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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37년 철권통치 하메네이 장례식 시작…반미 결집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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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7. 05. 0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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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년 철권통치 최고지도자 관 공개…"미국에 죽음을" 구호 속 2000만명 결집 전망
장례, 9일 매장까지 옛새 진행...지도부, 강경 노선·체제 결속 과시
후계 아들 모즈타바 공개 행보 불확실
Iran Khamenei Funeral
이란 조문객들이 4일(현지시간) 고(故)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전 이란 최고지도자와 가족들의 장례식이 진행된 테헤란 이맘호메이니 대모살라 모스크에 설치된 하메네이의 대형 초상화 아래 모여 있다./AP·연합
이란이 4일(현지시간) 테헤란 이맘호메이니 대(大)모살라에서 2월 28일 미국·이스라엘군 공습으로 사망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의 장례식을 시작했다.

조문객들은 "미국에 죽음을(Death to America)"과 "복수, 복수"를 외쳤고, 이란 지도부는 장례식을 체제 결집과 강경 노선 과시의 무대로 삼았다. 장례 일정은 9일 마슈하드 매장까지 이어지며, 모즈타바 하메네이 신임 최고지도자의 공개 행보 여부와 대미 협상 교착이 다음 변수로 주목된다.

IRANIAN US-ISRAELI WAR
수천 명의 이란 조문객들이 4일(현지시간) 고(故)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전 이란 최고지도자와 가족들의 장례식이 진행된 테헤란 이맘호메이니 대모살라 모스크에 모여 있다./UPI·연합
◇ 이란, 하메네이 관 공개…"미국에 죽음을" 함성 속 2000만명 집결 전망

장례식이 시작된 이날 새벽 5시부터 검은 옷의 조문객이 테헤란 이맘호메이니 대모살라에 운집했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통신은 이날 오후 3시 기준 참가 인원이 220만명을 넘어섰고, 행사 기간 전체 참가자가 최대 20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야외무대 단상 위 유리관 5개에는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와 공습 당시 함께 사망한 딸·사위·며느리, 그리고 생후 14개월이었던 외손녀의 관이 나란히 안치됐으며 하메네이의 관 위에는 예언자 무함마드의 직계 후손임을 상징하는 검은 터번이 놓였다.

조문객들은 복수를 상징하는 붉은 깃발을 치켜들고 "미국에 죽음을", "이스라엘에 죽음을"을 연호하며 시아파 전통 애도 방식에 따라 박자에 맞춰 가슴을 쳤다. 이란 지도부는 이번 장례식을 7세기 카르발라 전투에서 순교한 시아파 이맘 후세인의 비극적 서사와 겹치려는 의도를 드러냈고, 진행자는 "하메네이와 그의 무고한 가족이 적에게 무참히 암살당했다"며 조문객들의 복수 구호를 이끌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순교한 지도자의 깃발은 땅에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이란 국민의 결집을 촉구했다고 이란 국영 IRNA통신이 보도했다.

이란 당국은 35도를 넘는 폭염에 소방차를 동원해 냉각 스프레이를 가동하는 한편, 테헤란 모살라 주변 1.5㎞를 봉쇄하고 사흘간 공휴일을 선포하며 수도 공역 보안을 강화했다.

IRAN-CRISIS/KHAMENEI
한 이란 어린이가 4일(현지시간) 고(故)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전 이란 최고지도자와 가족들의 장례식이 진행된 테헤란 이맘호메이니 대모살라 모스크에서 하메네이의 초상화와 꽃을 들고 있다./로이터·연합
◇ 하메네이 동생 "복수·협상 병행"…트럼프 "이란 박살냈다" 정면 압박

하메네이의 동생 하디 하메네이는 이날 이란 언론에 "미국과의 영구적 전쟁 종식 협상을 병행하면서도 복수를 추구해야 한다"며 "이건 전 세계에서 전례 없는 사건이었고, 가해자들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아직 불분명하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사우스다코타주 마운트러시모어 앞 건국 250주년 연설에서 "우리가 이란을 완전히 박살냈다. 그들은 너무나 합의를 원하고 있다. 우리가 장례식 때문에 1주일을 줬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지도부가 모두 한자리에 모인 상황에서 "한 방으로 다 제거할 수 있지만, 그러면 협상할 상대가 없어진다"고 말했다.

◇ 하메네이 시신, 테헤란·곰·이라크 거쳐 9일 마슈하드 매장…중·러 등 외국 대표단 조문

장례 일정은 4~5일 이틀간 테헤란 모살라에서 일반 시민 조문이 이어진 뒤, 6일 테헤란 도심 대규모 운구 행렬로 전환되며 7일 중부 종교도시 곰에서 의식을 치른다. 8일에는 시아파 성지인 이라크 카르발라와 나자프에서 장례식이 거행되고, 9일 하메네이의 고향인 이란 북동부 마슈하드 이맘 레자 성지에 시신이 매장되면서 엿새간의 전체 일정이 마무리된다.

장례식에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안보회의 부의장·허웨이(何維)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 부위원장을 비롯해 파키스탄·이라크·인도·튀르키예 대표단이 참석했으며 이란과 전쟁 초기 갈등을 빚었던 걸프 아랍 국가 중에서는 카타르·오만·사우디아라비아가 대표를 파견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1989년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 장례식에서 8명이 압사하고, 2020년 혁명수비대(IRGC) 사령관 가셈 솔레이마니 장례식에서 56명이 압사한 전례가 있어 이번 2000만명 규모 행사의 안전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하메네이 관저 공습
이스라엘 방위군(IDF) 3월 1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의 테러 정권 본부에 대한 대규모 공습 장면이면서 공개한 영상에서 캡처한 사진./AFP·연합
이란 시위대
1월 13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SNS)에 게시된 영상에서 14일 캡처한 사진으로 테헤란주 카흐리자크의 법의학 진단 및 실험 시설 내부에 수십 구의 시신이 놓여 있다./AFP·연합
◇ 하메네이 37년 철권 통치…모즈타바 공개 부재 속 내부 단속·강경파 주도

86세의 나이로 사망한 하메네이는 1989년 최고지도자에 오른 뒤 이슬람혁명수비대를 군사·경제 양면의 거대 조직으로 키우고, 레바논 헤즈볼라·예멘 후티 반군·팔레스타인 하마스를 지원하며 '저항의 축(Axis of Resistance)'을 구축했다고 AP가 평가했다.

2022년 마흐사 아미니 사망 이후 시위에서는 500명 이상이 보안군 실탄 사격으로 숨졌고, 지난해 말 경제 시위 진압에서는 활동가들이 최소 7000명 사망을 주장했다고 AP가 전했다.

국제앰네스티는 2월 28일 전쟁 발발 이후 반체제 인사와 시민사회 인사 6000명 이상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장례 행사 준비 기간 중인 지난 1일에도 이란 보안군이 환경운동가 후만 조카르·세피데 카샤니 등 활동가들을 자택에서 연행하고 전자기기를 압수했다고 보도했다.

하메네이의 차남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신임 최고지도자로 지명됐으나 부친 사망 당시 공습에서 부상을 입은 이후 공개 행보가 없어 장례식 참석 여부도 불확실하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사남 바킬 중동 국장은 WSJ에 "하메네이는 중동 지역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자신의 정책을 고수하다 결국 이스라엘의 공습을 자초해 피살됐다"며 "이란 지도부는 그를 장례 지내면서 그의 정책에 경의를 표해야 하지만, 핵심 질문은 그들이 그의 사상도 함께 묻고 과거의 방식과 결별할 수 있을지 여부"라고 진단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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