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Advertisements

[취재후일담] 노화 늦춘다는 ‘혈장 교환술’…국내 시장 문턱은 높았다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2.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730010011405

글자크기

닫기

배다현 기자

승인 : 2026. 08. 02. 18:04

구글 검색 선호 출처 추가 Google 검색에서 아시아투데이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Advertisements

Advertisements

배다현
노화를 늦추려 매년 약 30억원의 돈을 쓰는 사람이 있습니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자산가 브라이언 존슨입니다. 그는 생물학적 나이를 되돌리기 위해 2023년 17세 아들의 혈장을 자신에게 주입하는 실험을 했습니다. 효과가 없자 다음 해에는 자신의 혈액에서 혈장을 분리, 유해 물질을 제거한 뒤 다시 주입하는 '혈장교환술'을 받았습니다. 미국 부유층 사이에서 혈장교환술이 새로운 '회춘 요법'으로 떠오른 배경입니다.

혈장교환술은 본래 자가면역질환이나 신경계 질환 치료에 시행되는 의료행위입니다. 그러나 노화 유발인자를 줄이고 면역 기능을 강화하는 등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들이 제시되면서 미국과 유럽 등 지역에서 이를 노화 방지 시술로 활용하기 시작했습니다. 할리우드 배우와 운동선수 등 유명인들이 해당 시술을 받았다고 알려지면서 수요도 더욱 확대됐습니다.

최근 해외에서 주목받은 항노화 목적의 혈장교환술을 국내에서도 사업화하려는 시도가 있었습니다. 아이디병원 엑소밸런스센터는 지난해 혈장교환술을 앞세운 프리미엄 항노화 사업을 본격화했습니다. 대중에게 잘 알려진 가정의학과 전문의 오한진 원장을 센터장으로 영입해 적극적인 홍보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해외에서의 관심이 국내 수요로 바로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병원은 수요 부족 등을 이유로 지난달부터 관련 사업을 사실상 중단하는 방향으로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외 VIP 고객 일부를 확보했으나 국내 수요가 기대에 미치지 못해 유지가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센터장을 맡았던 오한진 원장 역시 최근 병원을 떠난 것으로 파악됩니다.

천만원대에 이르는 높은 비용과 아직 충분히 축적되지 않은 의학적 근거가 진입 장벽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혈장교환술이 생체 나이를 낮췄다고 보고한 일부 논문이 있지만 참가자 규모가 적고 연구 기간 역시 짧아 실제 수명 연장이나 노화성 질환 예방 효과를 입증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혈액을 체외로 순환시키는 침습적 의료행위인 만큼 위험도가 높고 시술 후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점도 한계로 꼽힙니다.

이는 국내 항노화 시장이 성장하고 있어도 고가·고위험 의료기술이 곧바로 대중적 수요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합니다. '노화를 늦출 수 있다'는 기대만으로 국내 소비자의 지갑을 열기에는 시장의 문턱이 아직 높아 보입니다.

의료계에서는 질환 치료에 활용해온 혈장교환술을 항노화 목적으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보다 충분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노화는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과정인 만큼 일부 생체지표의 변화만으로 효과를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항노화 시장의 성장과 함께 새로운 의료서비스가 등장하고 있지만 시장 안착을 위해서는 임상적 근거와 안전성에 대한 신뢰를 쌓는 과정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배다현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