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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자금 체납액 역대 최대인데… 대학가선 “풀대출로 주식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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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서영 기자 | 김수인 기자

승인 : 2026. 04. 30. 16:28

저금리 생활비 대출, 국내 넘어 해외주식 투자금으로
2025년 학자금 미상환체납액 4년 새 69% 증가
FOMO 투자심리 우려… “손실 시 부실 확대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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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증시 활황으로 일부 대학생들이 학자금 생활비 대출을 투자금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에는 국내 주식·가상자산 투자 사례가 주로 거론됐다면, 최근에는 미국 상장지수펀드(ETF)까지 투자 대상으로 언급된다. 저금리로 빌린 자금을 미국 지수형 ETF에 넣어 장기 수익을 노리는 방식이 대학가에서 투자 전략처럼 소비되는 양상이다.

30일 국세청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취업 후 학자금 미상환체납액은 813억1200만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 481억1500만원에서 4년 새 69% 증가한 규모다. 대출 상환 대상 금액 기준 미상환 비율은 19.4%다. 상환 대상자 5명 중 1명꼴로 제때 갚지 못한 셈이다.

특히 지난 4년간 한국장학재단으로부터 생활비 대출을 받은 학생들 규모도 4만명 넘게 늘었다.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한국장학재단이 지급한 생활비 대출 신청자는 2021년 25만 9351명에서 2025년 29만 4383명으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대출액도 5450억원에서 8506억원으로 3000억원 가량 증가했다.

최근 증시 호황으로 학자금과 생활비 대출을 신청해 주식에 투자하는 학생들이 많아지면서 미상환 대출액이 더욱 커질 것이란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학자금 생활비 대출을 받아 투자에 활용한 대학생 A씨(22)는 올해 초 생활비 대출 200만원을 받아 이 중 절반 이상을 국내 주식과 미국 나스닥100 지수를 추종하는 ETF인 QQQ에 넣었다. A씨는 "처음부터 생활비 전부를 쓰려고 받은 건 아니었다"며 "요즘 주변에서 미국 ETF는 조금씩이라도 사둬야 한다는 얘기를 많이 하다 보니, 생활비로 당장 쓰지 않는 돈은 주식에 투자해도 된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주변에서 비슷한 투자 사례를 봤다는 대학생 B씨(24)도 "친구들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대형주 수익률을 보여주니 '나도 한 번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알바로 한 달 벌 수 있는 돈은 한계가 있으니, 생활비 대출을 받아 투자금을 마련하는 게 기회처럼 느껴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실제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대학생들이 생활비 대출을 투자 재원처럼 보는 반응이 확인된다. "풀대출 내고 VOO", "취업하고 갚으면 됨", "QLD" 등 학자금 대출을 활용하는 투자 조언이 오간다. VOO는 미국 S&P500 지수를 추종하는 대표 ETF이고, QLD는 나스닥100 일일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다.

문제는 '취업 후 갚으면 된다'는 낙관론과 달리, 대출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2026학년도 1학기 학자금대출 금리는 연 1.7%로 동결됐다. 생활비 대출은 학기당 최대 200만원, 연간 400만원까지 가능하다. 한도 자체는 크지 않지만, 학생들 사이에서는 낮은 금리와 취업 후 상환 구조가 결합되며 '당장 갚지 않아도 되는 돈'처럼 여겨지는 흐름도 나타난다.

김태규 한림대 금융재무학과 교수는 "학자금 생활비 대출을 투자금으로 활용하는 것은 정책 취지에 어긋나는 도덕적 해이로 볼 수 있다"며 "상환 부담이 이미 커지는 상황에서 투자 손실까지 발생하면 부실이 더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초심자의 행운으로 수익을 경험한 학생들이 FOMO(소외공포) 심리로 투자 규모를 키웠다가 손실을 볼 경우 지속적인 재무적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윤서영 기자
김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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