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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로] 종교와 호국보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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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6. 09.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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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와 종교, 불가근 불가원이자 상호보완의 관계
4대 종교의 보훈 행사는 바람직한 종교의 역할 보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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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강석 목사(오른쪽 둘째)가 지난 5일 미국 버지니아주 레스턴 한 호텔에 한국전 참전용사들을 초청해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있다.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이날 행사에는 미국 참전용사 40여 명과 가족, 미국에 거주하는 한인 참전용사 10여 명과 가족, 한국전 참전 전몰장병 가족 40여 명 등 170여 명이 초청을 받아 참석했다./제공=새에덴교회
황의중 기자의눈
국가와 종교를 두고 너무 가까이해서도 안 되고 너무 멀어져도 안 되는 '불가근불가원(不可近 不可遠)'의 관계라고 흔히들 말한다. 국가가 종교를 방패막이로 활용해 권력을 남용하는 것을 경계하면서도 종교가 공동체의 아픔을 외면해선 안 된다는 일종의 경고다. 그만큼 국가와 종교는 각자 지켜야 하는 선이 있다. 동시에 각자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관계기도 하다.

6월 호국보훈의 달은 우리사회에서 국가와 종교가 상호보완하는 모습을 제대로 엿볼 수 있는 때이다. 개신교·불교·천주교·원불교로 대표되는 국내 4대 종교는 각자의 방식으로 공동체의 아픔을 치유하고 있다.

개신교에서는 대표적으로 경기도 용인 새에덴교회가 2007년부터 한해도 빼놓지 않고 20년째 한국전쟁 참전 용사를 위해 보훈행사를 하고 있다. 한국과 미국을 오가면 참전용사를 대상으로 보훈행사에서 해온 새에덴교회는 지난 5~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와 버지니아주에서 올해의 행사를 진행했다. 미국인 참전용사 대부분은 이제 90세를 넘은 고령자가 됐다. 마지막 만남이란 생각에서였을까. 새에덴교회 소강석 담임목사는 만찬 행사 중 노병(老兵)들을 향해 한국식 큰절을 올려 좌중의 눈시울을 붉혔다.

호국불교 전통이 깊은 불교는 예로부터 공동체와 함께 전란을 해쳐왔다. 평화 시기인 현재 더 이상 승병은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추모행사로 현충일을 기념한다. 대표적인 것이 태고종 봉원사 영산재이다. 석가모니 부처님이 인도 영취산에서 설법했던 일화를 상징적으로 재현 영산재는 1973년 국가무형유산로 지정됐으며, 2009년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살아있는 사람과 죽은 자 모두 부처의 가르침 아래 고통에서 벗어나길 기원하는 이 의례는 순국선열을 위로하고 나라의 안정과 화합을 발원하는 의미가 있다.

천주교는 전국적으로 묵념을 하고, 신자들이 개별적으로 성지를 찾아 참배하는 방식으로 현충일을 기념한다. 특히 군종교구에서는 순국선열을 위한 추모미사를 봉헌한다. 천주교 군종교구는 오는 11일 호국영령을 위한 합동 위령미사를 위해 교구장 서상범 티토 주교가 국립대전현충원을 방문할 예정이다.

원불교는 현충일 당일 서울과 대전의 국립현충원을 찾아 참배객과 유가족들을 위해 봉사한다. 올해는 교도들이 힘을 합해 주먹밥 2800여 개와 생수 3500개, 손부채, 커피, 아이들을 위한 얼음 슬래쉬 등을 대전 현충원을 찾는 이들에게 제공했다. 아울러 서울 현충원에서는 생수 5000병과 커피와 부채 3000여 개와 식사·간식이 전달됐다.

우리사회를 대표하는 종교가 되려면 공동체의 아픔을 함께해야 한다. 4대 종교도 그러했고, 다른 민족종교들도 각자의 방식으로 보훈에 나서고 있다. 최근 신생 종교들이 정교유착 의혹을 사면서 종교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한층 엄격해지고 있다. 그만큼 종교가 본연의 길에서 어긋나는 것을 우리사회가 좋지 않게 본다는 뜻이다. 그런 의미에서 호국보훈의 달은 종교계에 있어서 시험대이기도 하다. 공동체의 눈물을 닦아주는 '손수건'이 될 때야만 그 종교도 인정받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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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현충원에서 원불교가 유가족들을 위한 식사 및 간식을 제공하고 있다. 원불교는 매년 현충일을 맞아 서울과 대전 현충원에서 이러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제공=원불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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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6일 현충일을 맞아 열린 태고종 신총 봉원사 영산재. 봉원사는 매년 현충일을 맞아 순국선열을 추모하고 평화를 기원하는 영산재를 봉행한다./사진=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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