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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사법체계 72년만의 대전환...수사기관 통제 약화, 불기소 증가, 권리구제 부실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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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수 기자

승인 : 2026. 08. 02.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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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완수사권·긴급체포 승인권 폐지...영장청구권도 제한
검사의 영장청구 심사·법원의 영장발부 심사가 유일한 견제 장치
특사경 수사지휘권 폐지...법률 적용 일관성 저하 우려
[포토] '보완수사권 폐지' 형소법 개정안...국민의힘 불참 속 국회 본회의 통과
7월 31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전날 상정된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민의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여당 주도로 통과되고 있다. / 이병화 기자
검사의 직접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7월 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1954년 형사소송법 제정 이후 72년 간 유지돼 온 형사사법체계가 근본적인 전환점을 맞게 된 것이다.

개정안은 수사와 기소를 완전히 분리해 공소청 검사는 공소 제기와 유지에 집중하고,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검사와 경찰은 수사를 전담하도록 했다. 권한 분산과 상호 견제를 통해 인권 보호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수사(수사기관 통제 약화)-기소(불기소 증가)-공판(재판 지연)-권리구제(항고 부실) 등 형사사법 절차의 모든 단계에서 새로운 문제가 쏟아질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검찰의 수사기관 견제 기능이 대폭 축소됐다는 점이다. 그동안 검찰은 긴급체포 승인, 영장청구, 보완수사 등을 통해 경찰 수사를 사전·사후적으로 견제해 왔다.

그러나 개정안은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한 데 이어 긴급체포 승인권까지 없앴다. 여기에 영장도 사법경찰관이 신청해야 법원에 청구할 수 있게 했다.

결국 남은 통제 장치는 검사의 영장청구 심사와 법원의 영장발부 심사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검사는 수사기관이 신청한 체포·구속·압수수색·통신영장을 법원에 청구하기 전에 범죄혐의 소명 정도와 강제처분의 필요성, 상당성, 비례성을 종합적으로 심사한다. 요건이 미흡하다고 판단하면 영장을 반려하거나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

검찰 관계자는 "10월 2일 공소청 출범 이후에는 영장심사를 특정 부서(인권보호부)가 아닌 전 부서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법원 역시 영장 발부 과정에서 기본권 침해 여부를 보다 엄격히 심사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법원은 '압수수색 영장 사전심문제'를 추진하고 있다. 수사기관뿐 아니라 필요한 경우 이해관계인의 의견까지 청취해 압수수색의 필요성과 범위를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특별사법경찰관리(특사경)에 대한 검사의 수사지휘권이 폐지된 점도 논란이다. 특사경은 식품·환경·노동·관세·산림 등 전문 분야 사건을 담당해 왔다. 그러나 형사사법 분야에서는 문외한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지금까지는 검사가 법리 해석과 사건 방향을 제시하며 수사의 완성도를 높여 왔다. 그러나 앞으로는 각 기관 특사경이 독자적으로 수사를 진행하게 되면서 법률 적용의 일관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또한 수사 과정에서 배임·횡령·조세범죄 등 중대범죄가 새롭게 드러날 경우 특사경·경찰(국가수사본부)·중수청 등 어느 기관이 수사할 것인지, 기관 간 이첩 기준을 어떻게 정할 것인지를 둘러싼 혼선도 예상된다.

불기소도 늘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는 검사가 필요하면 피의자를 조사하거나 참고인을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등 부족한 증거를 직접 확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 공소청 검사는 경찰이나 중수청이 송부한 사건 기록만을 토대로 기소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경제·금융범죄나 조직범죄처럼 사실관계가 복잡한 사건의 경우 '증거 부족'이 빈번하게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불기소 처분이 증가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 같은 비판을 의식한 더불어민주당은 '사실확인권'을 신설했다. 검사가 사건 관계인의 의견을 듣거나 필요한 자료를 제출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법조계는 사실확인권의 한계가 명확하다고 본다. 가장 먼저, 강제력이 없다. 압수수색이나 통신조회 등은 애초부터 불가능하다. 사건 관계인의 자발적 협조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이다.

설령 사실확인권으로 진술과 문건 등을 확보해도 재판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 그저 참고자료일 뿐이다. 재경지검의 한 마약 담당 검사는 "사실확인권은 말 그대로 확인 절차일 뿐"이라면서 "법적으로 아무런 의미를 갖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공소 유지 역시 쉽지 않다. 공판 과정에서 피고인이 새로운 주장을 하거나 추가 증거를 제출할 경우 검사는 중수청이나 경찰에 관련 수사를 요청하는 수 밖에 없다. 이처럼 증거 불충분이나 사실관계의 불확실성이 커지면, 재판부가 '직권'으로 증거조사나 사실확인을 실시하는 사례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공판 준비와 증거 정리가 지연돼 재판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

국민의 권리구제 제도인 '항고' 역시 부실 우려가 나온다. 고소인과 고발인은 검사의 불기소 처분에 불복하면 관할 고등검찰청(고검)에 항고할 수 있다. 고검은 사건을 검토해 문제가 있다고 인정되면 원처분청에 재기수사를 명령한다. 앞으로 항고는 광역공소청이, 재항고는 대공소청이 맡게 된다. 시스템은 유지되지만, 문제는 실질적 내용이다.

광역공소청 검사가 불기소 처분의 적정성을 판단할 때 사실상 서류에만 의지해야 한다. 수사 기록이 부실하거나 중요한 증거가 누락됐더라도 이를 직접 확인하거나 새로운 증거를 확보할 수 없다.

항고가 받아들여져도 문제다. 공소청은 직접 재기수사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중수청이나 경찰에 수사를 요구해야 한다. 그러나 수사기관이 기존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거나 형식적인 수사보완만 실시할 경우 이를 시정할 수 있는 방법이 사실상 없다.

서울고검의 한 검사는 "항고는 검찰을 위한 제도가 아니라 검찰 판단(불기소)을 뒤집을 수 있는 최소한의 국민 권리"라며 "검찰 견제보다 권리구제가 우선이다. 대안를 마련해 항고의 형해화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해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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