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인 시 외환보유액 확충·루피 안정 기대
2023년 디폴트 넘겼지만 보유액 여전히 외부 지원에 의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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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미 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파키스탄 정부는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에게 100억 달러 규모, 최장 5년 만기의 '양자 외환안정지원기금' 설치를 요청했다. 로이터는 해당 사안을 보고받은 소식통이 전했다며 "이번 요청은 처음 알려진 것"이라 밝혔다.
기금이 성사되면 파키스탄의 외환보유액을 늘리고 루피화 가치 하락 압력을 완화하는 동시에 국제통화기금(IMF) 등 다자금융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효과가 기대된다.
유사한 기금이 미국의 유동성 지원과 정치적 지지 신호를 동시에 전달하는 만큼, 파키스탄의 신용도와 시장 접근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번 요청은 파키스탄이 이란전쟁 관련 협상을 중재하며 외교적 위상이 높아진 뒤 나왔다. 로이터는 이를 계기로 파키스탄이 미국 등 주요국에서 경제적 반대급부를 모색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졌다고 전했다.
무함마드 아우랑제브 파키스탄 재무장관은 이날 워싱턴에서 베센트 장관을 만나 중동 지정학적 상황이 자국 경제에 미치는 위험을 거론했다.
파키스탄 재무부는 성명에서 아우랑제브 장관이 국제 자본시장 접근성 확대와 외환보유액 확충, 국가 신용등급 제고를 바탕으로 한 미국의 지원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다만 성명에 100억 달러 기금 요청은 언급되지 않았다.
파키스탄이 요청한 외환안정기금은 미국 재무부가 달러나 보증을 제공해 외국 정부의 외환보유액을 보강하고 통화를 안정시키는 이례적인 금융 수단이다.
2025년 아르헨티나에 200억 달러(약 29조6000억원) 규모로 제공된 것이 멕시코의 상설 스와프라인을 제외하면 2002년 우루과이 이후 처음이었다. 파키스탄의 요청이 승인되면 이에 준하는 사례가 된다.
파키스탄은 70억 달러(약 10조3600억원)규모의 IMF 확대금융기구(EFF) 프로그램에 따라 증세와 지출 억제를 이행하고 있지만, 외환보유액은 여전히 중국·사우디아라비아의 예치금과 기존 대출 연장에 의존하는 구조다.
올해 4월에는 아랍에미리트(UAE)에 약 35억 달러(약 5조1800억원)를 상환하며 보유액의 5분의 1이 빠졌고, 사우디가 30억 달러(약 4조4400억원)를 새로 지원해 보유액을 보전했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4월 보고서에서 IMF 프로그램 준수가 자금 조달 능력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에너지 비용 상승과 공급 차질이 보유액을 급격히 잠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파키스탄은 트럼프 행정부와의 경제 협력도 확대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일가의 암호화폐 사업체인 월드리버티파이낸셜 계열사와 국경 간 결제용 스테이블코인 협약을 체결했고, 뉴욕 루즈벨트호텔 재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도 추진 중이다. 파키스탄 남서부 레코디크 광산에는 미국 수출입은행이 12억5000만 달러(약 1조8500억원)의 금융 지원을 확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