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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좀비물의 ‘문익점’으로 통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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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준 기자

승인 : 2026. 05. 26. 15:09

[인터뷰] 영화 '군체' 연상호 감독
5일만에 200만 관객 동원…"진화하는 좀비로 AI 발전 은유"
"벌써 오십…향후 10년을 위한 새로운 제작 구조 도전할 것"
연상호 감독
영화 '군체'의 연상호 감독은 다작의 원동력을 묻는 질문에 "여러 명과 함께 하는 협업 덕분"이라며 "전공이었던 서양화 대신 애니메이션을 선택한 이유도 혼자 하는 작업보다 협업에 있었다"고 답했다./제공=쇼박스
"누구는 저보고 '한국 좀비 영화의 문익점'이리고 하더라고요."

10년 전 1157만 관객을 동원했던 영화 '부산행'과 '반도'에 이어 실사 좀비 영화만 벌써 세 번째다. '부산행'과 같은 해 선보였던 애니메이션 '서울역'까지 포함하면 무려 네 차례나 좀비를 다뤘다. 주요 필모그래피의 대부분이 좀비물로 이 장르의 '시조새'이자 '대부'인 고(故) 조지 로메로 감독 만큼은 아니어도 남다른 이력이다.

연상호 감독은 신작 '군체'의 홍보를 위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만나 "'부산행' 이후 한국 좀비 영화를 바라보는 해외 영화계의 시선이 달라진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며 "현대 사회의 집단성에서 빚어지는 폐해 등과 같은 사회적 메시지를 대중친화적인 장르로 풀어내기에 적합한 형식이 바로 좀비물인 것같다"고 좀비물에 자주 도전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영화 '군체' 연상호 감독
상영 닷새만에 누적 관객수 200만 고지를 넘어서며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군체'(왼쪽 사진)의 연상호 감독이 이 영화의 촬영장에서 카메라와 배우들의 움직임을 확인하고 있다./제공=쇼박스
26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21일 개봉한 '군체'는 부처님 오신 날의 대체 휴일인 25일 하루동안 51만7011명을 불러모아 상영 닷새만에 누적 관객수 201만 8644명을 기록했다. 이 같은 관객몰이 속도는 올해 공개된 국내외 영화들 가운데 최단기간 200만 고지 돌파 기록으로 '왕과 사는 남자'의 종전 기록(12일)보다 1주일 빠르다. 또 지난해 한국 영화 최고 흥행 기록(563만 9963명)을 작성한'좀비딸'이 200만명을 동원하는데 걸린 시간에 비해서도 하루 빠르다.

지난 23일(현지시간) 막 내린 제79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 초청작이기도 한 '군체'는 서울 도심의 한 초고층 건물 안팎을 무대로 빠르게 진화하는 좀비들과 인간들의 사투를 그렸다. 극중 사태 해결에 앞장서는 생명공학자 '권세정' 역은 전지현이 맡아 2015년 '암살' 이후 11년만의 스크린 복귀를 알렸고 구교환이 감염 사태를 일으켜 좀비들을 조종하는 '서영철' 역을 연기했다. 이들 외에 지창욱·김신록·신현빈·고수 등이 출연했다.

"장르 영화의 경우, 주연 배우가 톤 앤 매너를 만들어간다는 점에서 전지현 배우 만한 적임자는 없었어요. 장르 영화속 그는 서 있기만 해도 아우라가 있으니까요. 워낙 액션도 잘 소화하는 배우이므로, 기회가 닿는다면 본격적인 액션물을 함께 작업하고 싶은 마음도 굴뚝같습니다. 아 참 그리고 꼭 해명하고 싶은 게 있어요, 영화를 보신 몇몇 분들이 '왜 전지현 얼굴만 깨끗하냐'고 의문을 제기하시는데, 분장팀을 비롯한 저희 제작진은 정말 아무 것도 한 게 없어요. 흰 티셔츠에 청바지만 입어도 전혀 없어보이지 않는, '피지컬이 깡패'인 걸 어떡합니까."

인공지능(AI)의 발전을 영화속 좀비의 진화로 은유한 연 감독은 국내외 영화계 일부에서 대두되고 있는 'AI 경계론'에 대해 비교적 낙관적인 견해를 펼쳤다. 생성형 AI로 구현된 보편적 이미지가 예술의 본질인 독창성과 어떻게 합쳐질지와 관련된 걱정일텐데 자신이 대학(상명대 서양화과)에서 전공한 순수 예술 분야에서는 이미 오래 전 끝난 논쟁거리로 영화계도 해법을 찾아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음 행보를 묻는 질문에 연 감독은 "차기작인 '실낙원'과 프로듀서·각본가로 참여하는 일본 SF 드라마 '가스인간' 말고 인디 애니메이션 기법을 활용하는 작품 등 구상중인 신작은 여러 편 있다"면서 "어느덧 오십을 앞두고 있는 지금, 분명한 건 앞으로의 10년은 지난 10년과 달라야 한다는 거다. 그래서 다양한 제작 시스템을 시도해보려 한다"고 귀띔했다.
조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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