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3개월 무검증 유통 공백 우려
법 시행 전 재고는 검사 대상 제외…업계는 물량 밀어내기
정부, 사전 예방 대책 없어…사후 대책도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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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4일 담배사업법 개정안이 시행된다. 개정안은 규제 대상인 '담배'의 기준을 '연초'에서 '연초·니코틴'으로 확대하는 것이 골자다. 그간 규제 사각지대에 있던 합성 니코틴 제품도 담배로 포함돼 관리 대상에 들어간다. 합성 니코틴은 담뱃잎이 아닌 용액 형태의 니코틴으로, 액상형 전자담배를 말한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합성 니코틴 제조·수입업자는 기존 연초 제품 판매업자와 마찬가지로 '담배의 유해성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담배 유해성분 검사를 의뢰해야 한다. 해당 절차는 정부가 유해성 여부를 판단하고 그 성분을 소비자에게 공개하는 것이 목적이다.
그러나 법적으로 검사 발표 전 유통에 대한 규제가 명시돼 있지 않아, 검사를 의뢰만 해두고 제품 판매가 가능하다. 검사 의뢰부터 결과 통지까지 통상 3개월 이상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이 기간 어떤 성분이 포함됐는지 확인도 안 된 채 제품이 무분별하게 유통되는 것이다. 게다가 유해성분 검사를 수행하는 정부 지정 공식 검사기관이 3곳에 불과해 제도 시행 초기 물량이 몰릴 경우 처리 기간은 더욱 늘어날 수 있다.
특히 법 시행 이전 생산된 이른바 '재고 제품'은 더 큰 사각지대에 놓인다. 이번 개정안은 소급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24일 이전에 생산된 제품들은 법적으로 유해성분 검사 대상이 아니다. 정부가 뒤늦게 법 시행 전 재고 제품도 유해성분 검사 의뢰 후 판매하도록 하는 재정경제부(재경부) 고시를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법제처 내부 심사 단계에 머물러 있다. 게다가 해당 조치 역시 위해성이 확인된 이후 대응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사후약방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재경부 관계자는 "소비자기본법과 제품안전기본법에 따라 위해 우려가 있는 경우 판매 중지, 수거, 파기 등의 조치를 할 수 있다"면서도 "현행 제도상 유해성분 검사를 의뢰한 제품은 결과가 나오기 전이라도 판매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제도 정착 과정에서 관리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보완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전자담배 업계에서는 이미 '선판매'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규제 시행 후 성분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최대한 많은 물량을 판매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온라인에서는 '유사 니코틴' 등 구체적인 성분이 확인되지 않은 제품들이 무분별하게 판매되는 모습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일부는 '3+1 증정', '재고 소진 시까지' 등의 선전 문구를 사용하며 물량 소진을 서두르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이러한 제도 공백을 활용해 마약성 물질도 함께 활개칠 수 있다는 점이다(<"담배만 피면 다행"...전담 통해 손쉽게 '마약'하는 청소년들> 기사 참조). 액상형 전자담배의 경우, 담뱃잎이라는 원료가 확실한 연초와 다르게 용매에 녹기만 하면 어떠한 성분이든 쉽게 혼합해 제조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최근 청소년을 중심으로 전자담배 형태를 한 마약이 퍼지고 있는 상황이다. 기존 연초 제품보다 '유해성분 검사 전 유통 규제'가 강조되는 이유다. 이성규 한국담배규제연구교육센터장은 "액상형 전자담배는 어떤 물질이든 주입해 사용할 수 있는 구조"라며 "니코틴 여부보다 더 본질적인 문제는 성분이 확인되지 않은 물질이 흡입 형태로 판매된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행 제도는 사실상 사후 대응에 머물러 있어, 최소한의 성분 검증이 완료되기 전에는 유통을 제한하는 사전 규제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