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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4000TEU’에서 멈춘 이유…초대형 ‘컨선의 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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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기자

승인 : 2026. 07. 22.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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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이미지는 AI가 만들었습니다.
길이 400m, 폭 61m. 축구장 4개를 이어 붙인 크기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이다. 한때 조선업계는 더 큰 배를 만드는 데 경쟁적으로 나섰다. 하지만, 지금은 2만4000TEU(20피트 컨테이너 환산) 안팎에서 사실상 대형화가 멈췄다. 이유는 선박 기술이 아니라 운하와 항만 등 인프라의 물리적 한계 때문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은 2만4346TEU급이다. 1980년대 평균 4000TEU 수준이던 컨테이너선은 40여 년 만에 6배 이상 커졌다.

TEU는 길이 20피트(약 6.1m) 표준 컨테이너 1개의 적재량을 뜻한다. 2만4000TEU급 선박은 이론적으로 20피트 컨테이너 2만4000개를 실을 수 있으며, 이를 일렬로 늘어놓으면 약 146㎞에 달한다. 서울에서 대전까지에 맞먹는 거리다.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등장한 배경은 '규모의 경제'다. 선박이 커질수록 한 척당 더 많은 화물을 실을 수 있어 선원과 연료, 보험료, 항만 이용료 등을 절감할 수 있다. 1만TEU급 선박 두 척을 운항하는 것보다 2만TEU급 선박 한 척을 운항하는 편이 컨테이너 1개당 운송비를 낮추는 데 유리하다.

◇'더 큰 배' 막는 것은 기술이 아닌 인프라의 벽

이제 대형화는 사실상 한계에 도달했다. 가장 큰 이유는 글로벌 항만과 운하 인프라다.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핵심 항로인 수에즈운하는 일반적으로 길이 약 400m 수준의 선박을 기준으로 운영된다. 이보다 길어질 경우 선회 성능이 떨어지고 좁은 운하에서의 조종도 훨씬 어려워진다.

항만에 도착한 이후에도 제약은 이어진다.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접안하려면 수심 16m 이상의 항로와 400m가 넘는 안벽이 필요하다. 폭 61m에 달하는 선박 반대편 끝의 컨테이너까지 하역하려면 아웃리치(크레인 작업 반경) 70m 이상의 초대형 안벽 크레인도 갖춰야 한다.

문제는 크레인만 교체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초대형 안벽 크레인 한 기 가격만 수백억 원에 이르며, 이를 설치하려면 부두 구조와 레일, 야드 등 항만 인프라까지 함께 보강해야 한다. 선박이 조금 더 커질 때마다 항만 전체를 다시 설계해야 하는 만큼 경제성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ChatGPT Image 2026년 7월 22일 오후 03_00_32
/해당 이미지는 AI로 만들어졌습니다.
◇크기 경쟁 끝…친환경 기술이 승부 가른다

컨테이너선 대형화가 한계에 이르면서 조선업계의 경쟁축도 바뀌고 있다. 유럽연합(EU)의 탄소 규제 강화와 국제해사기구(IMO)의 탈탄소 정책으로 선사들이 친환경 선박 도입을 확대하면서, 더 큰 선박보다 연료 효율과 탄소배출 저감 기술이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초대형 컨테이너선 시장은 한국과 중국이 주도하고 있다. 중국은 대규모 생산능력을 기반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으며, 국내 조선사들은 LNG와 메탄올 이중연료 추진 시스템 등 친환경 기술을 적용한 고부가가치 선박을 앞세워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선가도 이를 반영한다.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신조선가는 척당 평균 2억6150만달러(약 3900억원) 수준이며, LNG·메탄올 이중연료 추진 시스템 등 친환경 설비를 적용할 경우 가격은 더 높아진다.

업계에선 앞으로 컨테이너선 경쟁의 기준이 '얼마나 큰 배를 만드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적은 연료로 더 많은 화물을 운송하고 탄소배출을 줄이느냐'로 완전히 바뀌고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 다수 관계자는 "2만4000TEU급은 현재 글로벌 운항 환경에서 경제성과 인프라를 모두 고려했을 때 사실상의 상한선으로 평가된다"며 "앞으로는 선박 크기보다 친환경 추진 기술과 연료 효율이 조선사의 경쟁력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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