조사를 "WTO 규칙에 따라 공정하고 독립적으로 진행되는 절차"라고 평가하며 일본 정부에 불공정 수입의 조속한 시정과 신속한 최종 결정을 요구했다.

국내 업체들은 최종판정 전까지 일본 당국에 반박 의견서를 제출할 방침이다. 업계는 한국 기업이 제출한 거래가격과 생산원가 자료가 충분히 인정되지 않고 '이용 가능한 사실(Facts Available·FA)'이 과도하게 적용됐는지를 집중적으로 다툴 예정이다.

최종판정에서도 관세율이 시정되지 않으면 일본 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하고 정부에 WTO 제소를 요청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도금강판보다 교역 규모가 큰 열연·냉연강판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고율의 덤핑마진이 산정되면 양국 철강 교역이 크게 위축될 수 있다"며 "한국과 일본의 자동차·가전 등 수요산업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정부 간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대의 기자
최영재 도쿄 특파원
김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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