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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30만 전자·대규모 투자가 불러온 삼성 지배구조 개편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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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선 기자

승인 : 2026. 07. 0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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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주가 1년만에 459% 껑충
상법, 공정거래법, 보헙업법 '삼중고'
전문경영인 중심 거버넌스 강화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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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로고
삼성전자 경영권을 꽉 쥐기 위한 그룹 지배구조 개편 셈법이 1년새 5.5배 불어난 전자 몸값 탓에 복잡해지고 있다. 보험업법 개정 논의로 보험 계열사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매각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는 와중이다.

"자녀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는 2020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선언 이후 삼성의 지배구조는 '승계'보단 '안정'으로 방향성이 달라졌다. 상법 개정과 AI 시대 천문학적 규모의 반도체 투자 부담까지 겹치면서 기존에 거론됐던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의 실현 가능성은 더욱 낮아졌다는 평가다. 지분 문제를 해결할 뾰족한 해법이 아직 확실하지 않은 만큼, 장기적 관점에서 전문경영인 중심 거버넌스 강화로 지배구조 안정성을 높여야 하는 상황이다. 소유는 하되 경영은 이사회가 주도하면서 투명한 경영 시스템을 구축해 시장과 주주의 신뢰를 확보해야한다는 분석이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해 같은 날 5만9800원에서 이날 종가 기준 33만4000원으로 불과 1년새 459% 뛰었다. 시가총액은 353조9943억원에서 1961조 4264억원으로 불었다. 상승세는 현재 진행형으로, 증권가에선 이미 59만전자, 70만전자 관측까지 흘러나온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높아진 기업가치가 오히려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을 어렵게 만드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삼성의 지배구조는 이재용 회장이 삼성물산의 최대주주이고, 삼성물산이 삼성생명의 최대주주, 삼성생명이 삼성전자의 최대주주인 구조다. 이 과정에서 금융 계열사인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금산법과 보험업법 등 금융 관련 규제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자본시장에서는 보험업법 개정 가능성 등을 고려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삼성물산 등으로 옮기는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돼 왔다. 보험업법이 개정될 경우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시가로 평가해야하기 때문에, 보유한도를 넘을 수 있어서다. 삼성생명의 총자산은 1분기 말 기준 371조원이고, 보험업법에 따라 3%인 약 11조원 이상이 특정 자산에 쏠리면 안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날 종가 기준으로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 가치는 165조원에 육박한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 거론됐던 가장 유력했던 방안은 삼성생명을 인적분할해 삼성전자 지분을 보유한 투자회사를 신설하고, 해당 회사를 삼성물산과 합병하는 방식이었다. 현금을 대규모로 투입하지 않고도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지분을 직접 보유할 수 있어 지배구조 안정을 꾀할 수있는 방식으로여겨져 왔다. 다만 상법 개정안으로 합병 비율을 둘러싼 소액주주 소송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 같은 방식 역시 추진 부담이 크게 높아졌다는 평가다.

아울러 보험업법 개정으로 보험사의 삼성전자 지분 보유 한도가 제한될 경우 결국 삼성물산이나 이 회장 측이 해당 지분을 직접 확보해야 하지만, 삼성전자 주가가 급등하면서 필요한 자금도 천문학적인 규모로 불어났다.

1분기 말 기준 삼성물산의 현금성 자산은 약 5조원 안팎에 불과하다. 이외의 유동자산을 모두 합치면 23조원 수준이다. 반면 삼성 보험계열사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가치는 현재 시가 기준 최대 20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물산이 자체 자금만으로 지분을 확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직접 매입도 쉽지 않다. 삼성물산이 외부 자금을 조달해 삼성전자 지분을 사들이더라도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규제가 새로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일정 기준을 넘으면 지주회사 전환 의무가 발생하고 상장 자회사 지분을 추가 확보해야 하는 만큼 오히려 수십조원의 자금 부담이 더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AI 시대 반도체 패권 경쟁도 삼성의 선택지를 좁히고 있다. 삼성은 최근 국내에 약 2600조원이라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반도체 생산능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따라 메모리 반도체 사업에서 창출되는 현금이 대부분 시설투자와 연구개발로 투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물산의 주요 현금창구인 삼성전자 배당 확대 역시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실탄 확보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결국 보험업법에 따른 지분 이동 압박, 상법 개정에 따른 우회 합병 제약,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규제, AI 시대 대규모 투자 부담까지 겹치면서 자본 이동을 통한 기존 방식의 지배구조 개편의 뚜렷한 대안은 없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삼성 안팎에서는 지분 이동보다 거버넌스 혁신에 무게를 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재용 회장의 승계 포기 선언 이후 총수 개인의 지분보다 독립적인 이사회와 전문경영인 체제를 중심으로 한 경영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장기적인 해법이라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의 역할도 더욱 중요해졌다. 준감위는 출범 이후 지배구조 개선과 준법경영 강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으며, 계열사 간 대규모 거래나 지분 이동 과정에서 배임 소지 여부를 점검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준감위는 올해 발간한 2025 연간보고서를 통해 기존 소위원회를 개편하고 '거버넌스 소위원회'를 신설했다. 기업 경영에서 거버넌스의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관련 현안을 보다 신속하고 합리적으로 검토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과거와 같은 우회적인 지배구조 개편보다 독립적인 이사회와 전문경영인 체제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수준의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것이 현실적인 해법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글로벌 행동주의 펀드에서도 삼성 계열사 에스원을 대상으로 거버넌스 강화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하며 거버넌스 개선이 중요 의제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삼성 관계자는 "현재 지분 소유 구조 등에 대한 논의보다는 의사결정 구조 등의 회사 운영 체계 개선에 초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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