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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엽의 법과 경제] 보완수사권과 형사사법의 총사회적 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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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7. 20.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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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엽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
검찰개혁은 언제나 정치적 사건과 함께 등장했다.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과 평검사들의 공개 대화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인사권 문제를 사회적 의제로 끌어올렸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2019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에 대한 수사와 이어진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윤석열 검찰총장 간 충돌을 거치며 검찰개혁이 정권의 핵심 정치 과제가 됐다. 2020년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에 이어, 정권교체가 결정된 2022년에는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를 대폭 축소한 이른바 '검수완박' 입법이 이루어졌다.

그 뒤에도 논쟁은 끝나지 않았다. 2025년 정부조직법 개정으로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 신설이 결정됐고, 관련 조직법은 2026년 3월 국회를 통과했다. 이제 남은 핵심 쟁점은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이다. 정부는 지난 6월 25일 폐지를 기본 입장으로 확정했고, 여당은 7월 9일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을 없애고 경찰에 대한 보완수사 요구권만 남기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보완수사권 폐지론의 주요한 근거는 검찰이 집권세력에 의해 정치적 반대세력을 수사하는 도구로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다. 수사를 통제하는 기관이 직접 수사까지 담당할 경우 이해충돌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검사가 보완수사를 명분으로 수사 범위를 확대해 별건을 찾아내거나, 이미 형성한 유죄 심증에 맞추어 증거를 추가로 수집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우리의 역사적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이러한 가능성을 단순한 기우로 치부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형사사법제도를 이러한 가능성만을 전제로 설계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보완수사권 논쟁은 '수사와 기소를 분리해야 하는가'라는 가치 명제에 머물 것이 아니라, '어떤 제도가 더 큰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키는가'라는 제도선택의 문제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형사사법에는 무고한 사람을 기소하는 과잉기소의 비용과 처벌해야 할 범죄를 놓치는 과소기소의 비용이 동시에 존재한다. 여기에 사건이 경찰과 검찰 사이를 반복적으로 오가면서 발생하는 지연비용, 중복수사 비용, 피해자의 권리구제 비용, 그리고 수사권이 정치적으로 남용될 위험까지 더해진다.

합리적인 제도는 이 가운데 하나만 줄이는 제도가 아니다. 서로 상충하는 비용의 총합, 즉 형사사법의 총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는 제도여야 한다. 직접 보완수사권을 폐지해 검찰권 남용 가능성을 다소 낮추더라도 부실수사, 잘못된 불기소, 사건 지연과 피해자 비용이 더 크게 증가한다면 그 개혁을 사회적으로 효율적이라고 평가하기 어렵다.

2001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의 조직경제학 연구에 따르면 조직의 성과는 개별 구성원의 능력뿐 아니라 오류를 어떤 구조로 결합하고 교정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어, 동일한 능력을 가진 두 경영자가 사업계획을 순차적으로 심사하는 경우와 서로 독립적으로 심사하는 경우에 좋은 사업을 거절하는 오류와 나쁜 사업을 승인하는 오류의 확률이 달라질 수 있다. 심사 구조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것이다. 이 원리는 형사사법에도 적용될 수 있다. 어떤 수사 체계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무고한 사람을 기소하는 오류와 범죄자를 처벌하지 못하는 오류의 확률이 달라진다. 따라서 직접 보완수사권의 존폐는 단순한 권한 배분의 문제가 아니라 두 유형의 오류와 그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어떻게 조합하고 통제할 것인가의 문제다.

직접 보완수사권이 폐지되면 후속 심사자인 검찰은 수십 년간 수사 과정에서 축적한 경험과 전문성이 있더라도 독립적으로 정보를 생산할 권한을 잃게 된다. 최초 수사기관인 경찰이 생산한 정보에 더욱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 결과 검찰권이 남용될 가능성은 감소할 수 있지만, 경찰 수사의 오류를 검찰이 독립적으로 발견하고 교정할 가능성 역시 함께 낮아진다.

우리가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들여 삼심제를 운영하는 이유도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1심 법원이 틀릴 수 있기 때문에 상급심이 사건을 다시 판단한다. 이는 상급심이 언제나 옳기 때문이 아니다. 국민의 자유와 권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국가의 판단을 동일한 판단자의 자기교정에만 맡기지 않고, 서로 다른 판단 주체가 오류를 재검토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렇다면 보완수사권 논의에 앞서 형사사법 비용에 대한 실증적 조사가 선행되어야 한다. 직접 보완수사가 부실수사를 얼마나 교정했는지, 반대로 별건수사나 과잉수사를 얼마나 유발했는지, 보완수사 요구만으로 사건을 처리할 때 수사 기간과 송치 횟수, 불기소율과 재수사율, 피해자 만족도와 권리구제 가능성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검증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폐지론자와 존치론자는 각자의 주장에 유리한 사건을 산발적으로 제시하는 데 머물고 있다. 개별 사건은 제도의 가능성을 보여줄 수는 있어도 제도의 평균적 효과를 입증하지는 못한다. 형사사법제도를 설계하려면 일화가 아니라 자료가 필요하다. 검찰개혁을 검사의 권한을 얼마나 많이 제거했는가로 평가할 일은 아니다. 정치적 수사, 과잉기소, 부실수사, 잘못된 불기소와 사건 지연이 초래하는 사회적 비용을 얼마나 줄였는가로 평가해야 한다. 수사와 기소의 분리도 그 자체가 궁극적인 가치가 아니라 국민의 기본권과 형사사법의 정확성을 지키기 위한 수단이다. 정치적 불신에서 출발한 개혁이 의도치 않게 사회적 비용만 가중시킨다면 그것은 검찰개혁의 완성이 아니라 또 다른 제도 실패일 뿐이다.

※본란의 칼럼은 본지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지인엽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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