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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폭로’가 아닌 ‘검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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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연 기자

승인 : 2026. 07. 15.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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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연
선크림은 여름철 가장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기능성 화장품이다. 자외선차단지수(SPF)가 표시 기준에 미달했다는 의혹이 제기될 경우 소비자의 관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번 다이소 선크림 논란이 단기간에 큰 관심을 받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문제는 논란이 커질수록 정작 소비자가 판단하는 데 필요한 정보는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의혹을 제기한 측은 자체 시험 결과 일부 제품의 SPF가 표시 수치에 미달했다고 주장했다. 일부 제품은 시험 과정에서 '화상 우려'로 시험이 중단됐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자극적인 내용은 빠르게 확산됐고 소비자들의 불안도 커졌다.

공개된 자료를 둘러싼 의문도 적지 않았다. 어느 임상기관에서 시험이 진행됐는지, 어떤 시험법을 적용했는지, 시험 중단의 정확한 사유는 무엇인지, 이상반응에 대한 전문의의 최종 평가는 어떻게 나왔는지 등이다. 소비자가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데 필요한 핵심 정보는 충분히 공개되지 않았다.

아성다이소도 이 부분을 정면으로 지적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고시 기준을 충족하지 않는 시험 결과는 정식 SPF 판정 자료로 보기 어렵고, 시험기관과 시험책임자, 제품의 로트번호 등 검증에 필요한 정보도 확인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국가공인 시험기관에서 식약처 기준에 따라 재시험을 진행하자는 제안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물론 기업의 해명이 곧 제품의 안전성과 성능을 증명하는 것은 아니다. 소비자가 의문을 제기하면 기업은 그에 상응하는 수준의 검증과 설명으로 답해야 한다. 아성다이소가 국가공인 시험기관을 통한 재검증에 착수한 만큼 그 결과는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

같은 기준은 의혹을 제기하는 측에도 적용된다. 기능성 화장품의 효능은 정해진 시험 기준과 절차에 따라 평가되는 영역이다. 공익을 위한 문제 제기라면 시험기관, 시험방법, 원본 데이터, 최종 판정까지 함께 공개해 누구나 검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순서다.

특히 '화상 수준', '시험 중단'처럼 강한 인상을 남기는 표현만 앞세우고, 이를 뒷받침할 과학적 근거와 객관적 자료가 충분히 제시되지 않는다면 소비자는 사실보다 이미지에 먼저 반응하게 된다. 이는 소비자의 알 권리를 넓히기보다 혼란을 키울 가능성이 크다.

이번 논란은 또 다른 편견도 돌아보게 한다. 다이소 화장품처럼 저가 제품은 흔히 '싸니까 품질도 낮을 것'이라는 인식이 따라붙는다. 그러나 화장품 가격은 원료비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생산 규모와 유통 구조, 브랜드 전략, 마케팅 비용, 마진 정책 등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반영된다. 저렴한 가격이 곧 낮은 품질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결국 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객관적인 시험 결과와 재현 가능한 검증이다. 논란은 언제든 제기될 수 있다. 다만 소비자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주장보다 검증이, 해석보다 데이터가 먼저 제시돼야 한다.
이창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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