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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란 종전 합의] 트럼프, MOU 서명…호르무즈 조기 개방·60일 핵협상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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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6. 18.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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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이란, 양국 대통령 서명 확인…악시오스 "합의 발효"
미 재무부, 이란 원유 수출 제재 면제…3000억달러 이란 재건안 추진
트럼프 "경제 재앙 피했다"…공화당 반발·이스라엘 변수 지속
France US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17일(현지시간) 프랑스 베르사유궁에서 만찬에 앞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안내를 받고 있다./A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프랑스 베르사유궁에서 이란과의 종전 양해각서(MOU) 문서에 서명해 합의가 발효됐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이란도 합의 문안이 양국 대통령에 의해 공식 서명됐다고 확인했고, 양국 대표단은 19일 스위스에서 이란 핵 프로그램 협상 개시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MOU는 호르무즈 해협 통항 재개와 이란 원유 수출 제재 면제를 즉시 추진하되 이란 핵 프로그램 처리·제재 종료 일정·3000억달러(457조6500억원) 이란 재건안은 60일 후속 협상으로 넘기는 구조다.

◇ 트럼프, 베르사유궁 만찬 중 이란과의 종전 MOU 실물 서명…14일 전자서명 경위 엇갈려

백악관 관리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종전 MOU에 서명했다고 로이터통신에 밝혔다.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미국 고위 관리 2명을 인용해 미국과 이란이 당초 19일 스위스에서 진행하려던 서명 절차를 앞당겼으며, MOU가 발효됐다고 전했다. 이란 국영 매체도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의 발언을 인용해 미국과 이란 간 합의 문안이 양국 대통령에 의해 공식 서명됐다고 보도했다.

악시오스의 바락 라비드 기자는 소셜미디어(SNS) 엑스(X)에 트럼프 대통령이 베르사유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만찬 중 문서에 서명했으며 서명된 문서의 촬영본이 이란과 중재국에 전달됐다고 전했다. 미국 CNN방송은 트럼프 대통령과 J.D. 밴스 부통령이 앞서 MOU에 전자 방식으로 서명했지만, 이번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문 실물 문서(hard copy)에 서명했다고 전했다.

서명 경위에는 혼선도 남았다. 미국 고위 관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밴스 부통령,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이 지난 14일 전자 서명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외교 소식통은 당시 서명이 없었다고 주장했고, 다른 소식통은 17일 서명이 두번째 서명이라고 설명했다고 악시오스가 전했다. 미국 고위 관리는 이날 기자들에게 MOU 14개항을 낭독해 설명했다.

Uranium Enrichment Explainer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오른쪽 두번째)이 2025년 4월 9일(현지시간) 테헤란에서 이란 핵 성과 전시회를 방문해 모하마드 에슬라미 이란 원자력기구 대표의 설명을 듣고 있다./이란 대통령실 제공·AP·연합
◇ 이란, 호르무즈 통항 즉시 재개…미 재무부, 원유 수출 제재 면제 발급

MOU에 따르면 이란은 서명 즉시 페르시아만에서 오만만을 잇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상업 선박의 안전 통항을 보장하고, 60일 동안 통행료를 부과하지 않는다. 미국은 이란에 대한 해상 봉쇄 해제에 착수해 30일 안에 봉쇄를 완전히 해제한다.

미국 재무부는 이란산 원유·석유제품·파생상품 수출과 관련 금융·보험·운송 서비스에 대한 제재 면제를 발급한다. 공식 서명이 앞당겨지면서 이란은 이날부터 60일간 원유 판매를 재개할 수 있게 됐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세계 석유 공급량의 약 5분의 1이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은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수개월째 봉쇄됐다.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이번 주 배럴당 80달러(12만2040원) 아래로 하락했다.

이란 핵시설
미국 민간 위성업체 막사테크놀로지가 미군의 공습 다음날인 2025년 6월 22일(현지시간) 이란 나탄즈 우라늄 농축시설을 찍은 위성 사진./로이터·연합
◇ 이란, 핵무기 포기 재확인…농축우라늄 현장 희석, 60일 협상

MOU는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거나 획득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도록 했다. 농축우라늄 비축분은 국제원자력기구(IAEA) 감독 아래 현장 희석(downblending)을 최소 기준으로 삼아 상호 합의된 방식으로 처리하도록 했다.

다만 핵 프로그램의 구체적 처리와 제재 종료 일정은 60일 후속 협상으로 넘어갔다. MOU는 최종 합의 전까지 이란이 현재 핵 프로그램의 현상 유지(status quo)를 지키고, 미국은 추가 제재나 추가 병력 배치를 하지 않는다고 규정했다.

MOU는 또 미국이 역내 파트너들과 함께 이란 재건·경제개발을 위한 최소 3000억달러 규모 계획을 수립한다고 명시했다. 관련 금융 거래에 필요한 허가·면제·승인은 미국이 부여하되, 구체적 이행 방식은 60일 안에 최종 합의에서 확정한다. 이란의 동결·제한 자산도 MOU 이행과 연동되며, 양측은 자산 사용 절차를 협상 중 합의하기로 했다.

레바논
한 레바논 남성이 15일(현지시간)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교외에서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 이후 '이란에 감사한다'고 쓰인 현수막 앞을 오토바이를 타고 지나면서 승리의 표시를 하고 있다./로이터·연합
◇ 트럼프 "경제 재앙 피했다"…이란 불이행 땐 "다시 폭격" 경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 에비앙레뱅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폐막 기자회견에서 이번 MOU를 적극적으로 방어했다. 그는 전쟁이 계속됐다면 "세계적 경기침체를 초래할 수 있었다"며 "내가 되고 싶지 않았던 대통령은 고(故) 허버트 후버"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합의를 '트럼프 합의(Trump Deal)'라고 부르며 "핵무기로 가는 것을 막는 벽"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란이 합의를 지키지 않을 경우 "그들이 이를 준수할 때까지 다시 폭격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동결자산에 대해 "우리 돈이 아니라 그들의 돈"이라며 "어느 시점이 되면 돌려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재건 기금과 관련해 미국 정부 자금은 들어가지 않는다며 이란이 올바르게 행동하면 다른 나라와 기업이 투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G7 정상들은 공동성명에서 미국과 이란의 예비 합의를 환영하고, 후속 협상이 이란의 역내 위협과 핵무기 획득 불가 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 기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중립을 지켰다며 사의를 표했다.

하지만 미국 공화당 내 반발은 거세다. 빌 캐시디 상원의원(루이지애나주)은 "전쟁 전 해협은 열려 있었고, 이란은 제재로 짓눌려 있었다"며 이번 합의를 "수십 년만의 최악의 외교 실책"이라고 비판했다.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도 MOU에 핵무기 프로그램의 검증 가능한 해체 내용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 변수도 남아 있다. MOU는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군사작전 종료를 규정했지만,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에 대한 작전 권리를 계속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대해 '훌륭한 인물'면서도 레바논 문제에서는 "좀 더 부드럽게" 대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국무부 근동담당 차관보를 지낸 데이비드 솅커 워싱턴근동정책연구소 아랍정치프로그램 국장은 AP통신에 "이 종류의 협상은 집요한 집중력, 세부 사항에 대한 주의, 수많은 기술 전문가의 참여가 필요하다"며 "트럼프는 관심이 식으면 다음으로 넘어가고, 행정부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이란의 전략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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