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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통합의회 청사 위치 안 정했는데…광주시의회 리모델링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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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이명남 기자

승인 : 2026. 06. 17.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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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남
이명남 기자.
전남·광주 통합특별시의회 출범을 앞두고 또다시 '광주 쏠림'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통합의회 청사 위치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는데도 광주시의회가 수십억 원 규모의 본회의장 리모델링과 의원실 확장 사업을 다시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불과 두 달 전 광주시의회가 "실시설계 용역까지만 진행하고 통합의회 출범 전 실제 공사는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남도의회에 전달했다는 점이다. 그런데 이제는 운영위원회에서 "의장 직무대행 결재를 받아 즉시 추진하라"는 의견까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열린 광주시의회 운영위원회 회의록을 보면 상황은 더욱 명확하다.

박남언 사무처장은 "100명 이상의 의원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설계가 완료됐고 예비비도 확보했다"며 "의원들의 의사결정이 있으면 즉시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조석호 운영위원장 직무대리는 "운영위원 모두가 동의하는 사항인 만큼 의장 직무대행 방침 결재를 받아 즉시 추진하라"고 주문했다.

사실상 통합의회 본회의장이 광주에 들어설 것을 전제로 한 행보다.

하지만 통합의회의 청사 위치는 아직 어떠한 공식 결정도 내려지지 않았다. 청사 활용과 행정 효율성, 접근성, 예산 절감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할 중요한 정책 결정 사항이다.

이런 상황에서 특정 지역이 먼저 대규모 리모델링 공사를 강행한다면 이는 결과를 기정사실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욱이 광주시의회는 이번 추경에서 의원실 확장 30억원, 본회의장 리모델링 9억900만원, 방송장비 구입 등을 포함해 40억원이 넘는 예산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향후 통합의회 청사가 전남도의회나 제3의 장소로 결정된다면 이 막대한 예산은 어떻게 되는가. 결국 시민의 혈세가 불필요한 시설 투자에 사용됐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통합은 어느 한쪽의 승리가 아니다. 광주와 전남이 서로 양보하고 배려하며 새로운 미래를 만드는 과정이다. 그런데 청사 결정도 전에 시설부터 만드는 모습은 상생보다 선점, 협의보다 기정사실화를 연상시킨다.

통합특별시 출범의 핵심 가치는 균형발전이다. 광주만을 위한 통합도, 전남만을 위한 통합도 아니다. 모든 결정은 객관적인 기준과 충분한 논의를 거쳐 이뤄져야 한다.

청사는 한 번 정하면 수십 년 동안 지역 발전의 축이 된다. 성급한 리모델링 공사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사회적 합의와 미래를 내다보는 신중한 판단이다.

지금이라도 광주시의회는 공사를 서두르기보다 통합의회 구성원들과 함께 가장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청사 활용 방안을 논의하는 것이 순리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 개원식은 전남도의회 본회의장에서 예정돼 있다.

통합의 첫걸음은 속도가 아니라 신뢰다. 신뢰를 잃은 통합은 시작부터 갈등을 키울 뿐이며, 그 피해는 결국 시민 모두에게 돌아간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명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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