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지원 나선 미국,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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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현지시간) 미국의 지원 아래 베네수엘라를 이끄는 로드리게스 정권이 재난 대응 능력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정치적 위기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현재까지는 주민들의 불만이 쏟아지는 등 로드리게스 정권에 불리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수년간의 경제 붕괴와 부패로 군과 민방위 조직, 응급 구조 체계가 약화돼 정부의 재난 대응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피해가 집중된 라과이라와 카티아 라 마르 등의 지역에서는 주민들이 맨손으로 잔해를 파헤치며 생존자를 구조하는 장면이 이어졌다. 주민들은 오토바이와 승용차를 이용해 부상자를 병원으로 옮겼고, 중장비 부족으로 콘크리트 잔해 아래 갇힌 가족을 구하지 못한 채 구조 장비만 기다리는 모습도 잇따랐다.
병원들의 기능 마비도 심각하다. 라과이라의 한 병원은 수돗물 공급이 끊기면서 의료진이 생리식염수와 비축된 물로 손을 씻고 피가 묻은 바닥을 청소해야 하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드리게스 대통령은 피해 지역에 군대를 투입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군 병력은 구조 작업보다 교통 통제와 치안 유지에 집중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야권 지도자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는 "정권의 긴급 대응 능력이 사실상 마비됐다"며 "아직도 구조의 손길이 닿지 않는 지역이 많다"고 비판했다.
미국도 베네수엘라 지원에 나섰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버지니아와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등에서 탐색 구조팀을 급파했고 군 수송기와 함정, 헬기 등을 동원해 구조 장비와 구호물자를 수송하고 있다. 국무부는 2억5000만달러(한화 약 3800억원) 규모의 지원 계획도 발표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정부 전체 차원의 대응"이라며 "수색·구조팀과 군 자산, 항공사진 등을 총동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지원은 트럼프 행정부에 협조적인 로드리게스 정부의 존속이 미국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은 미국과 긴밀히 소통하면서 서방 기업들을 위해 석유산업 투자 관련 규제를 완화했다. 또 정치범 일부를 석방하고 야권과 대화에 나서는 등 미국의 정책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
재난 대응 실패가 트럼프 행정부에도 부담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두로 정권 붕괴 후 미국 기업의 투자로 베네수엘라 경제가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워싱턴의 싱크탱크 인터아메리칸대화의 마이클 시프터 선임연구원은 "재난 대응이 실패할 경우 미국이 약속한 베네수엘라 재건 구상 자체에 대한 회의론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