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계열 퇴직연금 이탈 가능성도 변수
투자수익률 충족 여부가 인수 관건될 듯
|
유력한 롯데손해보험 인수 후보로 거론됐던 신한금융그룹의 분위기가 달라졌다. 롯데손보 대주주 JKL파트너스는 매각 주관사 삼정KPMG를 통해 잠재 후보군을 대상으로 물밑 접촉을 벌였고, 그중 신한금융이 가장 높은 관심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1조원 안팎으로 거론되는 매각 가격이 비싸다는 판단과 함께, 최근 롯데손보의 부진한 수익성과 그룹사와의 시너지 등을 볼 때 인수 효과에 대해 의문이 제기된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롯데손보 퇴직연금 자산 중 롯데그룹 계열사 자금이 대규모 포함돼 있는데, 이 자산도 매각 이후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리딩금융그룹 탈환 카드로 비은행, 특히 손해보험 라인업 강화를 구상했지만 롯데손보 가격에 비해 인수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고민이 커지는 모습이다.
30일 IB업계에 따르면 롯데손보 인수를 긍정적으로 검토했던 신한금융 내에서 달라진 분위기가 감지된다. 업계 관계자는 "JKL파트너스가 기대하는 1조원을 주고 인수할 만한 가치가 있냐는 회의감이 신한금융 내에서 나오기 시작했다"며 "롯데손보 인수에 대한 신한금융의 태도가 소극적으로 변했다"라고 말했다.
신한금융 입장에서 롯데손보는 상당한 매력이 있는 매물로 평가됐다. 그간 신한금융의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상 가장 약했던 부분이 손해보험이었다. 롯데손보를 인수해 은행과 카드, 증권사 등 그룹사들과 시너지를 낼 경우 리딩금융 라이벌 KB금융그룹과의 격차도 줄여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롯데손보의 펀더멘털은 물론 수익성도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나온다. 롯데손보는 2023년 2856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했지만, 2024년 242억원, 2025년에는 513억원으로 쪼그라들었고 올해 1분기에는 198억원의 손실을 냈다. 수익성 악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얘기다. 또한 경영개선계획을 이행 중인 만큼 재무구조 정상화 및 당국의 자본규제 이행을 위해선 1조원 이상의 추가 자본 투입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매각가 1조원이 결코 싼 게 아니라는 판단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또 롯데손보 퇴직연금 자산도 신한금융 입장에서 고심하게 하는 이유다. 올해 1분기 기준 롯데손보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6조2000억원 규모인데, 이중 40% 이상이 롯데그룹 계열회사 자산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JKL파트너스와 IMM인베스트먼트가 공동 설립한 SPC 빅튜라가 롯데손보 지분 77.35%를 보유하고 있고, 호텔롯데 지분이 5.02%이다. 현재는 롯데그룹과 관계가 이어지고 있는데, 신한금융이 인수하게 되면 롯데그룹 계열사들의 퇴직연금 자산이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다. 보험업권 관계자는 "롯데그룹이 JKL파트너스에 롯데손보를 매각한 당사자고 지금도 호텔롯데가 일정 부분 지분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롯데그룹 계열 퇴직연금 자산이 캡티브마켓이 되고 있지만, 대주주가 바뀌면 롯데그룹도 함께 지분을 매각할 수 있기 때문에 이 경우 롯데그룹 퇴직연금 자산이 계속 유지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신한금융도 관심을 갖고 검토는 하지만, '오버페이'는 할 수 없다는 입장을 확실히 했다. 앞서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장정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보통주자본비율(CET1) 13.0%에서 13.4%까지의 관리 구간으로 설정했는데, 이를 지키는 범위 내에서 여력이 생긴 부분을 M&A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M&A에 대한 아웃풋이 결국 ROI 관점이나 EPS, ROE 관점에서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수익률을 충족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사주 매입·소각이나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을 유지하는 밸류업 2.0 원칙을 지킬 수 있는 적정가격이라고 판단될 때 롯데손보 인수에 나설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편, 신한금융이 롯데손보 인수를 추진한다고 거론된 지난달 말 이후 롯데손보 주가는 큰 폭으로 상승하며 이달 16일 2780원으로 고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지속 하락하면서 이날 1940원으로 장을 마쳤다. 롯데손보 매각 과정이 순조롭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