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진흥과는 "우리는 요청한 적 없다"
결과보고서도, 검토문서도, 담당부서 의견도 없어
|
사업추진 핵심 근거로 제시됐던 연구용역은 최종 결과보고서조차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고, 빙상장 설치 필요성을 검토했어야 할 담당 부서는 '관련 요청이나 검토 자체가 없었다'고 밝히면서 사업 반영 과정 전반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수십억원의 시민 혈세가 투입되는 빙상장 공공시설이 누구의 제안으로, 어떤 검토와 의사결정 과정을 거쳐 사업계획에 포함됐는지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다.
천안시 도시재생과는 그간 시의회 등에 '2020년 체육진흥과 용역 결과와 주민 의견을 반영해 빙상장을 사업계획에 포함했다'고 설명해 왔다.
그러나 11일 아시아투데이 취재 결과 정작 체육시설 관련부서인 체육진흥과는 이같은 설명을 정면으로 부인했다.
체육진흥과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빙상장 건립과 관련해 도시재생과로부터 공식적인 협조 요청이나 검토 의뢰를 받은 사실이 없다"며 "관련 보고서와 검토 자료, 내부 결재 문서를 확인했지만 빙상장 설치 필요성을 검토하거나 사업을 건의한 기록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체육진흥과가 빙상장 건립을 요구하거나 추천한 적도 없다. 도시재생과에서 추진한 사업으로 알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도시재생과가 빙상장 반영의 근거로 제시한 '2020년 용역조사' 역시 실체가 불분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용역은 2020년 6월 발주돼 같은 해 8월 주민설명회까지 진행됐지만, 두 달 뒤인 10월 중지 결정이 내려졌다. 이후 2021년 오룡지구 리츠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최종 결과보고서가 작성되지 않은 채 사실상 중단됐고 결국 타절(건설·공사 계약 등에서 공사를 끝까지 수행하지 않고 중도에 계약을 중단하는 행위)처리됐다.
더 큰 문제는 현재 천안시에 남아 있는 유일한 자료인 중간보고서에도 빙상장 건립과 관련한 내용이 전혀 포함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결과적으로 도시재생과가 사업추진 근거로 제시한 용역은 결과보고서 자체가 존재하지 않을 뿐 아니라, 남아 있는 중간보고서에서도 빙상장 설치 필요성이나 타당성 검토 흔적을 찾을 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도시재생과가 실질적 근거가 없는 용역을 마치 빙상장 설치의 타당성을 뒷받침하는 자료인 것처럼 시의회에 설명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현재까지 체육진흥과 내부에서는 빙상장 설치 필요성 검토 문서, 수요 분석 자료, 타당성 검토 보고서, 내부 결재 기록 등 사업추진의 근거가 될 만한 공식 자료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빙상장은 건립비뿐 아니라 향후 운영비와 유지관리비까지 지속적으로 재정이 투입되는 대표적인 고비용 공공시설이다.
그럼에도 사업 선정 과정에서 객관적인 근거와 행정절차가 확인되지 않는다면 행정 신뢰성 훼손은 물론 향후 재정부담 논란까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사회에서는 사업 선정 과정과 의사결정 경위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시민은 "수십억원의 시민 혈세가 투입되는 공공시설인데 담당 부서는 모른다고 하고 근거 문서도 없다면 납득하기 어렵다"며 "누가 어떤 근거로 사업을 추진하게 됐는지 시의회 차원의 행정사무조사와 외부의 감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