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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앨범은 듣고 굿즈는 즐긴다…변화하는 K-팝 소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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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혜 기자

승인 : 2026. 05. 19.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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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굿즈는 더 이상 부가 상품이 아니다. 팬덤 결속을 이끄는 핵심 콘텐츠이자 엔터테인먼트사의 주요 수익 구조로 자리 잡았다. 공연장 안에 머물렀던 팬덤 문화는 이제 굿즈를 통해 일상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K-팝 굿즈 산업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이브·SM·JYP·YG 등 국내 4대 엔터테인먼트사의 굿즈(MD) 매출은 처음으로 1조 원을 넘어섰다. 올해는 1조 6000억 원 규모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K-팝이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는 동안 굿즈 시장 역시 함께 몸집을 키우고 있는 모습이다.

과거 굿즈는 공연장에서 추억처럼 구매하는 기념품에 가까웠다. 그러나 지금은 분위기가 달라졌다. 콘서트 현장에서 응원봉과 공식 의류, 슬로건을 함께 사용하는 문화는 팬덤 정체성을 공유하는 경험으로 자리 잡았다.

실물 앨범의 의미도 달라지고 있다. 이제 음반은 단순히 음악을 담는 매체를 넘어 포토북과 포토카드, 미니 굿즈 등이 결합된 패키지 콘텐츠에 가깝다. 팬들은 음악뿐 아니라 아티스트의 콘셉트와 세계관, 소장 경험까지 함께 소비한다. 최근에는 생활형 굿즈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텀블러와 가방, 파우치 같은 생활용품에 아티스트 감성을 결합하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응원봉 디자인을 활용한 립밤 키링을 비롯해 독특한 디자인의 이어폰 굿즈를 출시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화' 흐름으로 분석한다.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감성을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즐기려는 팬들의 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아이돌 팬이 아니면 알아보기 어려운 이른바 '일코형 굿즈'도 인기를 얻고 있다. 팬들에게는 서로의 취향과 정체성을 공유하는 상징이 되지만 일반 소비자에게는 자연스러운 패션 소품처럼 보이는 방식이다.

다만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만큼 함께 고민해야 할 부분도 있다. 랜덤 포토카드와 팬사인회 응모권 중심의 소비 구조가 강해지면서 팬들의 부담 역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원하는 포토카드를 얻기 위해 여러 장의 앨범을 구매하거나 대량 구매에 나서는 문화는 이미 익숙한 풍경이 됐다. 포토카드만 챙긴 뒤 남은 앨범이 폐기되면서 환경 문제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에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NFC 기반 앨범과 QR코드 방식 디지털 앨범 등을 확대하며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실물 CD를 줄이는 대신 디자인과 소장 가치를 강화하는 방향이다. 산업 성장과 지속 가능성을 함께 고민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결국 중요한 것은 균형이다. 팬들의 애정을 산업 성장 동력으로 연결하면서도 과도한 소비 경쟁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조율하는 일이다. 굿즈는 분명 K-팝 열풍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그 열풍이 더 오래, 건강하게 이어질 수 있는 방향을 고민하는 일이다.
이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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