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34% 창정비·英 5척 중 0척 실전배치… 세종연구소, 프랑스 모델 제시
"핵잠 건조는 시작일 뿐"… 美 16척·英 5척 발묶인 사례로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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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장 세종연구소 부소장이 지난 28일 발표한 세종포커스 '핵추진잠수함, 건조만큼 중요한 지속운용 - 프랑스 IPER·MCO 정비체계와 한불 협력 방향'에서 던진 화두다.
한국형 핵추진잠수함(SSN) 사업이 국방부 기본계획 발표로 구체화한 시점에, 논의의 축을 '건조'에서 '지속운용'으로 옮겨야 한다는 게 보고서의 핵심 주장이다.
정 부소장은 국방부가 지난 5월 26일 발표한 '대한민국 핵추진잠수함 개발 기본계획'을 짚었다.
저농축우라늄(LEU) 사용, 국내 개발·건조, 설계부터 해체까지 아우르는 총수명주기 관리, 2030년대 중반 1번함 진수와 2030년대 후반 전력화가 골자다.
그는 이 기본계획이 이미 '지속 운용성' 확보를 공식화했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이제 던져야 할 질문은 "핵잠을 만들 수 있는가"가 아니라 "건조한 핵잠을 수십 년간 안전하고 높은 가용률로 운용할 수 있는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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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보유'와 '가용'을 분리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프랑스 해군에 따르면 쉬프랑(Suffren)급 공격원잠 한 척은 약 100만 개 구성품으로 이뤄지고 건조에 약 800만 노동시간이 든다. 이 정도로 복잡한 함정은 정비체계 없이는 수조 원을 들여 건조해도 작전해역이 아니라 부두와 도크에 묶인다는 것이다.
보고서가 제시한 미국·영국 사례의 수치는 구체적이다.
미 의회조사국(CRS)이 해군 자료를 정리한 표에 따르면 2024회계연도 기준 미 공격원잠 47척 중 16척(약 34%)이 창정비 중이었고 실제 가용 함정은 31척에 그쳤다.
이는 뉴스위크 등 외신이 별도로 인용한 CRS 수치와도 일치한다. 미 회계감사원(GAO)은 2016~2025회계연도 공격원잠이 정비 착수를 기다리며 부두에 머문 '활성 유휴시간'이 8906일에 달하고, 이 기간 대기·지연 함정 유지에 약 42억 달러가 들었다고 추산했다.
영국 하원 국방위원회가 지난 4월 28일 낸 AUKUS 8차 보고서(HC 841)는 더 극적이다.
클라이드·데번포트 기지의 시설 부족과 전략원잠 우선 정비 탓에 일부 잠수함이 2년 넘게 정비를 기다렸고, 2024년 상반기에는 취역 중이던 애스튜트급 5척 가운데 작전배치를 완료한 함정이 단 한 척도 없었다는 것이다.
정 부소장은 "잠수함을 만드는 능력과 굴리는 능력이 별개임을 이보다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는 없다"고 평가했다.
◇ 프랑스 IPER·MCO·SSF·ASB 4중 체계
보고서는 프랑스를 저농축우라늄 기반 핵추진잠수함을 40년 이상 성공적으로 운용해온 서방 유일 국가로 꼽는다.
핵심은 네 가지 장치다.
먼저 '계획대정비(IPER)'는 고장 후 응급수리가 아니라 정해진 시점에 함정을 장기간 운용에서 제외해 원자로 설비·선체·추진계통·전투체계를 종합 점검·수리·개량하는 절차다.
프랑스 핵잠수함인 '쉬프렌급'은 매년 약 10주간 계획정비를, 약 10년마다 약 1년 6개월의 대정비를 받는다. 원자로 노심 반출, 용접부 정밀검사, 노후 장비 교체가 이 기간 이뤄진다.
2020년 툴롱에서 화재로 전방 선체가 크게 손상된 뤼비급 페를(Perle)함이 퇴역함 사피르(Saphir)의 선체를 이식받아 2023년 작전순환에 복귀한 사례도 이 체계 안에서 이뤄졌다.
두번째로 '통합 운용유지(MCO)'는 예방정비·수리는 물론 예비부품·특수공구·기술자료 확보, 성능개량, 계약·재고·비용·일정·품질·가용률 관리까지 포괄한다.
산업체(프랑스 Naval Group·TechnicAtome)가 실제 정비를 수행하되 가용성·일정·비용의 최종 책임은 국가와 해군이 진다는 게 골자다.
실제로 SNA 25 MCO 계약은 4년간 10억 유로에 조금 못 미치는 규모이며 나발그룹이 주계약자, 프랑스 해군이 이행을 감독하는 구조다.
이를 총괄하는 게 해군참모총장 지휘 아래 있는 함대지원청(SSF)이고, 함정별 정비책임자가 도크 사용과 산업체 작업을 조정하는 장기 정비계획(PMMI)을 수립한다.
정비기지는 2019년부터 추진 중인 툴롱 미시에시 구역의 '바라쿠다 수용·지원(ASB)' 사업으로 뒷받침된다.
일상정비·비상정비·10년 주기 대정비용 도크 3개와 원자로 작업장, 연료요소 저장수조 등을 갖추는 사업으로, 대규모 계획정비 시설은 쉬프렌함 첫 중대정비 예상 시점인 2030년경을 목표로 준비되고 있다.
인력은 '프랑스 군사원자력응용학교(EAMEA)'가 담당한다. 해군핵추진·원자력 안전·방사선 방호 등 약 50개 과정을 운영하며 매년 평균 약 1000명의 군·민간 교육생을 양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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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부소장은 프랑스 핵잠이나 K15 계열 원자로 설계를 그대로 들여오는 방식은 민감기술 이전 제약상 비현실적이라고 못박았다.
대신 그가 제시한 협력 우선과제는 ①설계단계 정비성 검토·계획대정비 체계 공동설계 ②가용률 중심의 통합 운용·정비 관리체계 구축 ③정비기지·원자력 안전·비상대응 협력 ④정비인력·기술자료·부품 공급망의 장기관리 등 네 가지다.
미국은 핵연료·비확산이라는 '제도의 문'을 여는 파트너, 프랑스는 그 안에서 핵잠을 실제로 굴리는 '운용의 노하우'를 나누는 파트너로 역할을 나눠야 한다는 것이 그의 결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