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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길의 뭐든지 예술활력] 빈집 활용을 통한 지역과 예술의 상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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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4. 19. 18:06

신현길_칼럼20-빈집과예술의 상생 그림 2
영해 이웃사촌마을 청년문화예술발전소의 빈집을 활용한 전시 장면 1
지방 중소도시의 원도심을 걸어 본 적이 있는가? 빈집과 빈 상가가 쭉 늘어선 모습이 을씨년스러워 발길을 돌리게 될 것이다. 읍·면 단위의 농촌지역을 여행한 적이 있는가? 방치되어 무너져가는 집이 너무 많아서 '지방소멸'이라는 단어가 피부에 와 닿을 것이다.

빈집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급격한 고령화와 저출생, 지방소멸로 인해 빈집은 도시와 농촌을 따지지 않고 전국 곳곳에서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2024년 행정안전부 발표에 따르면 전국의 빈집은 13만2000호이며, 이 중 도시지역이 4만2356호, 농어촌지역이 8만9696호로 전체 빈집의 68%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인구의 수도권 쏠림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부산 같은 대도시마저 빈집이 늘어나고 있으며, 농어촌의 빈집 문제는 해당 지역의 존폐를 걱정할 정도로 위협적이다.

빈집 문제의 심각성으로 인해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빈집 정비사업'을 비롯해서 여러 가지 대책을 마련하여 재정을 투입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오히려 '백약이 무효'라 할 정도로 최악의 상황이 펼쳐질 때, 공공기관은 문화예술인들에게 손을 내민다. 읍·면 단위에서는 기업의 유치가 힘든 만큼, 귀농·귀촌 및 문화·관광이 결합된 생존전략을 세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솔직히 말해, 대기업이 없는 지방에 정착할 가능성이 있는 청년은 예술가와 농부밖에 없는 현실이다. 오히려 청년 귀농인과 예술인을 타깃으로 한 맞춤형 빈집 프로젝트, 가령 강진군의 귀농청년 대상 '만원주택' 같은 이슈라도 있어야 청년들과 언론의 관심이라도 받을 수 있다.

몇 년 전부터 지방자치단체 산하의 지역문화재단들이 빈집과 청년예술가를 결합한 프로젝트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부산, 춘천, 완주 등 대도시부터 농촌지역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빈집 프로젝트가 진행되었다.

특히 도시 곳곳에 방치된 빈집을 문화공간으로 재창조한 춘천문화재단의 '살롱 프로젝트'는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을 수상할 정도로 모범적 모델로 평가받는다. 이 사업의 핵심은 지역의 청년기획자·예술가·공간전문가의 협업을 통한 문화공간 조성 그리고 주민이 문화공간을 쉽게 이용하고 접근할 수 있는 운영 구조에 있다. '살롱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공간을 '주민 커뮤니티' 공간, '예술가 활동' 공간, '여가 및 교육' 공간으로 분류하여 특성에 맞게 운영하였으며, 이러한 세심한 접근이 주민들의 공간 방문 및 문화예술 활동 증가라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빈집과 청년예술가를 결합하기만 하면, 춘천과 같은 성공 사례가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지역의 현실에 맞게 세부적인 계획을 만들어야 하며, 이를 이끌고 지속적으로 실행할 끈기 있는 기획자와 예술가도 필요하고, 간섭하고 싶은 것을 참으며 든든하게 지원하는 공공기관도 필요하다. 주민들의 환대가 있다면 더욱 좋겠다.

이렇게 박자가 다 맞아도 성공하기 쉽지 않은 것이 빈집 프로젝트인데, 지역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얽매이기 싫어하고 예민한 예술가를 기다려주지 못하며, 눈에 보이는 성과에 집중하니 조급해지고 갈등이 생기게 된다. 결국 청년 예술가는 떠나고 애써 만든 문화공간은 다시 비어버린다.

청년 예술가에게 지역의 빈집을 저렴하게 제공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청년예술가와 지역주민이 자주 만날 수 있는 접점을 만들고, 재능을 펼칠 수 있는 활동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도시가 아닌 군 단위 지역에서는 문화예술 교육을 위한 기금을 받아도 이를 실행할 수 있는 예술 강사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지방소멸 기금을 받아서 문화예술 거리를 만들고 싶어도 예술인들을 구하기 힘들다. 빈집으로 청년 예술가를 초대하는 것은 멋진 예술프로젝트이지만, 빈집에 살게 하는 것은 세심하고 실질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이것이 선행되어야 지역의 빈집과 청년 예술가들이 상생할 수 있을 것이다.

/문화실천가

신현길_칼럼20-빈집과예술의 상생 그림 1
영해 이웃사촌마을 청년문화예술발전소의 빈집을 활용한 전시 장면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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