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자금 독식…일반기업 자금 조달 위축 우려
|
2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삼성증권·NH투자증권·키움증권 등 국내 5개 대형 증권사의 회사채 발행 규모는 총 6조99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상장된 5월 27일 이후 발행액은 2조9000억원으로 전체의 41.5%를 차지했다. 일평균 발행액 기준으로 보면 상장 이전 280억원에서 상장 이후 500억원으로 약 78.5% 급증한 수준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증권사들이 회사채 발행을 급격히 늘리는 주요 배경 중 하나로 레버리지 ETF의 증거금 마련 압박을 꼽고 있다. 해당 ETF의 2배 수익률을 보장하기 위해 LP 증권사들은 기초자산인 주식선물을 매수해두는데, 최근 주가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일일 정산에 따른 추가 증거금 납부 부담이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거래소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선물의 위탁증거금률을 각각 24.7%, 32.3% 수준으로 올리면서 LP 증권사들의 현금 조달 필요성도 더욱 커졌다. 그간 증권사들은 현금을 구하기 위해 기업어음(CP)과 전자단기사채 등 단기 자금 시장을 찾았으나, 이미 증권사의 CP·전단채 발행잔액이 100조원에 이르는 등 단기 자금 노출도가 과도하게 높아진 상황이다. 이에 증권사들은 고금리를 감수하면서까지 만기가 긴 장기 회사채 발행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발행한 증권채의 목적은 레버리지 ETF 등 파생상품 시장 확대로 늘어난 증거금 마련에 더해,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안정적인 자금을 사전에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고금리와 업황 악화로 일반 기업의 회사채 발행이 위축된 상황에서, 4.5% 수준의 고금리를 제시하는 우량 증권채로 자금 쏠림이 가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증권채가 시중 우량 자금을 대거 흡수하면서 비우량 기업들의 자금 조달 여건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의 '높은 발행 금리로 인해 빨라진 회사채 발행 비수기' 보고서에 따르면 올 들어 CP 등 단기 금리와 회사채 금리 격차가 150bp 이상 벌어진 데다 우량 증권채로 자금이 쏠리면서 일반 기업의 회사채 시장은 급격히 냉각됐다. 이달 만기가 도래하는 일반 회사채는 약 6조원에 달하지만, 발행 예정액은 1조원 안팎에 그쳐 7월 한 달에만 약 5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순상환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일반 기업들(A급)은 상반기 동안 새로 채권을 찍지 못하고 순상환한 액수가 3조4000억원에 달했다. 반면 대형 증권사가 포함된 우량 신용도 구간(AAA~AA급)은 지난달에만 1조7000억원을 순발행하며 시중 자금을 대거 흡수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채권 연구원은 "일반 기업은 금리 상승 리스크로 발행에 나서기 어려운 반면, 대형 증권사들은 수익이 증가하고 있는 업황에 힘입어 회사채 발행을 늘리고 있다"면서 "특히 최근 레버리지 ETF 등 파생 상품 증거금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증권사들의 CP와 전단채 등 단기자금 발행이 늘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수단으로 증권채 발행을 선택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