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지리 자체가 억제력"…드론 40%·발사대 60% 유지
국제해사기구 "정상화 수개월"·국제에너지기구 "회복 최대 2년"…공급망 충격 장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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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군사·정보 당국 추정을 인용해 이란이 드론 40%와 미사일 발사대 60%를 유지하고 있다며 핵 프로그램 제한과 무관하게 해협 통제 자체가 새로운 억제력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에 수주에서 수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봤고,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전 세계 석유 공급 약 10% 차단과 80개 이상 에너지 시설 피해로 공급 회복에 최대 2년이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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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지리를 이길 수 없다"…이란, 호르무즈 통제로 핵 없는 억제력 확보
NYT는 미국·이스라엘의 공습이 이란의 대형 해군 함정과 미사일 생산 시설 다수를 파괴했음에도 호르무즈 해협 장악 능력에는 제한적인 타격을 가하는 데 그쳤다고 분석했다.
이란은 지하 동굴과 벙커에 매몰됐던 발사대 100여기를 추가 발굴해 미사일 발사대 재고를 개전 이전 수준의 약 60%까지 끌어올렸으며, 발굴 작업이 완료되면 미사일 전력의 최대 70%까지 회복 가능하다는 추산이 나온다고 NYT는 전했다. 드론이 미군 군함에는 쉽게 격추되는 반면, 방어 능력이 사실상 없는 민간 유조선을 위협하기에는 개전 이전 전력의 40%만으로도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이스라엘 군사정보 이란 담당 국장을 지낸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의 대니 시트리노비츠 연구원은 NYT에 "이제 누구나 안다. 향후 분쟁이 발생하면 해협 봉쇄가 이란 교범의 첫 번째 항목이 될 것"이라며 "지리를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소셜미디어(SNS)에 "이란은 핵무기를 시험했다. 그 이름은 호르무즈 해협이며, 그 잠재력은 무한하다"고 적었다고 NYT는 보도했다.
이란의 해상 무역이 자국 경제 산출량의 약 90%, 하루 약 3억4000만 달러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미국의 봉쇄도 이란 경제를 실질적으로 압박하고 있으나, 이란은 봉쇄를 전쟁 행위로 규정하면서도 현재 협상 국면에서 직접 공격은 자제하고 있다고 NYT는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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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는 호르무즈 해협을 에너지 흐름을 조절하는 '밸브'에 비유하면서, 해협이 물리적으로 열리더라도 해운사와 보험사가 안전을 확신하기 전까지는 탱커 재배치와 유전 재가동이 이뤄지지 않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재개방 발표 직후 브렌트 선물 가격은 배럴당 약 90달러로 전쟁 발발 이후 최저 결제가를 기록했으나, 에너지 조사업체 아거스미디어에 따르면 실제 현물 거래가(spot price)는 배럴당 약 99달러로 약 9달러의 괴리가 지속됐다.
영국 석유기업 BP 수석이코노미스트 출신인 스펜서 데일 영국 런던정치경제대(LSE) 방문교수는 NYT에 생산자들이 합의의 지속성에 대한 확신이 생기기 전까지 재가동을 주저할 것이라고 했고, 에너지 투자사 베리텐 아준 무르티 파트너는 "유가와 주유소 가격이 전쟁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르세니오 도밍게스 IMO 사무총장은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닛케이)과의 인터뷰에서 해협 정상화에 "수주에서 아마도 수개월이 소요될 것"이라며 기뢰 제거를 지원할 국가들과의 조율과 실제 소해(掃海) 작업에 걸리는 시간이 관건이라고 밝혔다.
도밍게스 사무총장은 개전 이전 하루 100척 이상이 통과하던 해협에 현재 2000척의 선박과 2만명의 선원이 고립돼 있으며, 이들의 단계적 대피가 이뤄진 이후에야 정상 무역 재개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도밍게스 사무총장은 "국제법상 어떠한 국가도 해협 항행을 침해할 권리가 없다는 점은 극히 명백하다"며 이란의 통항료 징수 계획과 미국의 봉쇄 모두에 반대 입장을 밝히고, 일본을 포함한 각국에 "국제법에 반하는 통항료 등 어떠한 구조에도 가담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은 전쟁 이전 생산 수준 회복에 최대 2년이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고 NY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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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가 상시화되면서 튀르키예가 유럽~아시아 대체 무역로인 '중간 회랑(Middle Corridor)'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최근 "튀르키예는 안정의 섬이자 안전한 피난처"라며 "에너지 송전로 대안 논의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비날리 이을드름 전 총리는 유럽~아시아 연간 무역 규모가 약 3조달러에 달하며 그 중 90%가 해상 운송에 의존한다면서 중간 회랑은 중국~코카서스~튀르키예를 연결하는 육상 루트로 기존 해상 운송의 약 40일 대비 12~15일로 단축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을드름 전 총리는 2021~2025년 사이 3배 증가한 중간 회랑 물동량이 현재 연간 500만 톤에서 최대 2000만 톤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비전의 핵심 프로젝트인 '트럼프 국제평화번영 루트(TRIPP)'는 아르메니아 경유 튀르키예~아제르바이잔 도로·철도 연결을 골자로 하며 호르무즈 봉쇄 이후 이라크·쿠르디스탄이 재개방한 키르쿠크~세이한 파이프라인(하루 25만 배럴)이 구체적 사례로 평가됐다.
마르타 코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이 튀르키예의 중간 회랑 확장을 '게임 체인저'로 평가했음에도 카스피해 페리 횡단·다중 국경 통관·철도 궤간 차이 등 구조적 장애물이 존재하는 데다, 러시아의 대(對)아르메니아 가스 공급 차단 위협과 이란 인접 노선의 안보 리스크, 미국의 재정·정치적 지원에 대한 의존성이 복합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고 FT는 짚었다.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이 루트를 "모두가 필요로 하지만 선택하는 이는 드문 루트"라고 평가했다고 FT는 보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