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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 법원, 우크라이나 기업의 가스프롬 자산 압류 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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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 아스타나 통신원

승인 : 2026. 05. 22. 12:38

스위스 중재 판결 집행 허용…14억 달러 규모
러시아·우크라 전쟁 이후 국제 자산 압류전 확산
RUSSIA DAILY LIFE <YONHAP NO-1521> (EPA)
지난 17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핀란드만 해안에서 가스프롬이 설치한 대형 러시아 국기가 내려지고 있는 가운데 시민들이 제방을 따라 걷고 있다./EPA 연합
우크라이나 국영 에너지기업 나프토가즈가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과 거래 대금 미지급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가운데 카자흐스탄 현지에 있는 회사 자산을 압류·회수할 수 있도록 하는 법원의 결정이 나왔다.

21일(현지시간)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DW)에 따르면 카자흐스탄 아스타나 법원은 스위스 국제중재재판소 판결을 근거로 나프토가즈가 카자흐스탄 내 약 14억 달러(약 1조9000억원) 규모의 가스프롬 자산을 강제 회수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고 전날 나프토가즈가 밝혔다.

이는 카자흐스탄 법원이 러시아·우크라이나 기업 간 분쟁을 독자적으로 조정한 것이 아니라 앞서 스위스 국제중재재판소가 내린 결정을 카자흐스탄 영토에서 집행할 수 있도록 승인한 절차다.

나프토가즈가 국제소송에서 승소했지만 가스프롬이 자발적으로 배상금을 지급하지 않자 해외 각국에 존재하는 가스프롬 자산을 압류하기 위한 후속 절차에 들어간 것이다.

이번 법적 분쟁의 발단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2019년 체결한 천연가스 운송 계약에 있다. 당시 가스프롬은 2025년 1월까지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우크라이나 영토를 거쳐 유럽으로 수송하는 대가로 나프토가즈에 운송료를 지급하는 내용의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

이 거래는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차질을 맞았다. 나프토가즈는 계약상 운송 서비스를 계속 제공했다고 주장했고 가스프롬은 우크라이나 측이 일부 운송 지점을 폐쇄해 계약대로 운송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했다며 그에 대한 운송 대금 지급을 거부했다. 이에 나프토가즈는 계약 위반이라며 국제중재를 신청했다.

스위스 국제중재재판소는 지난해 6월 가스프롬이 운송 대금 지급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점을 인정해 미지급금과 이자, 중재 비용 등을 포함한 약 14억 달러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에 가스프롬은 스위스 연방법원에 항소했지만 기각됐고 중재 판결은 최종 확정됐다. 가스프롬이 이후에도 배상금을 지급하지 않자 나프토가즈는 해외 각국에 존재하는 가스프롬 자산을 대상으로 국제적인 강제집행 절차에 착수했고 이번 카자흐스탄 법원 결정 역시 그 일환이다.

카자흐스탄에는 가스프롬 계열 합작법인과 가스 운송·저장 관련 자산 등이 일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 상거래 분쟁에서는 중재 판결이 확정돼도 채무 기업이 자발적으로 이행하지 않을 경우 법원을 통해 현지 자산 강제집행 승인을 받는 절차가 일반적으로 활용된다.

이번 사례는 러시아와 경제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카자흐스탄 법원이 러시아 국영기업 자산 압류를 사실상 허용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판결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확대되고 있는 '국제 자산 압류전' 성격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분석했다.
김민규 아스타나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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