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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 부진 속 색조 급부상… LG생건, 뷰티사업 새판 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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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영 기자

승인 : 2026. 03. 31. 17:31

20년 만에 적자… 고강도 체질개선
더후·숨37 中수요 둔화에 실적악화
색조 브랜드 힌스·VDL 성장가도
日시장 K뷰티 인기에 호실적 기대
LG생활건강의 성장 축이던 럭셔리 화장품이 흔들리면서 색조 사업이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더후 등 고가 브랜드 의존도를 낮추고 더마·중저가 제품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과정에서 색조 브랜드 힌스와 VDL이 실적 방어를 넘어 소비자 접점 확대 역할까지 맡고 있다는 분석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중국 시장으로 성장해온 '더후' '숨37˚' 등 럭셔리 스킨케어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브랜드 다각화를 통해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서고 있다. 일부 브랜드에 집중된 매출 구조가 외부 환경변화에 취약하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지난해 4분기 기준 LG생건의 화장품 매출의 48%를 차지한 '더후'는 중국 수요 둔화와 면세 채널 부진이 겹치며 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LG생활건강의 지난해 매출은 6조3555억원으로 전년 대비 6.7%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707억원으로 62.8% 줄었다. 전체 매출의 약 37%를 차지하는 화장품 부문의 부진 탓이다. 화장품 부문 매출은 약 2조3500억원으로 전년보다 16.5% 감소하며 약 20년 만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회사는 올해를 실적 반등의 분기점으로 삼고 고강도 체질 개선에 나섰다. 지난해 말 이선주 사장 취임 이후 조직 개편과 희망퇴직을 단행하며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동시에 브랜드 중심의 사업 구조 재편을 통해 고가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더마·중저가 제품군을 강화하고 있다. 이 사장이 '10대 핵심 브랜드 육성'을 제시한 것도 이러한 전략의 연장선이다.

더후·CNP·빌리프·더페이스샵 등 6개 브랜드는 글로벌 브랜드로, VDL·프라엘 등 4개는 지역 챔피언 브랜드로 육성하는 전략이다. 이 사장은 지난 24일 주주총회에서 "고성장 채널과 지역을 중심으로 10대 브랜드를 집중 육성해 올해를 성장 전환의 해로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만큼 단기간 내 실적 반등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럭셔리 중심 구조를 보완할 대안으로 색조 사업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색조는 특정 브랜드 충성도가 상대적으로 낮고, 다양한 제품을 시도하는 소비 성향이 강하다. 이 때문에 신규 고객 유입과 접점 확대에 유리한 분야로 꼽힌다.

이 같은 변화는 실제 실적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LG생활건강이 인수한 인디 브랜드 힌스와 자사 브랜드 VDL의 성장세가 대표적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힌스를 운영하는 비바웨이브의 지난해 매출은 615억원으로 전년 대비 36.1%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47억원으로 153.2% 늘었고, 당기순이익도 36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2023년 LG생활건강이 약 425억원을 투입해 지분 75%를 확보한 이후 첫 순이익이다.

자사 색조 브랜드 VDL 역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올리브영 어워즈에서 3개 부문을 석권했고, 대표 제품인 '스테인 퍼펙팅 파운데이션'은 지난해 10월 기준 누적 판매량 270만병을 돌파했다. LG생건은 10대 핵심 브랜드 가운데 색조로는 VDL만 포함시키며 전략적 브랜드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일본 시장 내 K뷰티 수요 확대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힌스와 VDL 모두 일본을 주요 시장으로 삼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한국의 대일 화장품 수출액은 지난 10년간 7.5배 증가하는 등 시장 확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VDL은 이를 기회로 올해 일본 드럭스토어 4000곳 입점과 코스트코 진출을 추진하며 현지 유통망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외형 확대 전략과 함께 LG생활건강은 기술력 기반 경쟁력 회복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브랜드 중심 조직 개편과 고객경험(CX) 혁신 투자를 통해 과학적 연구 기반의 뷰티·건강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며 "히어로 제품 중심의 개발과 마케팅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차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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