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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銀 대기업에 대출 몰아줬다…엇갈린 생산적 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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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종일 기자

승인 : 2026. 07. 02.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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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대기업대출 20조 늘 때 중소기업대출은 8조
대기업 중심 자금 쏠림도 영향…하반기에도 지속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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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이미지는 AI로 생성된 이미지입니다.
정부의 생산적 금융 확대 주문에도 올해 상반기 은행권에서는 중소기업대출보다 대기업대출의 성장폭이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 투자와 대규모 프로젝트가 이어진 데다, 고금리 환경 속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신용도 격차가 확대되면서 대출이 대기업으로 쏠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682조7204억원으로 상반기 동안 8조2942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대기업대출 잔액은 190조3641억원으로 20조649억원 늘었다. 특히 대기업대출은 지난달에만 4조9285억원 늘며 전월 대비 2.66% 증가했는데 이는 지난해 5월 이후 1년 만에 최대치다. 반면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1조7368억원 줄어들며 전월 대비 0.25% 감소했다.

대기업대출과 중소기업대출의 증가폭 차이는 올해 들어 커졌다. 올해 상반기 대기업대출과 중소기업대출의 증가폭 차이는 11조7707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5조4002억원)의 두 배를 웃돌았다. 지난해 대기업대출 잔액은 7조2580억원, 중소기업대출은 1조8578억원 늘었다. 2024년 상반기 두 대출의 증가폭 차이는 8731억원에 불과했다.

이는 고금리 환경이 장기화되면서 기업 간 신용도 격차가 확대된 영향이 컸기 때문으로 보인다. 금리가 높을수록 중소기업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고, 기존 차주의 이자 부담도 커지면서 자금 조달 여건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수익성이 떨어지는 한계기업이 늘어나면서 은행들도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중소기업대출을 보수적으로 운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5대 은행의 5월 말 기준 중기대출 연체율은 평균 0.73%로, 은행 합산 수치가 확인되는 2020년 1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국경제인협회(FKI)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코스닥 시장의 한계기업 비율은 32.6%로 코스피 시장(16.7%) 대비 2배 수준이었다.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부실 위험이 커지면서 중기대출이 움츠러든 것으로 풀이된다.

손재성 숭실대 회계학과 교수는 "금리가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경기가 침체되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신용 스프레드가 확 벌어진다"며 "대출을 못 받거나 대출 이자를 감당하기 어려워지는 중소기업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최근 대기업을 중심으로 국내 자금이 쏠리고 있는 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반도체 사이클에 힘입은 대기업들의 AI와 대규모 설비 등에 투자를 확대하면서 기업들의 자금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부동산에 몰려있는 자금을 기업과 자본시장으로 흘리기 위한 생산적 금융으로 인해 대기업에 돈이 집중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고 말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대출 격차는 하반기에 더 벌어질 전망이다. 대기업들의 투자 계획이 하반기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며 자금 쏠림 현상이 심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금리와 물가도 당분간은 오름세가 지속되며 신용도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손 교수는 "하반기 물가와 금리의 동반 상승으로 신용 스프레드가 더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채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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