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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주총에 고조되는 칼바람…국민연금, 반대 비중 2배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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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이삭 기자

승인 : 2026. 04. 01. 19:05

키움증권 안건 반대 비중 27%로 최고
지난해 반대 0건이던 삼성증권,
NH투자증권도 올해는 예외 없어
한투만 유일하게 반대 0건 기록
'국장 복귀' 서학개미엔 비과세<YONHAP NO-2723>
서울 여의도 증권가 /연합뉴스
국내 최대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이 증권가 주주총회 안건에 제동을 거는 흐름이 한층 뚜렷해졌다. 올해 열린 증권사 정기 주총에서 반대 의결권 행사 비중을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끌어올리면서다. 과거 국민연금과 마찰이 없었던 증권사들조차 반대표를 받게 됐다는 점에서, 이번 변화는 일부 기업에 대한 지배구조 견제가 아니라 대주주로서 국민연금이 주주권 행사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으로 평가된다.

1일 국민연금이 의결권을 행사한 7개 증권사(미래에셋증권·한국금융지주·NH투자증권·삼성증권·키움증권·대신증권·한화투자증권)의 올해 주총 안건 의결 현황을 종합하면, 전체 안건 대비 반대 비중은 지난해 8.8%(68건 중 6건)에서 올해 16.5%(79건 중 13건)로 급증했다.

국민연금 견제가 가장 강하게 집중된 곳은 키움증권이었다. 반대 비중이 지난해 10%(10건 중 1건)에서 올해 27.3%(11건 3건)으로 급증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키움증권은 1년 단위였던 사외이사 연임 임기를 최초 임기와 동일한 2년으로 바꾸고, 최대 재임 가능 기간을 5년에서 6년으로 늘렸다. 이에 대해 국민연금은 "정당한 사유 없이 사외이사의 임기를 단축하거나 연장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표했다.

아울러 키움증권은 작년 인원·규모와 동일하게 이사진 7명에게 70억원의 보수한도를 설정했다. 국민연금은 "보수한도 수준이 보수금액에 비춰 과다하거나, 보수한도 수준 및 보수금액이 경영성과 등에 비춰 과다한 경우에 해당한다"며 반대표를 행사했다.

지난해까지 국민연금 반대표를 한 번도 받지 않았던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도 올해는 예외가 되지 못했다. 두 회사 모두 전체 8건 중 1건(12.5%)씩 국민연금 반대를 받았다. 삼성증권의 경우 이사진 7명에게 115억원의 보수한도액을 설정한 게 발목이 잡혔다.

NH투자증권은 제3자 배정 방식의 신주 발행(유상증자) 한도를 발행주식 총수의 30%에서 50%로 확대하는 안건이 국민연금 반대를 받았다. 이와 관련해 국민연금은 "정당한 사유 없이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약화시킨다"고 지적했다.

미래에셋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의 경우 반대 비중이 각각 20%로 미래에셋은 15건 중 3건, 한화증권은 10건 중 2건 반대를 받았다. 특히 미래에셋의 경우 회사가 취득한 자기주식을 원칙적으로 소각하는 안건을 올렸는데, 국민연금은 "향후 최대주주 찬성만으로 자기주식 처분 계획이 주총에서 승인될 수 있다"며 반대했다.

대신증권은 18.8%(16건 중 3건)로 전년과 유사하게 높은 수준의 견제를 받았다. 반면 한국금융지주만은 유일하게 국민연금의 반대 비중이 줄었다. 지난해 1건이었던 반대 안건이 올해는 0건으로 감소했다.

다만 국민연금의 반대 의사가 실제 부결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반대표를 받은 안건들은 모두 원안대로 가결됐다.

업계 관계자는 "반대표를 받아도 안건이 통과되는 구조가 반복되면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가 의미를 가질 수 없다"며 "반대 의견에 대한 후속 액션을 취해야 시장이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를 진지하게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이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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