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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비만치료제, ‘약’에서 ‘플랫폼’으로…에스티팜의 올리고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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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원 기자

승인 : 2026. 05. 03.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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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우 에스티팜 사업본부장(전무)이 지난달 29일 '바이오코리아 2026' 부스 앞에서 아시아투데이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강혜원 기자
비만치료제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관련 원료 경쟁도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전 세계 시장은 2030년 2000억 달러(약 289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단일 GLP-1 중심에서 벗어나 다중 기전과 다양한 제형을 적용한 후속 신약 개발이 활발해지는 흐름입니다. 비만치료제 시장이 단순 신약 경쟁을 넘어 '플랫폼 경쟁'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에스티팜이 비만치료제 원료 시장에 본격 진출합니다. 동아쏘시오홀딩스 원료의약품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인 에스티팜은 지난달 29일 바이오코리아 2026에서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원료 개발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GLP-1은 위고비와 마운자로 등 전 세계 수요를 이끄는 비만·당뇨 치료제의 핵심 기전입니다.

에스티팜은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올리고)를 GLP-1에 접합한 차세대 원료 개발에도 나서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 원료 공급을 넘어 플랫폼 경쟁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에스티팜의 승부수는 올리고입니다. 올리고는 짧은 DNA·RNA 서열로 구성된 물질로, 유전자 수준에서 질병을 억제하는 차세대 치료 플랫폼입니다. 그간 희귀 유전질환 치료에 주로 쓰였지만 최근 고지혈증, 고혈압 등으로 적용 범위가 넓어지며 수요가 빠르게 증가했습니다. 실제로 올리고 매출은 전년 대비 7.5% 증가한 404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으며, 수주잔고는 4635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40% 이상 늘었습니다.

이러한 성장세를 바탕으로 에스티팜은 단순 원료 공급을 넘어 기술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회사는 올리고와 GLP-1 계열 펩타이드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형태의 원료를 구상 중입니다.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방식으로, 업계에서는 퍼스트-인-클래스(First-In-Class)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이 접근이 주목받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기존 GLP-1 치료제는 근육 손실이라는 부작용이 꾸준히 지적돼 왔습니다. 반면 RNA(리보핵산) 기반 치료제는 간이나 지방세포를 직접 표적으로 삼기 때문에 근육량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체중 감소를 유도할 수 있습니다. 차세대 비만치료제 후보로 RNA 기술이 부상하는 배경입니다. 실제로 일라이릴리는 지난해 2월 국내 RNA 기업 올릭스와 9000억원대 계약을 체결하며 관련 시장에 진입했습니다.

RNA 치료제의 핵심 원료가 올리고라는 점에서 시장 확대는 곧 에스티팜의 기회로 이어집니다. 글로벌 올리고 시장은 2030년 247억 달러(약 33조원) 규모로 연평균 약 19% 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석우 에스티팜 사업본부장(전무)은 "시장 자체가 커지는 만큼 의존도를 낮출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구체적인 윤곽은 오는 6월 바이오USA 이후 드러날 것으로 보입니다. 에스티팜은 현장에서 글로벌 고객사들과 미팅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비만치료제 시장이 '플랫폼 경쟁' 단계로 진입한 가운데, 올리고 기술을 확보한 에스티팜이 어떤 파트너십으로 존재감을 확대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강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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