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과 선택 넘어 감정이 흔들리는 과정으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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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연애실험실'은 하나의 관계를 길게 따라가기보다 매회 다른 상황을 제시하고 참가자들의 반응을 빠르게 보여준다. 첫 실험으로 공개된 '침대 소개팅'은 일반적인 데이트 공간이 아닌 침대라는 특수한 환경을 내세워 관계가 시작되는 조건을 바꿨다.
'연애전쟁'은 사랑이 시작되는 순간보다 관계가 흔들리는 지점에 무게를 둔다. 결혼을 앞두고 위기를 맞은 커플, 이별과 재회를 반복하는 커플, 갑을 관계가 된 연애 등 실제 연인들이 겪을 법한 갈등을 다루며 연애 예능과 상담 예능 사이에 놓였다.
자극적인 갈등보다 서툰 감정에 집중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내달 7일 첫 방송을 앞둔 넷플릭스 '모태솔로지만 연애는 하고 싶어' 시즌2는 실시간 호감도를 확인하는 '5분 책방 신간 제도'와 마음을 전하는 '모솔 우체국' 등을 통해 연애에 익숙하지 않은 출연자들의 반응을 끌어낼 예정이다. 웨이브 '스탠바이미'는 성별 조건보다 서로에게 향하는 감정에 집중하며 이성 간 데이트는 물론 동성 간 1대1 데이트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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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모든 시도가 좋은 반응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강한 설정은 신선하게 보일 수 있지만 자극으로 흐를 수 있고, 실제 커플의 갈등은 공감을 얻는 동시에 사생활을 예능으로 소비한다는 부담도 안는다. 성별의 경계를 넘는 관계를 다루는 프로그램 역시 진정성과 연출 사이에서 균형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연애 예능 시장이 포화 상태에 가까워지면서 제작 방식도 달라졌다고 본다. 비슷한 출연자 구성과 최종 선택 중심의 흐름만으로는 시청자의 관심을 붙잡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제는 누가 출연하느냐 못지않게 어떤 상황에 놓이고, 그 안에서 어떤 반응을 보이느냐가 중요해졌다는 얘기다.
박송아 대중문화평론가는 "연애 예능은 이제 출연자보다 관계를 설계하는 방식이 경쟁력이 되는 시장"이라며 "기존의 연애 공식을 반복하기보다 새로운 상황과 변수를 만들어 시청자의 몰입을 이끌어내는 것이 핵심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OTT 시대 취향 세분화가 맞물리면서 다양한 콘셉트의 연애 예능이 계속 등장하고 있다"고 짚었다.
최근 연애 예능이 최종 선택보다 관계가 흔들리는 과정에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박 평론가는 "최근 연애 예능은 이상적인 로맨스보다 현실적인 인간관계를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춘다"며 "갈등과 선택, 감정의 변화 과정이 더 큰 공감을 얻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연애를 소비하는 방식이 결과 중심에서 관계를 이해하고 관찰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